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8) : 가버나움
유대 회당 유적과 베드로기념교회
폐허로 변한 자리, 옛날 그분의 목소리 들리는 듯 ~
글·사진 남상학
* 가버나움의 유적지 입구에는 '예수의 마을'이란 현판이 붙어 있다. *
가버나움(Capernaum)은 갈릴리 북쪽 해안에 있다. 당시 로마의 식민지였으며 시리아에서 요르단을 넘어 지중해 연안으로 이어지는 옛 상업로의 입구에 해당한다. 성서에 보면, 가버나움은 다메섹에서 지중해로 통하는 통로에 있으며, 예수님 당시에는 어촌이었지만 상업이 번성하여 세관과 큰 회당도 있었다. 따라서 그만큼 주민들이 많았던 마을이었다.
예수님은 나사렛을 떠나 가버나움에서 주로 활동하셨다. 성서는 이곳을 ‘예수의 본 동네(마 9:1)’라 언급할 정도로 고라신, 벳새다와 함께 예수님이 주로 사역했던 곳이다. 주전 2세기경부터 형성된 가버나움은 헤롯 안티파스 영토와 헤롯 빌립의 국경 도시였기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그래서가바나움은 예수님이 다양한 사람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사역하기에 좋은 곳이었고 힐 수 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나사렛을 떠나 이곳 가버나움에서 첫 활동을 시작하였고,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마태 등 다섯 제자를 부르신 곳이다. 또 이곳에서 그는 많은 이적을 행함으로써 그의 신성과 전지전능함을 나타내었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설교하셨고, 문둥병자를 고치셨으며, 중풍병으로 누운 백부장의 종을 낫게 하고, 베드로의 장모의 열병을 고쳐 주셨으며,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셨으며, 혈루증을 앓는 여인을 고쳐주셨으며, 맹인들의 눈을 뜨게 하셨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을 펴서 온전케 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나고도 믿지 못하는 불신앙의 도시 가버나움에 대한 예수님의 예언은 적중해서 이미 그 도시는 파괴되고 잊혀진 지 오래이다. 지금의 가버나움은 호숫가 종려나무들 속에 유대 회당의 유적들과 베드로 집터 위에 세워졌다는 베드로 기념교회, 그리고 각종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유대회당은 3∼5세기경에 세워진 백색 석회암제 바실리카식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의 유적으로 1905년에 발굴되었다. 기둥과 벽의 밑쪽의 검은색 부분이 예수님 시대의 것이라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 그리고 많은 집터들, 맷돌, 기름 짜는 틀 등 생활용품 등이 있어 당시의 생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 회당 옆에 있는 집터 유적은 단층으로 된 공동 주택이며 이곳에서 다수의 낚시 바늘이 발견됨으로써 가버나움이 어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베드로의 집터로 알려진 터 위에 지금은 카톨릭 교회가 세워져 있다.
들풀 속에 돌무더기 나뒹구는 언덕은 적막하지만, 잠시라도 조용히 눈을 감고 깊은 명상에 잠기면 어디선가 그 옛날 병자를 고치실 때 주님의 말씀이 들리는 듯하다.
*가버나움 유적지(왼쪽 허물어진 건뭉터가 회당 자리, 오른쪽 둥근 건물은 베드로기념교회) *
*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베드로상이 있다.
* 발굴 당시 나온 유물들
* 기둥과 벽돌로 보아 유대인의 회당이 화려했음을 증명해 준다.
*유대인 회당터에서 우리 팀의 기념촬영
* 회당 주변의 집터, 규모로 보아 꽤 부유한 사람들의 집이었음을 알 수 있다.
* 베드로 집터 위에 세워진 베드로 기념교회와 내부 모습과 정원
*가버나움 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유적지 옆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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