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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by 혜강(惠江) 2008. 8. 29.

평창의 가을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박경일기자

 

 

 

▲ 오대산 월정사로 드는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면, 숲이 뿜어내는 향기로 몸과 마음이 다 정갈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길에서는 ‘자연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날 수 없다. 이 길은 지금 시멘트 포장을 걷어내고 지금 온전한 흙길로 되돌려놓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달 뒤쯤이면 폭신한 흙길을 밟을 수 있겠다.

 


 똑같은 여행지라도, 여행자들의 느낌이나 감상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평생을 가슴에 담을 만한 감동을 받고 돌아오는 곳에서, 다른 이들은 실망만 안고 돌아오는 일이 허다합니다. 살펴보자면 이런 기복은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곳일수록 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잘 가꿔놓은 인공의 정원이나 세련된 리조트, 혹은 놀이공원은 언제 찾아가든 ‘평균치’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해주는 법이지요. 그러나 자연 풍광은 시기와 시간이 곧 아름다움의 농도와 감동의 깊이를 좌우합니다.

  예컨대 섬진강변의 풍경은 매화가 팝콘처럼 타닥이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할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다른 계절의 섬진강도 좋긴 하지만, 봄날의 풍경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요.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은 찬바람이 우우 몰아치는 겨울철에 가야 비장한 맛이 더 하고, 강원 홍천의 아침가리골은 늦은 봄의 신록이 우거질 때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더 정밀하게 시간을 쪼개본다면, 경남 함양의 상림은 늦가을, 그것도 이른 아침에 찾아가야 숲사이로 햇살이 비스듬히 드는 황홀한 모습을 대할 수 있고, 대관령의 양떼목장은 초가을의 한낮, 새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몽실몽실 피어오를 때 이국적인 풍경이 비로소 완성된답니다.

  그렇게 계절과 시간을 따져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이즈음에 딱 맞는 여행지를 골라봤습니다. 다름 아닌 강원도 평창입니다. 굳이 최종목적지로 삼지 않았더라도 평창은, 강원도로 향하는 여정에서는 어김없이 들렀다 가곤 하는 곳입니다. 굳이 평창을 지금 찾아가야 할 최고의 여행지로 꼽은 것은, 가을이 다른 곳보다 이르게 당도하기 때문입니다. 초가을 평창에 부는 바람이 도회지의 그것보다 신선하다거나, 평창에서 보는 가을하늘이 훨씬 더 파랗게 느껴지는 것이 꼭 기분 탓만은 아닐 겁니다.

  이즈음 평창의 한국자생식물원에는 가을 꽃인 보라색 벌개미취도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흥정계곡의 팔석정 물빛은 한해 중 가장 맑고, 봉평에는 곧 흐드러지게 메밀꽃이 피어날 겁니다. 평창에서는 이렇게 도처에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는 아름다운 풍경들로 가득합니다.

  오대산 월정사의 어둑한 전나무 숲길이 가장 아름다운 것도 요즘입니다. 모르는 이 없는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을 굳이 다시 찾아간 것은 아쉽게도 앞으로 한 달쯤 그 길에 발을 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14년 전 마사토와 시멘트를 이겨서 발라놓은 도로포장 때문에 전나무들이 하나 둘 말라죽자, 오대산국립공원관리소가 포장을 다 걷어내고, 마사토와 황토를 섞어 흙길로 되돌려 놓는 중이라네요. 자연은 저 스스로 둘 때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배웁니다. 비록 오는 9월말까지는 전나무 숲길의 정취를 맛볼 수 없겠지만, 한 달쯤 지나면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은 이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숲향을 뿜어대겠지요.

  시간여유가 있다면 오대산 상원사에서 홍천군 내면 명개리 쪽으로 넘어가는 울퉁불퉁 비포장의 이른바 ‘오대산 북대사길’을 덜컹거리며 차로 넘어보거나, 길게 걸어보아도 좋겠습니다. 북대사길은 오대산을 관통해서 설악의 남쪽자락인 점봉산 아래에 가 닿는 길입니다. 446번이란 번호를 부여받은 지방도지만, 매년 6월부터 10월까지만 차량통행이 허락된 길입니다. 그것도 오후 3시까지만 진입이 허용되고, 비라도 내릴라치면 어김없이 차단기가 내려진답니다. 짙은 숲길 그늘 아래 정갈한 금강초롱이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린 그 길에 들어선다면, 장담하건대 가을이 좀더 가까이 보일 것입니다.

