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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및 교회, 학교/- 가족

지연아 가연아, 푸른 하늘 향해 마음껏 날거라!

by 혜강(惠江) 2010. 3. 8.

 

<손녀 지연, 가연이 초등학교․유치원에 입학하던 날>

 

 
지연아, 가연아

 

푸른 하늘 향해 마음껏 날거라 ! 



  * 남지연의 대현초등학교 입학을 정말 축하해! *

 


  3월 2일, 오늘은 손녀 지연이의 입학식이다.  지연이는 둘째 경우의 첫딸이다.  엄마, 아빠가 모두 직장에 출근한 터라 손녀 지연이의 입학식에 참석하는 일은 영광스럽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몫이 되었다. 대역을 충실하게 감당하기 위하여 지연이를 비롯한 가연이, 현지 등 손녀 세 명을 태우고, 할머니와 외할머니와 함께 강남 대치동에 있는 대현초등학교로 향했다. 이틀 후면 둘째 가연이도 대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입학하기 때문에 입학할 학교를 미리 가볼 겸 언니 입학식에 함께 따라나섰고, 막내 현지는 언니들을 따라 덩달아 가는 셈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에게 훌륭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세 번 이사한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요즈음 시대에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당시엔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자식 교육을 위해 이사를 다닌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부모들에게는 자식 교육을 위한 이사쯤은 당연시하고 있어 ‘삼천지교(三遷之敎)’를 넘어 ‘다천지교(多遷之敎)’라 부른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둘째 아들네가 장위동에서 살다가 지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를 맞춰서 강남학군을 찾아 대치동으로 이사왔다.  

 

  이사를 오기 전까지 손녀 셋은 장위동 외가 근처에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큰 사랑을 받으며 살았다. 아니, 거의 키워주셨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아이들이 은마아파트로 이사 온 뒤에도 아이들의 교육과 양육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강남까지 따라 오셨다. 시집간 딸의 아이들(외손녀)까지 돌보아주시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남편 목사님의 마지막 목회를 내조해야 하는 사모님으로서 그 역할까지 포기하고 오신 뜻이 정말 놀랍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모정의 숭고한 모습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계신분이다. 친가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떠맡겨드리는 것 같아  면목이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전혀 개의치 말라고 손사래를 하신다.        

  아직 겨울의 한 자락이 운동장에 썰렁하게 남아 있었다. 으스스한 바람기가 오전 날씨를 차갑게 했다. 차에서 내려 강당으로 향하는데 조회대 옆에 ‘명품(名品) 대현교육’ 홍보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길 건너 휘문중고등학교 정문에도 ‘명품교육(名品敎育)’이란 글귀가 붙어 있었는데, 인근에 있는 대현초등학교도 명품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알차고 품격이 높은 교육을 한다는 것일 게다. 아무튼 명품 교육을 한다니 기분이 나쁘지 않다. 

  현관 앞의 반 배정판에는 ‘환영합니다’라고 쓴 글귀와 함께 학생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 지연이는 세 학급 중에 1학년 2반에 배정되어 있었다. 학교 규모는 작지 않은 편인데 신입생이 세 학급밖에 안 된다는 것이 의아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간단하게 풀렸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수가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학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수가 크게 늘어난다고 했다. 주변에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 선호도가 높은 휘문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에 고학년이 되면 이 학교를 입학하기 위하여 이 지역으로 전입하는 숫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위 학군이 좋다는 대치동 일대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했다. 어버이들의 자식사랑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만, 요즘 골칫거리인 사교육의 문제도 모두 폭발적인 교육열에서 찾아야 되리라고 생각한다.    

  반을 확인하고 나서  현관에 들어가기 전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생 둘과 외할머니, 할머니와 함께. 그리고 복도를 걸어 강당으로 향했다. 아직 소집시간이 30분이나 남아 있는데 벌써 강당 입구에는 선생님들이 신입생 맞이에 분주했다. 선생님은 지연이의 이름을 확인하고 나서 예쁜 명찰을 가슴에 달아주셨다. 교실 두 개정도 크기의 작은 강당에는 앞쪽으로 작은 의자들이 놓여 있고, 뒤쪽으로는 좀 큰 의자를 배열해 놓았다. 이미 몇 명의 아이들이 와  있었다. 지연이도 앞줄에 앉았다. 의자에 않은 지연이는 우리들이 서 있는 뒷자리로 계속 시선을 돌렸다. 아마도 엄마를 기다리는 눈치다. 당찬 아이지만 역시 엄마를 필요로 하는 아이다. 다행히 직장인 고등학교에 출근했던 엄마가 마침 그 학교도 입학식이어서 일찍 끝나 딸 지연이의 입학을 보러 서둘러 왔다. 직장인 학교일에 충실하면서 세 아이를 낳아 키우느라 고생한 둘째며느리가 그저 대견할 뿐이다. 오늘도 두고두고 서운해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연이의 입학식장으로 바쁘게 달려왔으리라. 엄마를 본 지연이의 얼굴이 저절로 환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의 등교 여부를 확인하고 반 아이들을 자리에 앉혔다. 1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은 나이가 드신 여선생님이셨는데, 경력이 많고 노련한 선생님인 듯싶어 안심이 되었다. 학교생활의 첫 출발에서 좋은 선생님과 함께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큰 행복이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불쑥 솟았다.

