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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쿠바 아바나 - 말레꼰, 왠지 생소하지 않은 기억

by 혜강(惠江) 2009. 11. 8.

 

쿠바 아바나

 

말레꼰, 왠지 생소하지 않은 기억

 

 

류수한

 

 

 

바다에서 본 아바나 시내 전경, 사진 왼쪽부터 올드 타운인 비에하, 센트로 그리고 뉴타운인 베다도 지역이다.

 

 

 

  쿠바는 ‘체게바라’, ‘살사’,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야구’, ‘시가’, ‘카스트로와 사회주의’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에게는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다. 현재 있는 곳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 ‘카리브해의 진주’ 쿠바에서 이곳 아바나의 음악과 춤만은 말 그대로 ‘진주’와 같다.

 

  멕시코 깐군에서 아바나 직항을 이용하면 비용도 저렴하고 시간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신종인푸루엔자가 직항로 마저 차단해버렸다. 덕분에 지난번 멕시코에서 직항을 이용하지 못하고 멀리 파나마로 돌아서 쿠바로 들어와야 했다.

 

  쿠바의 공항 입국 심사는 주변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까다롭다. ‘사회주의 국가라 그런가?’ 하면서도, 이름난 관광대국이 이렇게 여행객들에게 까다롭게 굴어서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탈 때도 ‘이 나라 사람을 참 피곤하게 만드는 곳’이라는 불쾌감이 지워지지 않았다. 물론 이곳 아바나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이곳 사람들의 친절함(때론 과잉 친절로 피곤하기도 하지만...)과 순수함에 매료되어서 그런 인상도 오래가지 않았다.

 

 

 

중앙공원에서 바라본 아바나 대극장의 모습

 

아바나 시내를 달리는 특이한 꼬꼬 택시.

 

 

 

  아바나는 16세기 초반에 건설된 도시다. 도시는 구시가지인 아바나 비에하(Vieja), 신 시가지인 베다도(Vedado), 그 가운데에 자리한 센트로 아바나 그리고 베다도 끝자락에 위치한 미라마르(Miramar)구역으로 나뉘어 진다. 이중 역사적 유적지나 가장 볼거리가 많은 지역은 아무래도 올드 아바나인 비에하 지역과 센트로이다.

 

  숙소를 센트로에 잡은 것도 이 때문. 뉴타운에 비해 치안이나 청결함·세련됨은 떨어지지만, 아무래도 볼거리를 갈구하는 여행자라면 단연 ‘올드타운’을 택할 것이다. 이곳 숙소에서 거리를 나서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낡디 낡은 건물들과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뛰노는 아이들의 풍경이 펼쳐진다. 한 편의 영화다.

 

 

 

낡은 도시 건물 자체가 역사다.

 

 

                                                                                  ▲ 아바나 비에하 거리의 모습.

 

아바나 시티투어 버스

 

  이곳을 찾는 여행객은 대부분 센트로 지역에서 ‘말레꼰(Malecon)’이라는 방파제에 인접한 도로를 먼저 찾는다. 그리고 이곳을 기준으로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은 지난 2001년 우리나라에 개봉된 영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서두 부분에 등장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다. 영화에서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라이 쿠더가 낡은 2인승 오토바이를 테마 음악 ‘찬찬(Chan Chan)’에 맞춰 타고 가던 방파제가 바로 이곳. 출렁이던 파도가 도로를 덮치기도 하던 그곳이 바로 ‘말레꼰’ 방파제다.

 

  하지만 ‘말레꼰’은 아바나 북쪽 대서양에 맞닿아 있는 이 방파제의 본명이 아니다. 원래 이름은 안토니오 마세오 대로(Av. Antonio Maceo)로 좀 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곳 사람들은 예전부터 이 방파제를 본명보다는 ‘말레꼰’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렀다고 한다.

 

    이곳은 아바나의 대표적인 명소로 바다를 보거나 수영·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필자가 찾았던 시간은 오후 3시, 한낮의 찌는 듯한 더위와 뜨거운 태양을 식혀 줄 그늘 하나 없는 데도 말레꼰 방파제 난간에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남학생들은 함께 놀러온 여학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인지 다이빙 솜씨를 뽐내고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대낮임을 잊었는지 사랑의 밀애를 나누는 커플도 있었다.

 

 

 

오후의 말레꼰 전경

 

주변 여고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인가? 멋진 다이빙을 한다.

 

 

아니! 아직 대낮인데 이런.

 

 

 

  말레꼰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느덧 사람들이 다가와 말을 걸어 온다. 스페인어권인 이 나라 사람들은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비해 영어를 구사하는 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관광이 이 나라 전체 수입의 중추적인 구실을 하는 현실에서 필자 같은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로 한 마디 말이라도 건네 보는 것이 이 사람들의 온정인가 보다.

 

  그 중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사기나 업소 알선 및 팁을 받으려고 하는 이도 있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외국인을 보면 대부분 한마디 말이라고 건네려는 바람에 상당히 귀찮을 때도 있다. 이곳에 오기 전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여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사람들의 마인드가 상당히 폐쇄적일 거라고 생각했던 필자의 생각은 완전 착각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출처> 2009. 6. 8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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