 

수풀 향기로 목욕하고 꽃구름 위에서 망중한(忙中閑)

진초록 터널…옥색 물결…보랏빛 폭죽… 평창 의 ‘가을동화’

 

 

# 옛모습 그대로의 흙길로 되돌아가는 중…월정사 전나무숲길

 

 



  그 길로 걸어들어가는 이의 뒷모습을 보자면,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간다’는 표현이 떠오르리라. 진초록의 장대한 숲으로 빨려들어가는 길. 그 길이 바로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이다. 월정사 본전 앞까지 빽빽히 늘어선 1700여 그루의 전나무들은 길게는 370살의 나이를 가진 것들이다. 장대한 나무들은 오랜 나이에도 어찌나 푸르고 건강한지, 그저 그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그 싱그러움에 전염되는 듯한 기분이다. 이 숲길의 중간쯤에는 지난 2006년 10월 쓰러진 나무둥치가 있다. 숲길에서 가장 오랜 나이의 전나무였다는데 그 크기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위용이 대단하다.

  이렇듯 아름다운 숲길이 아쉽게도 오는 9월말까지 출입이 통제된다. 지난 1994년 전나무 숲길을 황토와 마사토에 시멘트를 섞어 포장하는 바람에 뿌리가 호흡을 못하고, 유기물을 흡수하지 못해 그동안 62그루의 전나무가 말라 죽어버렸다. 저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숨을 쉬며, 건강하게 이뤄낸 숲을 더 편리하게 누려보겠다는 욕심이 그만 나무를 죽이고 만 것이다.

  이에 다급해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급기야 지난 23일부터 시멘트를 다 걷어내고 마사토와 황토를 섞어 예전의 흙길로 되돌려놓는 작업을 시작했다. 늘 얻는 교훈이지만, 자연이란 ‘그대로 두는 것’만큼 최선의 상태는 없다. 왜 우리들은 이런 단순한 상식을 꼭 나무들이 쓰러지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걸까.

  여름을 떠나보내고, 가을을 맞는 이즈음에 전나무 숲길의 정취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 달쯤 뒤 시멘트 포장이 다 걷히면 예전의 순정한 흙길을 다시 밟을 수 있으리라. 그때는 이 길을 밟는 촉감은 예전보다 더 폭신해질 것이고, 전나무 숲이 뿜어내는 향기도 더욱 짙어지겠다.

 

 



# 오대산 짙은 숲에 들고자 한다면…오대산 북대사길.

 

 

▲ 비포장 흙길을 덜컹거리며 오대산을 넘어가는 ‘북대사길’.

 


  오대산의 숲은 월정사로 드는 길에만 있지 않다. 문을 닫아건 전나무 숲길의 정취가 아쉽거든, 오대산의 깊은 숲으로 드는 길을 찾으면 된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시작해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 닿는 길. 엄연히 446번이란 지방도 번호가 부여돼 있지만, 이 길은 도로번호보다는 ‘오대산 북대사 길’이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오대산에는 말그대로 오대(五臺)가 있다. 자장율사가 오대산 자락에 전망이 좋은 평평한 대지의 가운데에는 중대를 놓고,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동대, 서대, 남대, 북대를 정해 각각에 암자를 지었다. 이렇게 지어진 다섯 암자가 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남대 지장암, 북대 미륵암, 그리고 중대 사자암이다. 각각의 암자는 모시는 불상도 다르고 읽는 경전도 다르다. 동대는 관음을, 서대는 미타를, 남대는 지장을, 북대는 석가를, 중대는 문수를 불상으로 모신다. 북대사길이란 바로 북대에 있는 절(寺)집인 미륵암을 지나 두로봉과 비로봉 사이의 낮은 목을 관통하는 길이다. 오대산을 갈라 넘어 간 길은 설악산의 남쪽 자락인 점봉산 아래까지 닿는다.

  이 길에는 눈길을 확 휘어잡을 만한 절경은 없다. 온통 숲으로 막혀 조망도 썩 좋다고 할 수 없다. 오대산에서 등산을 하겠다면야 서대암을 지나 비로봉 쪽으로 오르는 코스나 동피골 야영장 위쪽에서 계곡을 건너 동대산까지 오르는 코스가 더 낫다.

  그러나 등산이 아닌 부드럽고 유순한 ‘걷기’에 몰두하고 싶다면, 북대사길 만한 곳이 없다. 이 길이 매력적인 것은, 온전한 흙길의 거친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분비나무, 사스레나무, 거제수를 위시한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즈음이면 그 귀하다는 금강초롱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길가 가까운 곳에서 흔전만전 피어난다.

북대사길은 거리가 만만치 않다. 상원사 주차장에서부터 길이 끝나는 홍천군 명계까지 18km나 된다. 이 길을 걷자면 족히 하루꼬박 걸린다. 이 길은 차로도 넘을 수 있다. 길이 거칠어서 승용차라면 좀 어렵겠지만, 사륜구동 차량이라면 덜컹거리며 넘어갈 수 있다.

 

# 여덟개 글자를 다 찾아낼 수 있을까…흥정계곡 팔석정

 

 



  평창에는 맑디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흥정계곡이 있다. 이 계곡을 끼고 펜션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해마다 휴가철이면 피서객들은 상류 쪽의 차디찬 계곡물에 몸을 담근다. 하지만 흥정계곡의 최고 명소라는 팔석정은 정작 아는 이가 드물다.

