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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멕시코 카우보이 로데오 경기, 멕시칸 로데오 차레아다와 마초이즘

by 혜강(惠江) 2009. 11. 8.

 

멕시코 카우보이 로데오 경기

 

멕시칸 로데오 차레아다와 마초이즘

 

 

류수한

 

 

 

▲차레이다 개막 직전 모습

 

 

 

  카우보이 로데오 경기를 보기 위해 과라하라 구 버스터미널 근처 아세베스 갈린도 리엔소(Aceves Galindo Lienzo)로 갔다. 카우보이 로데오 경기는 마리아치(용어설명참조), 테킬라(용어설명참조)와 함께 멕시코의 대표적 이미지. 멕시코에서는 로데오 경기를 차레아다(Charreada), 그리고 카우보이를 차로(Charro)라고 한다. 이 역시 태생은 이곳 할리스코 주다.

 

  숙소에서 경기장 가는 길을 수소문 끝에 어렵게 알아낸 뒤, 서둘러 거리로 나섰다. 12시부터 시작되는 차레아다 경기 시간에 맞추랴, 길을 찾으랴 한참 동안 길을 헤맸다. 차레아다 경기장은 낡고 초라했지만, 차레아다 경기를 보러 운집한 관중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입장료는 50페소(한화 5,000원). 휴일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입장객들이 많이 보였다. 관중석 한편에는 같은 색 옷을 입은 단체 학생들도 보였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차로를 열렬히 응원하는 등 우리네 청소년들의 팬클럽 같은 모습도 보였다.

 

  그리 크지 않은 경기장 한쪽 편에 자리 잡고 앉으니, 경기 시작을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인사말과 함께 출천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 도열했다. 처음에는 관중석이 많이 비어 있었으나 경기가 시작되자, 어느덧 관중석은 빈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빽빽이 들어찼다. 차로들은 특유의 복장에 자유자재로 말을 몰았고, 관악대는 응원가로 흥을 돋았다.

 

 

 

▲ 앙증맞고 귀여운 차로의 모습

 

 

 

  차레아다 경기는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경기로 구성된다. 출전한 차로들이 소와 함께 달리거나 말 위에서 밧줄을 던지기, 서너명의 차로가 소를 포획하기 등은 비교적 난도가 낮은 것. 서너명의 차로가 소대신 야생마를 포획하는 게임이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 함께 달리다가 야생마에 옮겨 타는 게임은 긴장과 스릴이 넘쳐난다. 이날도 소년같이 어려 보이는 한 차로가 이를 성공하자 관중석에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기립, 그리고 갈채가 쏟아졌다. 경기장을 향해 휘파람을 불고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와 손수건, 꽃 등을 던지며 환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치 투우에서 투우사가 성공을 했을 때에 보내는 환호와 비슷하다.

 

  사실 이러한 경기는 상당히 위험이 뒤따른다. 만일에 실패를 했을 경우에 신체에 상당한 손상이나 심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격렬한 경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차로들도 어릴 적부터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한다. 마침 필자가 비데오로 촬영한 차로는 옆 말에 올라타려다 실패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는 것 같은데, 어린 나이에 그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말 위에서 밧줄돌리기 시범

 

 

어린 차로의 밧줄돌리기 시위 - 마치 야구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출전허가를 시위하는 듯 한 느낌 어린 차로가 귀엽다.

 

 

밧줄로 소를 몰아 포획

 

밧줄로 야생마 몰이

 

“어이, 친구 멋있었어!!” “응 그래 고마워” 가뿐쉼을 몰아 쉬며 이런 식의 대 화를 친구와 나누는 듯한 모습

 

 

경기 피날레 답례 행진

 

  차레아다는 과거 농경 사회 남성들이 가축을 방목하는 데서 유래됐다. 우리가 예전에 주로 보았던 미국 서부영화 즉, 마카로니웨스턴이라고 불리는 영화에서 주로 나왔던 모습들이다. ‘황야의 무법자’같은 영화에서는 주로 카우보이들이 정의의 편에서 서서 총잡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그 배경에는 가축 사육을 위한 카우보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카우보이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고 아니면 이곳 할리스코 주라는 설 등 원조 논쟁이 있지만 어차피 지금의 미국 텍사스도 예전에는 멕시코땅이었으므로 별 상관은 없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차레아다 경기를 보면 남성들의 용맹함을 서로 뽐내는 일종의 마초이즘(용어설명 참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로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보다 예전 농경이 산업의 전부였던 태동기에는 이러한 가축 사육이 가업의 아주 중대한 일임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차레아다 경기는 마초이즘의 결정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단, 가족을 위해 책임감 있고 성실한 긍정적인 마초이즘이라고 해두면 조금은 비약일까?

 

<관련 용어 설명>


▶마리아치: 멕시코의 레스토랑이나 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인들. 창이 넓은 모자와 ‘차로’라는 이름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 결혼을 뜻하는 불어의 마리아쥐(marriage)에서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킬라: 멕시코의 자리스코 주에 위치한 마을 '데킬라'로부터 유래된 술. 고지대 사막에서 자생하는 식물 '아가베'의 뿌리를 이용해 만든다.
▶마초이즘: 남자를 뜻하는 스페인어 ‘마초(macho)’에서 파생된 말.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경향이나, 남성을 우월하게 여기며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을 지칭한다.

 

 

<출처> 2009. 5. 12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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