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수리산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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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골 깊은 계곡에서 만난 순교자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 9동 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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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팔경 중 제1경인 망해암 일몰<사진제공:안양시청>
병목골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수리산성지는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피난와 살았던 교우촌이자 최경환 성인의 유해를 모신 천주교 성지다. 김대건 신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신부가 된 최양업 신부의 아버지이기도 한 최경환 성인은 아내 이성례와 함께 수리산 아래 담배촌에 정착해 교우촌을 이루며 천주신앙을 전파했다.
신자들이 이곳에서 담배농사를 짓고 옹기를 구워 생활했기 때문에 ‘담배촌’이라고 불렸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났을 때 최경환은 천주교 신자들이 무수히 죽임을 당하자 한양을 오가며 순교자들의 유해를 거두어 안장하고, 불안해하는 신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돌보던 중 서울에서 내려 온 포졸들에 의해 체포되었다.
배교하라는 고문과 회유 속에서도 최경환은 신앙을 고수하며 모진 형벌을 받다가 35세의 나이로 장렬히 순교하였고, 부인 이성례 역시 당고개에서 참수되고 만다.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을 위해 방한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최경환은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 순교자 최경환 성인의 반신상 (좌) / 성당을 겸하고 있는 최경환성인의 생가(우)
순례자성당 앞에는 최경환성인의 반신상이 서 있으며, 기념관에는 최경환 성인의 생애와 담배골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맞은편 이성례 마리아집은 현재 식당과 피정의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최경환 생가는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초가가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다. 벽면은 황토벽으로 꾸며져 토속적이며 아늑하다.
생가 안 성당에서는 한꺼번에 300명의 신자가 미사를 드릴 수 있는데, 2층 다락방에 앉으면 제단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제단 한 가운데는 최경환 성인의 유해(팔뼈)가 모셔져 있다. 벽면은 토굴처럼 바위가 돌출되어 있으며 촉감 좋은 마루에 앉아 조용히 기도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최경환성인 묘역 가는 길은 돌계단이 놓여 있어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가장 위쪽에는 최경환 성인의 묘소와 기념비가 서 있다. 솔숲으로 둘러싸인 야외 미사터는 조용히 사색하기에 그만이다. 골짜기의 생김새가 병목처럼 잘록하게 좁아서 ‘병목골’이라고 불리었는데 병목안 삼거리에서 수리산 계곡을 따라 성지까지 가는 길이 호젓하며, 가까이에 있는 수리산삼림욕장에 들러 머리를 식혀도 좋다.
▲ 고요한 수리산 성지에서 기도하는 모습(좌) - 솔숲으로 둘러싸인 야외미사터(우)
수리산은 경기도 안양시와 시흥시, 군포시와 화성군과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500m도 안되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X’자 형태로 뻗은 능선을 따라 다양한 산행코스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서쪽 능선의 수암봉에 올라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수리산 산림욕장-병목탑-태을봉-수리산 성지까지 대략 2시간이 소요된다.
▲ 큼직한 옹기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1층 전시관
한때 옹기촌이었던 수리산 성지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오면 돌석 김석환 선생의 50년 도예작품을 전시한 돌석도예전시관이 나온다. 여성도예가의 손길이 닿아서 그런지 작품이 아기자기하고 소탈한 것이 특징이다.
1층은 비교적 큼직한 옹기작품 90여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가죽신, 버선, 소줏고리 등 아기자기한 소품 도자기가 가득하다. 옹기작품 80편이 전시된 2층은 근사한 카페로 꾸며졌다. 테라스 쪽 창가에 앉아 전통차를 음미하며 도예작품을 감상하도록 꾸며졌다. 따사로운 볕을 쬐면서 독서 할 수 있는 북카페이다.
