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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및 교회, 학교/- 성지순례(국내)

횡성 풍수원성당, 신유박해 때 숨어서 지킨 천주교 신앙촌

by 혜강(惠江) 2009. 3. 16.

횡성  풍수원 천주교회

 

풍수원, 신유박해 때 숨어서 지킨 천주교 신앙촌

 - 한국인 신부가 지은 한국 최초의 성당 -

 

 

 글·사진 남상학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인 풍수원 마을에 세워진 천주교회

  

 

초봄의 햇살이 번지는 시골길을 따라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를 찾아갔다. 몇 구비의 산굽이를 돌아 네비게이션의 지침이 멈춰선 곳은 풍수원 마을. 행정구역상과는 다르게 이곳은 오래 전부터 풍수원마을로 불려져 왔다. 그 이유는 이렇다. 


 

풍수원 성당을  설명하는 안내판

 

 

   1800년대초 박해를 피하여 경기도 용인의 신태보(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40여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피난처를 찾아 헤매던 중 강원도 횡성군 서원리 지역이 산간벽지로서 산림이 울창하여 관헌들의 눈을 피하기에 알맞다고 여겨 정착하여 한 곳이 바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인 풍수원이다.



풍수원성당 입구의 표지석 

 

 

   이곳에 정착하여 촌락을 이룬 신도들은 일부는 화전으로, 일부는 토기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성직자 없이 신앙생활을 영위해오다가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게 된 신자들은 처음 풍수원을 찾아든 이래 80여 년 동안을 목지 없는 양 같이 평신도들로만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왔다.

 

  그러다가 1888년에 이르러 조선교구장 뮈텔 대주교는 풍수원 본당을 설립하고, 초대 신부로 파리 외방전교회의 르 메르(Le Merre, 李類斯)를 임명했다. 르 메르 신부는 이 때부터 춘천, 화천, 양구, 홍천, 원주, 양평 등 12개 군을 관할했고, 당시 신자 수는 약 2,000명이었다. 이 때까지 20여 간 초가집을 성당으로 사용하였다. 

 

 

 

▲성당 모습( 위)과  예수와 마리아상

 

 

   그후 1896년 2대 주임으로 정규하(아우구스띠노)신부가 부임하여 중국인 기술자 진베드로와 함께 현재의 성당(벽돌 연와조 120평)을 1905년에 착공하여 1907년에 준공, 2년 뒤인 1909년 낙성식을 가졌다. 초기 신자들은 성당을 짓기 위하여 산에 올라 나무를 자르고 가마에서 벽돌을 굽는 등 땀과 정성을 봉헌하여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성당 마당 한켠의 관리소 및 안내소


 

  이렇게 지어진 풍수원 성당은 한국인 신부가 지은 한국 최초의 성당이 되었으며, 강원도 최초의 성당인 동시에 한국에서 네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 되었다. 따라서 풍수원성당은 그 보존적 가치가 높아 1982년에 지방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동산에서 바라본 성당의 옆 모습

 

 

   신자들의 손에 의해 직접 지어진 본 성당은 9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건재하며, 1920년 이래 계속되고 있는 성체현양대회 때면 성당의 오랜 역사를 증명이나 하듯 전국에서 많은 신도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룬다. 강원도 전체와 경기도 일대의 성당은 풍수원 성당에서 분당된 것이다.

 

 

 

풍수원 성당 유물관으로 사용하는 구(舊) 사제관(위), 유물관에는 성경필사본 옛 교적부, 사제복, 사진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본당 뒤편에 있는 풍수원성당 구(舊) 사제관으로 사용하던 붉은 벽돌 건물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163호로 지정되어 현재는 풍수원성당 유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유물관에는 신앙 생활 초기에 사용하던 각종 유물과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교우들이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할 수 있도록 만든 예수상과 십자가의 길

 

 

   그리고 본당 옆길로 오르는 동산에는 예수상을 비롯하여 십자가동산이 마련되어 신자들이 묵상하도록 하였으며, 십자가 동산을 따라 올라가면 묵주동산이 있어 순례객들이 자신의 신앙을 다지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동산 곳곳에는 사제들의 묘가 있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곳 묵주동산에서 교우들이 기도하고 있고,  그 주변에 사제들의 무덤이 있다.    

 

 

  신앙의 요람이요, 선조들의 얼이 담겨져 있는 역사의 현장인 이곳에서 30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사제들이 탄생되어 풍수원은 참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땅이라 하겠다.  MBC 미니시리즈 16부작 "러브레터"에서 멋진 고딕, 로마네스크 양식의 그림 같은 성당이 풍수원 성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풍수원마을에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바이블파크 안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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