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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쿠바 아바나 광장, 카페에서 들은 라이브의 감동과 치자꽃 두 송이

by 혜강(惠江) 2009. 11. 8.

 

쿠바 아바나광장

 

노천 카페에서 들은 라이브의 감동

- 그대에게 치자꽃 두 송이를 ~

 

 

류수한

 

 

 

 

중앙공원과 쿠바 독립의 아버지 ‘호세 마르띠’ 조각상

 

 

   치자꽃 두 송이를 그대에게 주었네
   내 삶에서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고 싶어서
   내 사랑
   그 꽃은 당신과 나의 심장이 될 거에요


   Dos gardenias para ti
   Con ellas quiero decir: 
   te quiero, te adoro, mi vida 
   Ponle toda tu atencion
   porque son tu corazon y el mio.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영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이브라힘 페레르(Ibrahim Ferrer)라는 가수가 부른 ‘도스 가르데냐스(Dos Gardenias, 치자꽃 두 송이)’란 곡이다. 쿠바에선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던 이브라힘 페레르는 이제 세상에 없다. 하지만 영화에서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읊조리는 듯한 그의 편안하고 호소력 짙은 창법은 아직도 귀에 선하다.

  이 곡은 중남미 권역에서는 아주 유명한 곡. 필자가 전에 남미에 갔을 때도 현지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오늘 아바나 비에하 지역(올드 아바나)의 대성당 광장(Plaza de la Catedral) 노천 카페에서 들은 라이브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이곳 아바나에도 광장이 상당히 많은 광장이 있다. 그 중에서도 까피톨리오(Capitolio Nacional) 앞에 있는 중앙공원(Parque Central)에서 시작해 오비스포 거리(Calle Obispo)를 지나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까지 가는 길은 이 지역 도보여행의 백미다. 오래된 건물 사이로 산책 삼아 걷다 보면, 다양한 여행안내소, 기념품점, 레스토랑 및 라이브 음악 카페 등으로 눈과 귀가 지루할 틈이 없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라이브 음악이 ‘차 한 잔, 칵테일 한 잔 하고 가세요’라고 유혹하는 듯하다.

 

 

  아바나의 번화가 오비스포 거리

 

 

옛 아바나를 지켰던 푸에르자 요새(Castillo de la Real Fuerza)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아르마스 광장, 16세기말에 형성된 아바나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이다. 오늘날에는 광장이라기 보다는 숲이 잘 정돈된 나무 숲이 있어 시민 공원 같은 역할을 한다.



 

아르마스 광장의 중고책 가판

 

한적한 아르마스 광장

 

 

아르마스 광장의 회랑  

 

  마침 이날 중고책 가판이 열리고 있었다. 책들은 여행안내서부터 체 게바라에 관한 서적까지 다양한데, 찾는 이가 많아 보이진 않는다. 이곳에서 한 블록 정도를 꺾어져 들어가면 ‘까떼드랄 광장’이 나온다. 그리 넓지 않은 광장이지만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많은 볼거리가 많다.

 

  노천 카페의 라이브 악단 연주부터, 카페 옆에서 점을 봐주는 여자 점술사, 화려한 드레스에 꽃과 터번으로 장식하고 관광객들의 사진을 기다리는 독특한 여인, 온 얼굴에 피어싱을 한 남자 등 다채로운 풍경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 모든 것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준 뒤 팁을 받기 위한 퍼포먼스. 이 광장을 벗어나면 그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노천 카페가 있는 까떼드랄 광장

 

까떼드랄 광장의 점술사

 

 

꽃과 터번으로 장식한 여인

 

 

◆ 용어설명 : 이브라힘 페레르(Ibrahim Ferrer)

 

  1927년 쿠바의 산티아고 태생으로 2005년 작고했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앨범 핵심 5인방중 한 명이다. 어려서 홀어머니를 잃고 10대 중반부타 낮에는 구두닦이를 하고 밤에는 클럽에서 밴드 보컬로 가수 활동을 하며 살았다. 혁명 정부 이후에는 당시 주류음악의 침체로 인해 구두닦이 생활로 돌아갔다. 재즈뮤지션으로 다양한 음악활동을 했으며 쿠바 음악의 전설로 남을 '오르캐스타 데 자핀', '베니 모레' 등과 함께 공연을 하기도 했다. 후에 아바나에 이주해서는 알론소 밴드와 20년이 넘게 음악 활동을 하기도 했다. 쿠바에선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던 가수이며 "난 더 이상 구두닦이를 하지 않아도 돼요"라는 대사와 슬픈 듯 호소력 짙으면서도 힘들이지 않고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매우 인상적이다.

 

 

※ 류수한은 누구?

  여행을 좋아하는 386세대로 유수 IT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거쳐 현재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영화, 공연 홍보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과 관련된 테마 여행을 즐겨 지금까지 전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했다. 작년 남미의 문화와 삶의 모습을 다룬 기행문 '남미, 열정의 라세티'를 출간했고, 지금도 신문, 잡지, 방송 등에 여행과 관련된 글을 기고하며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출처> 2000. 6. 15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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