3층은 작은 도자기가 많은데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수리산 자락과 도자기의 어울림이 좋다. 야외에는 대형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어 작품사이를 거니는 맛이 쏠쏠하다. 도자기 장승, 도자기 초가집 등 토속적인 작품도 눈에 들어온다. 지하 도예체험관에서는 석고틀을 이용해 콜라병, 주스병 등 생활에 필요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으며, 초벌기물에 그림 그리기체험을 할 수 있다. 4인 가족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유원지의 새로운 명칭이다. 80년대 들어서 시설이 낙후되고 인근에 놀이공원과 동물원이 생기면서 안양유원지는 쇠퇴의 길을 걸었다. 2003년부터 상가시설을 정비하고 상류에 저수지까지 만들어 물이 맑아졌으며, 국내저명작가는 물론 일본, 벨기에, 포르투갈 등 각 나라의 대표급 디자이너 예술작품 50여점을 설치해 놓아 명실상부한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 안양전망대 오르는 길
처음 간 사람들은 서울근교에 이런 멋진 공간이 있음에 감탄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공원 주차장부터 작품이 시작되는데 한국건축의 기본단위인 1평을 모티브로 지어진 ‘1평 타워’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계곡과 산줄기를 따라 작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수려한 경관 속에서 ‘각목분수’, ‘신기루’ 등 흥미로운 작품을 감상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삼성산 중턱에 있는 16.6m 높이의 ‘안양전망대’는 안양예술공원의 하이라이트다. 산속에 다시 산이 솟은 형상으로 삼성산과 안양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해질 무렵 일몰도 좋고 야경 또한 볼만하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작품이 아니라 작품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작품 안으로 들어가 놀 수 있는 참여형 공간으로, 체험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도록 꾸며졌다. ‘공중을 가로지르는 산책로’ 작품은 투명한 터널을 산책하면서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끔 해준다. 10명이상 단체일 경우 사전예약 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1~3시간 소요 031-389-5550) 관악산과 삼성산으로 이어진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과 함께 일정을 짜면 좋다.
▲ 망해암 용화전의 석조미륵불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망해암은 조선 영조 때 신경준이 지은 ‘가람고’에도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사찰이며, 정조임금의 모친인 홍대비가 중건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중심건물인 용화전에는 석조미륵불이 모셔져 있으며 보개를 쓰고 도톰한 코와 입, 길게 늘어진 귓불을 가지고 있으며 굵은 U자형의 옷자락선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조선시대의 불상의 유형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암자’라는 의미를 가진 망해암에 오르면 관악산의 기암괴석과 안양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진다. 특히 해질 무렵 일몰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풍광이 빼어나 안양팔경 중에서 제 1경으로 손꼽힌다.
::: 여행정보
○ 문의전화
- 수리산성지 031)449-2842 / 안양시청 문화예술과 031)892-2064
- 돌석도예전시관 031)464-7735 / 안양예술공원 031)389-5550
[기차/버스]
1호선 안양역 하차. 버스(10, 15, 15-2, 11-3) 병목안 삼거리 하차. 산림욕장 방향으로 도보 25분.
[자가운전]
서울-1번국도-안양역 앞에서 우회전-안양예고-병목안 삼거리에서 좌측방향-수리산성지- 경부고속도로-판교JC-서울외곽순환도로-평촌IC-안양시청방향-중앙사거리에서 좌회전-병목안 삼거리 좌측방향-수리산성지- 과천-47번도-인덕원-관악고-비산대교 건너 우회전(서울방향)-안양 CGV-안양예교- 병목안 삼거리 좌측방향-수리산성지
은행나무집 : 오리, 닭요리, 수리산성지 입구, 031)442-1915
오작교 : 고추장삼겹살, 수리산성지 입구, 031)466-1212
두미원 : 해물순두부백반, 수리산성지 입구, 031)441-4494
갤러리 카페 작은박물관 : 볶음요리, 안양예술공원, 031)471-2020
두부사랑 : 두부요리, 안양예술공원, 031)474-5712
정오식당 : 해물모듬찌개, 남부시장, 031)449-9334
오성갈비 : 돼지갈비, 인덕원사거리, 031)421-9292
○ 이색체험 정보 : 돌석도예전시관: 도자기 만들기 체험 031)464-7735
○ 주변 볼거리 : 안양사, 삼막사, 삼막천만안교, 병목안산림욕장, 평촌중앙공원
<출처> 2009. 1. 28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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