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11) : 갈릴리 호수
영혼의 젖줄, 내 사랑하는 갈릴리
글·사진 남상학
* 야자수 뒤로 코발트색 갈릴리 호수가 보인다.
갈릴리는 예수님의 복음 선교 활동의 중심지였다. 어디를 가도 갈릴리 호숫가는 곳곳이 성서의 무대요, 역사의 현장이다.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가버나움, 거라사, 고라신, 벳산, 나사렛, 가나 등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제자들도 대부분 이곳에서 부르심을 받았으며, 베드로가 살던 집도 갈릴리 호숫가의 가버나움 마을이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던 들판도, 유명한 산상보훈을 선포하신 언덕도 갈릴리 호숫가였다. 믿음이 부족했던 베드로가 풍랑에 빠진 것도 이 갈릴리 호수였다. 그리고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많은 기사와 이적을 보이셨다. 따라서 최근 고고학적 발굴과 연구에 따르면 갈릴리 일대는 초대교회의 중요 사적지였음이 입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갈릴리에 찾아오는 순례객들은 호반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탄하며, 그 옛날 이적을 행하시며 복음을 선포하던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도 보고, 나무로 만든 목선 유람선을 탄다. 유람선을 타면 디베랴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예수님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환상에 젖는다. 나는 갈리리 방문에서 그 장대한 호수의 위용과 인류 구속의 역사적인 사역을 이끈 예수의 삶에 감동하여 한 편의 글을 썼다.
바위틈 어디선가 발원하여
한 포기 없는 모래사막을 지나
맑고 푸른 물결 곤곤히 흐르는
신비의 물줄기를
그대는 보았는가
북쪽 헬몬산 정상으로부터
은혜의 이슬 흘러내리고
수면 위로 깨어나는 서기(瑞氣)를 따라
갈릴리에 아침 햇살 동트는 것을
그대는 보았는가
아침 공기 상큼한 어느 날
번쩍이는 예지(叡 智)의 눈빛을 한 젊은이
헬몬산 이슬이 골짜기를 적셔 흐르듯
하늘 품에 안겨
요단강가에서 사명에 눈을 뜬
그날의 내력을 알고 있는가
강과 바다
펑퍼짐한 언덕 위에서
마을 어귀 회당에서
그의 발길 머무는 곳 어디서나
온갖 기적을 꽃 피우고
알 듯 모를 듯한 역설적인 이야기로
꽃을 피우던 사람
허위와 가식을 꾸짖는
쩌렁쩌렁한 그 목소리
때로는 뜨거운 심장으로
언 땅에 은혜의 강물 녹아 흐르듯
가슴마다 영혼의 꽃망울 벙글게 하고
가난한 자, 병든 자, 억눌린 자의 친구
죄의 해방자로
천국의 비밀을 소리 높이 외치던
작은 거인(巨人)
'크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자가 되라’ 이르시며
제자의 발을 손수 씻기시고
끝내는 무지막지한 형틀에 몸을 매달아
‘다 이루었다’ 한 마디 남기고
훌훌 이 세상을 떠난
서른 세 살의 남자
인류의 아픔을 한 몸에 안았던 남자
증오와 분열과 반목으로
상처가 즐비한 황무지
불의와 부정과 불신으로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오늘, 이 척박한 땅을 일구는 친구여
깊고 푸른 청옥(靑玉)의 바다
작은 거인, 갈릴리의 사나이
그대가 그립지 아니한가
이 춥고 고달픈 역사의 밤
집집마다 거리마다
걱정과 근심이 불을 켜는
기침소리 가득한 도성(都城)
이 암흑의 시대에
내일을 노래하는 뜨거운 가슴의 사나이
그대가 그립지 아니한가
친구여.
-졸고 '갈릴리 호수에서'
나는 청옥같은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며 한동안 깊은 명상의 늪 속으로 빠져 들었다.
* 갈릴리 호숫가 벤치에서의 망중한
* 정겨운 갈릴리 호수의 풍경, 한 어부가 그물을 던지고 있다.
*갈릴리 호수 위 언덕으로 해가 솟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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