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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호젓한 만추 속으로의 여정 '충남 금산'

by 혜강(惠江) 2010. 11. 10.

     

충남 금산

 

호젓한 만추 속으로의 여정 '충남 금산'

 

 스포츠조선=김형우 기자     

 

  충남 금산 산안리 보곡산골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평온함이 깃든 곳으로,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일상의 짐을 덜어낼 만한 그런 걷기 코스가 이어진다. 마을로 향하는 길섶에는 막 창공으로 퍼져 나갈 것처럼 잘 부풀은 억새가 가을 햇살 아래 탐스런 자태로 하늘거린다.

 

  계절이 입동을 지나며 어느덧 단풍이 낙엽 되어 구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걷기 열풍이 일며 전국 웬만한 산자락에는 트레킹 길이 잘 닦여 있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는 곳들은 무슨 기차놀이 하듯 앞선 이들의 뒤꽁무니 따라 가기가 바쁠 만큼 만원사례다. 머릿속에 그린 그런 호젓한 숲길이 아니다.

 

  맛나게 익어가는 만추의 서정 속에 잠기고 싶다면 충남 금산을 추천한다.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줄여 불렀다는 충남 금산(錦山)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여행명소이다. 진악산, 서대산 등의 위용과 야트막한 산자락의 아기자기함이 더해 비단결 같은 능선을 이루어낸다. 특히 산안(山安), 신안(身安)리 등 산골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평온함이 깃든 곳이다.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일상의 짐을 덜어낼 만한 그런 여행코스가 곳곳에 즐비하다.

 

 

<금산 여정 1> 산안리 보곡산골 트레킹

 

▶산안리 보곡산골 트레킹= '금수강산(錦繡江山)', 금산(錦山)에는 명품 트레킹 코스도 있다. 봄철 산벚꽃으로 유명한 산안리가 그곳이다. 일명 '자진뱅이'로 불리는 산골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자락 능선을 둘러보는 오프로드길로 호젓함으로 치자면 이만한 곳이 또 없다.

 

 

산안리 보곡산골 가는길

 

 

  산안리 보곡산골 나들이는 '군북면사무소 드라이브길~산안리 보곡동산 트레킹(9km)~신안사' 등의 코스로 여정을 짤 수가 있다.  우선 산안리에 이르는 길도 재밌다. 군북면 소재지에서 산안리 까지의 5km 도로는 야트막한 능선을 넘고 굽이를 돌아가는 부드러운 이끌림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은빛 억새가 하늘거리는 언덕배기는 봄철이면 핑크빛 복사꽃이 피어오르고, 하얀 조팝꽃의 향훈이 동산을 뒤덮어 매혹의 꽃길을 연출하는 곳이다.

 

 

산안리 보곡산골 숲.길

 

  이즈음 가을이 홍시처럼 무르익은 산안리는 봄철 산벚꽃이 피어오르는 시절만큼 화사하지는 않다. 특히 선홍빛단풍이 물든 설악의 풍광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어릴 적 고향동네에 찾아든 계절의 느낌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어 편안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굴참나무, 자작나무, 산벚나무, 싸리나무 등 월동준비에 나선 나무들은 한소끔씩 불어대는 가을바람에 우수수 잎새를 털어 내고, 싱싱한 초록의 소나무 숲속에 밖힌 알록달록 활엽수 군락이 만추의 빛깔을 뽐낸다.

  산안리 보곡산골 트레킹코스의 압권은 9㎞에 이르는 굽이굽이 오프로드 길. 완만한 임도는 가족, 연인단위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쉬엄쉬엄 걸으며, 군데군데 사진 촬영을 하다보면 4시간 반나절 코스로 딱 알맞다. 일반적으로 산안리를 출발해 산벚나무 군락지와 조팝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근동을 조망할 수 있는 정자가 나타난다. 이름도 수수하다. 경관이 잘 보이는 곳에 세워졌다고 해서 '보이네요정자'다. 산안리보곡산골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들어섰다. 주변 산자락에 푹 쌓인 산안리며 멀리 서대산 능선도 한눈에 들어온다. 요즘처럼 운무가 살짝 드리워지는 철에는 첩첩이 이어지는 산그리매도 볼만하다.