  시간이 되어 입학식이 시작되었다. 앞자리는 신입생 어린이가 앉고, 뒷자리에는 상급생이 앉고, 학부모들은 양 옆과 뒤쪽에 겹겹이 선 채 입학식은 진행되었다. 교육선진화를 그토록 열심히 외쳤지만 아직 초등학교에 아담한 강당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강당이 없다면  규모가 큰 발표회 같은 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좁은 공간을 딛고 서서 우리 아이들의 첫출발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왠지 씁쓸하고 옹색한 마음이 들었다.

  입학식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저기서 부모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나도 그 속에 한 사람이 되어 손녀의 첫출발을 오래도록 남겨두기 위하여 셧터를 눌렀다. 그런데 건너편 학부모 틈에 지연이 외할아버지가 보였다, 언제 오셨는지 학부모 틈에서 열심히 카메라를 돌리고 계셨다. 장위동에서 대치동까지 외손녀 지연이의 입학식을 보기 위하여  이 먼 곳까지 오신 것이다. 지극한 사랑과 관심이 아니면 어찌 이곳까지 오실 수 있겠는가?  어른들의 뜨거운 기도와 깊은 관심 속에 지연이는 학교생활의 첫출발을 내디디게 되었고, 이곳에서 꿈을 카워가리라.

 

   어릴 적부터 재능이 뛰어나고, 절대음감을 가진 듯한 음악적 재질이 있는 지연이.  말을 잘하고, 남의 속마음까지 짚어내는 능력을 지닌 지연이. 성격의 기복이 좀 심한 것이 흠이지만, 담대하고 냉철하고 추진력이 강한 성격을 잘 가꿔나가면 앞으로 훌륭한 여성지도자가 될 수 있으리라.  아직은 어리지만 성경에 있는 말씀대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깨달아 학교생활을 통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잘 가꿔가기를 기대해 본다.  지연아, 부디 푸른 하늘 향해 힘차게 날거라. 

 

  입학식을 마친 우리는 모두 지연이 집 근처 식당에서 소박한 점심을 나눴다. 외할아버지의 간절한 기도는 지연이를 축복하는 말씀이요, 지연이가 쓸모 있는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염원이요 간구였다. 우리 모두는 ‘아멘’으로 화답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지연이의 학교 생활이 즐겁고 보람있게 해 주소서."   

 

 

* 입학축하 기념촬영( 할머니와 동생)

 

* 입학식을 기다리며 앉아 있는 지연이 *

 

* 입학식을 진행하고 있다(사회자, 교장선생님의 훈화) *    

 

 * 입학식과 학교생활 안내 *

 

* 담임선생님과 교실에서, 복도에서 친구와 *

* 입학식을 끝내고 나서 *
            

     
* 고품격 온종일학교에서의 지연이 모습 *  

 


             

3월 4일, 가연이의 유치원 입학식날에 

 

 

   지연이의 입학식 이틀 뒷날,  3월 4일에는 가연이의 유치원 입학식이 있었다. 언니가 다니는 학교에 병설된 유치원이라 언니의 입학식에 와본 가연이에게는 익숙한 곳이다. 가연이는 아빠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태어났으므로, 산후조리를 위해서 미국으로 날아간 할머니와는 특별한 관계가 있다.  인형처럼 예쁘게 생긴 5살의 가연이는 언니에 비하면 완전 아이나 다름없다. 

 

언니와 동생틈에 자라서인지 생각보다 영리하고 똘똘하여 말을 할 때도 논리가 정연하다. 요즘 애들과는 달리 온순하고 착하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론 마음이 여린 편이다.  앞으로 여린 마음을 가진 가연이가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또 키가 좀 작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러나 입학식이 진행되는 동안 자기 자리에 앉아 원장님의 말씀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가연이를 보는 순간 이런 염려는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렸다.  예수님도 괜한 염려는 하지 말라 하셨는데, 내가 어느 새 나이 든 할아버지의 습성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닐까.     

    

가연이도 언니와 함께 정규 학습시간을 마친 후에는 학교에 그대로 남아  저녁 때까지 돌봄을 받게 된다. 에듀케어(Edu-care). 부모 모두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형편을 고려하여 생긴 제도다. 국가에서 책임지고 돌보아 준다는 점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언니 지연이도 가까운 교실에서 온종일 공부하고 있으니 어린 가연이로서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저녁 무렵 엄마를 기다리지 않도록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이 날에도 외할아버지는 가연이의 입학을 보러 장위동에서 오셨다. 워낙 외할아버지를 좋아해서, 그날도 외할아버지를 기다릴 것 같아 일부러 오셨다고 하셨다.  외할아버지를 보는 순간 가연이의 얼굴이 환히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주님, 이 귀여운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건강하고 바르게, 착하고 예의 바르게 자라서 나라와 이웃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크게 쓰임 받는 귀한 인재들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우리 아이들을 위한 등교 도우미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나, 이와 상관없이 나의 기도는 한결같이 이어질 것이다.  

 

 

* 가연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던 날 사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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