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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이스라엘(해외성지)

갈릴리호수(2), 유람선을 타고 드린 선상예배의 감격

by 혜강(惠江) 2009. 7. 10.

 

 

성지순례 (10) : 갈릴리 호수 

 

유람선을 타고 드린 선상예배의 감격

 

 

글·사진 남상학

 

 

 

 

* 코발트빛의 갈릴리 호수 *

 

 

  오전 7시 30분, 갈릴리 호수 마간 홀리데이 빌리지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리는 티베리아(성서명 디베랴) 선착장으로 향했다. 갈릴리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였다.  티베리아로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가지런하게 정리된 밭이며 대추야자나무가 무성한 농장들이 즐비하다. 나지막한 야산은 푸른 풀밭이 싱그러운 모습이고 어쩌다 바라보이는 마을들도 풍요로운 모습이다.

  버스가 티베리아 시내로 진입하자 깔끔한 건물들과 함께 고대 유적지들도 눈길을 붙잡는다. 대부분의 고대유적들은 그동안 수차례의 지진으로 많이 파괴되었지만 아직도 인근 햄머트에는 상당수가 남아 있다고 한다. 호반의 도시 티베리아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도시였다. 길가의 야자수 나무들과 잘 가꾸어 놓은 꽃밭과 정원들도 멋진 모습이다.

  티베리아는 서기 17년 헤롯왕의 아들 헤롯 안티파스가 건설한 도시다. 도시이름은 로마 황제 티베리아스의 이름을 따서 티베리아라고 지었다. 처음 이 도시가 세워진 후 유대인들은 이곳에 정착하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기 70년 예루살렘이 철저하게 파괴된 후에는 유대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하여 그들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의 중심 도시로 발전했다. 유대 지식인들이 이곳에 모여들었고 팔레스틴 탈무드(Palestinian Talmud)가 바로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또 구약 율법에 대한 구전법을 집대성한 미슈나(Mishnah)가 서기 200년경에 완성되었다. 탈무드는 미슈나에 대한 논의와 해석을 총체적으로 집대성한 것으로 서기 5세기경에 완성되어 오늘날까지 유대인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착장으로 나가자 유람선 몇 척이 눈에 띄었다. 갈릴리 호수에선 ‘예수의 보트’라는 이름의 목선이 운항한다. 한 척의 배가 우리들을 태울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첫 배인가 보다. 우리 일행들이 모두 승선하자 배는 곧 닻을 올리고 출항했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호숫가는 푸른 야자수 나무가 서 있는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러나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들은 벌거벗은 사막의 산이어서 정말 대조적인 풍경으로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다.

  호수는 잔잔했다. 안내자는 이 호수는 아침엔 잔잔한 모습을 보이다가 저녁이 되면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 큰 풍랑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형적으로 갈릴리 호수는 주변 험준한 산과 호수면의 실제 표고 차이가 약 500m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중동 지방의 뜨거운 태양에 의하여 데워진 수면과 산사면과의 대기 온도차에 의해 돌풍이 생긴다. 특히 헬몬산이나 골란고원 쪽에서 불어내리는 찬바람도 여기에 가세한다.

  성서에도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갈 때, 돌풍을 만나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워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게 되었나이다.” 할 때, 예수께서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하시고 바람과 바다를 꾸짖어 잔잔케 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갈릴리 선상에서 선상 예배를 드렸다. 우리가 선상에서 부른 찬송은 아침 갈릴리 호수에 울려 퍼졌다. 승선한 일행 35명 중엔 목사가 7분이나 되었으므로, 말씀을 읽고 목사님들이 돌아가며 기도를 드린 뒤 김성철 목사님(왕십리교회)의 축도로 끝을 맺었다. 일행 중에는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역만리, 2천년 전 주님이 사역하시던 장소에 찾아와서 드리는 예배를 주님은 얼마나 기뻐하실까? 

   예배가 끝나고 잠시 숙연해 있을 때, 난데없이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뱃머리 깃대를 타고 우리의 태극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자기네 나라를 찾아온 손님에게 베푸는 이벤트 행사였다. 일행들의 표정이 모두 숙연한 모습이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우리 태극기가 게양되는 모습은 한순간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어 우리가 즐겨 부르는 복음성가 “내가 어둠 속에서”가 흥겹게 라이브(Live)로 흘러 나왔다.

 


      내가 어둠 속에서 헤맬 때에도 주님은 함께 계셔 
      내가 시험 당하여 괴로울 때도 주님은 함께 계셔 
      기뻐 찬양하네 할렐루 할렐루야 할렐루 할렐루야 
      우리 모두 찬양 할렐루 할렐루야 
      주님 나와 함께 계시네 
      내가 은밀한 곳에서 기도할 때도 주님은 함께 계셔 
      내가 아무도 모르게 선행할 때도 주님은 함께 계셔 
      기뻐 찬양하네 할렐루 할렐루야 할렐루 할렐루야 
      우리 모두 찬양 할렐루 할렐루야 
      주님 나와 함께 계시네.



  돌아보니 뜻밖에도 선장이 직접 부르는 게 아닌가? 그런데 음정, 박자  가사가 너무 정확해서 외국인이 부르는 것 같지가 않았다. 나는 선장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 함께 마이크를 잡고 합창했다.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탄 배는 한 시간여의 항해 끝에 게나사렛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갈릴리 호수 위에서 드린 예배와 찬양은 은혜와 감동 그 자체였고, 갈릴리 호수는 잊지 못할 장소 중의 하나로 우리 모두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 티베리아 선착장 주변(상), 호수에 떠 있는 유람선 '예수의 보트'(하) 

 

* 선상에서 선장과 함께 부르는 찬양 (선장은 한국의 복음성가를 유창하게 불러 흥을 돋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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