 

 

  보곡산골 숲길의 벤치.

 

   가을이면 발갛고 달보드레한 열매를 맺는 산딸나무와 생강나무 군락을 뒤로하고 'S'자 굽이 길을 돌아 만나는 곳이 마을에서 4km 떨어진 봄처녀정자. 얕은 계곡수가 흐르는 정자를 지나면 자태가 속리산 정일품송을 빼닮은 '삼백년소나무'가 당당하게 서 있다. 잉크처럼 짙은 가을하늘 아래 노란 잎새를 떨구며 하얀 줄기를 드러낸 자작나무 무리는 영락없는 한 장의 펜화엽서다. 산길 곳곳에는 나무 벤치를 마련해두었다. 다리쉼을 하며 조용히 침잠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특히 보곡산골 한 바퀴를 도는 동안 한 팀의 트레커와 다람쥐 몇 마리를 만났을 뿐이니 이 보다 더 호젓할 수 없다.

  마을로 향하는 길섶에는 막 창공으로 퍼져 나갈 것처럼 잘 부풀은 억새가 가을 햇살 아래 탐스런 자태로 하늘거린다. 동네 고샅길 담장 안으로는 이미 나목이 된 감나무가 빨간 홍시를 매달고 서 있다. 하산길을 산안마을쪽 말고 남쪽편 고개를 넘어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는 신안리쪽으로 잡으면 신라고찰 신안사를 만난다.

 

 

금산서 만나는 건강한 기운 '인삼 & 어죽'

 

 

▶금산의 별미 '인삼 & 어죽'

  금산은 읍내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기운을 다 챙기는 듯 하다. 곳곳에 수삼과 다양한 한약재를 가득 부려둔 약재상가가 줄지어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내 여행지 중 가장 한국적 콘텐츠를 간직한 곳인 셈이다. 마침 금산에서는 내년 가을 '2011금산세계인삼엑스포(9월2일~10월3일)'를 금산인삼종합 유통센터 일원에서 개최해 세계 속에 우리 인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메가 이벤트도 펼친다.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금산을 찾아서는 거리에서 만나는 인삼튀김 포장마차가 먹을거리로 쏠쏠하다. 싱싱한 수삼 튀김 하나(1000원)에 인삼막걸리 한 잔(1000원)을 곁들이자면 여정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하다. 금산 인삼호텔 3거리 '토종인삼튀김' 등 시내 곳곳 포장마차에서 금산의 미각을 선보인다.
 
 
 
                                                                                   ▲ 금강 용화리

 

 

 비단고을 금산을 더없이 풍요롭고, 여유롭게 하는 것이 '금강'이다. 특히 첩첩준령을 굽이 돌아 빼어난 절경과 너른 옥답을 이뤄내는 금강 유역의 경관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제원면 용화리. 드라마 '상도'의 촬영장 세트가 있던 곳으로 용화리 강줄기는 국내 최대의 반딧불이 서식지가 될 만큼 청정한 곳이다.

 

 

금강 쏘가리. 이 집은 쏘가리 매운탕도 끓인다.

 

   용화리 금강변에 자리한 '용강식당'은 금산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40년 전통의 어죽집이다. 허름하지만 주인이 직접 잡은 고기로 끓여낸 걸죽 고소한 어죽(5000원)이 여정에 포만감을 채워준다.

 

조림

 

 

  피라미, 빙어 등을 납작한 냄비에 발갛게 지져낸 '조림(1만원)'도 맛나다. 흔히 물고기를 먼저 튀기고 조려내는 '도리뱅뱅이'와는 달리 바로 꼬들하게 바싹 조려내는 옛 방식을 따르고 있다.

 

 

용강서원

 

  식당에서 어죽 한 그릇을 맛보고 집 뒤 금산 유일의 용강서원이나, 강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여행메모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판암IC~대전-통영간 고속도로~금산IC~군북면소재지~산안리 보곡산골// 금산IC~제원면 길곡리~신안리~신안사~신안사에서 비포장도로 고개를 800m가량 오르면 보곡산골 임도.

 

 

 

<출처> 2010. 11. 9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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