  ‘팔석정(八石亭)’이라면 고개를 빼고 정자부터 찾겠지만, 한석봉, 안평대군과 함께 조선조때 당대의 3대 명필로 꼽히던 양사언이 강원부사 재직시절 8개 바위에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강원도부사 재직시절 양사언은 이곳을 자주 찾았단다. 그러다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떠나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못 볼 것이 애석했던지 바위마다 제각기 이름을 붙여놓았다.

  양사언은 세 개의 바위에다 중국 전설에 나오는 신이 깃들어 사는 삼신산의 세 이름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를 하나씩 가져다 붙였고, 네 곳의 바위에는 석대투간(石臺投竿), 석지청련(石池靑蓮), 석실한수(石室閑睡), 석평위기(石坪圍棋), 석요도약(石搖跳躍)이라 이름을 지었다. 석대투간이란 ‘낚시대 던지기 좋은 바위’, 석지청련이란 ‘푸른 연꽃이 피는 돌로 만든 연못’, 석실한수란 ‘낮잠 자기 좋은 바위’, 석평위기는 ‘바둑 두기 좋은 바위’, 석요도약이란 ‘뛰어오르기 좋은 바위’란 뜻이다. 낚시를 던지거나, 연꽃을 감상하고, 낮잠을 자고, 바둑을 두고, 바위에 뛰어오른다니 한마디로 ‘풍류를 즐기기 좋은 곳’이란 뜻이겠다.

  사실 팔석정은 멀리서 보면 바위 위로 운치있게 솟아오른 소나무 몇그루를 제외하곤 별 볼 것 없는 평범한 경치다. 먼발치서 실망하고 돌아설 수도 있겠다. 그러나 팔석정 안으로 들어 물가에 들면 풍경은 거짓말처럼 달라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수많은 바위들이 마치 빼어난 수석처럼 멋스럽다. 바위를 굽이쳐 흘러내리는 옥빛의 물색도 이리 아름다울 수 없다. 이곳에서는 바위를 뒤져가며 양사언의 글귀를 하나 하나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 예년보다는 못하다지만…벌개미취가 꽃이불을 펼치다

 

 

▲ 한국자생식물원에 지금 보랏빛 벌개미취가 만발했다.

 

 

  평창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꽃이다. 이즈음 볼 수 있는 꽃은 벌개미취다. 월정사 인근 도암면 병내리의 한국자생식물원에는 지금 보라색 벌개미취가 꽃이불을 펼쳐놓은 듯 화려하게 피어있다.

식물원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강원도 지역에 궂은날이 많아 꽃이 작년만큼은 못하다”고 했지만, 식물원 안쪽 깊숙한 능선에 펼쳐진 벌개미취 꽃밭은 탄성을 지르게 하기에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아직 60% 정도만 핀 것이 이 정도라니 이달 말쯤이면 아예 꽃사태가 나겠다. 식물원에는 벌개미취 말고도 좀개미취며 산수국, 털부처꽃을 비롯해 갖가지 꽃들이 앞을 다퉈 화려하게 피어났다.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이른 가을부터 메밀꽃으로 하얗게 덮인다. 메밀의 생육기간은 2∼3개월로 짧은 편. 메밀의 개화시기는 7월부터 10월까지로 파종 시기에 따라 메밀의 개화시기가 달라진다. 봉평면 일대에는 봄 메밀을 심어 7월쯤 꽃을 본 뒤 수확을 하지 않고 8월 중순쯤 다 베어내고는, 다시 가을 메밀을 심어 9월 초순 ‘효석 문화제’ 기간에 맞춰 꽃을 피워낸다.

올해 효석문화제는 오는 9월6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진다. 축제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해서 지금 꽃을 기대하고 봉평을 찾으면 실망한다. 이제 새로 자란 메밀싹은 싹이 한 뼘 정도 올라온 정도. 이렇듯 작은 싹이 언제 꽃을 틔울까 걱정스럽지만, 가을볕에 쑥쑥 자라 불과 열흘쯤 뒤에 축제에 맞춰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된다. 흐드러진 메밀꽃 아래서 이효석의 생가며, 소설‘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를 찾아가는 여정은 가을의 느낌과 참 잘어울린다.

 

 

평온 되찾고 싶은 미륵암… 아니온 듯 살짝 다녀가소서

 

스님이 노기 띤 까닭은

 

 

 

 오대산의 어깨를 타고 넘어 점봉산의 발끝에 가닿는 짙은 숲의 ‘오대산 북대사길’, 그 길에는 북대 미륵암이 숨은 듯 들어서 있다. 마침 미륵암의 스님은 암자 앞에서 낫을 빼들고 절집 앞 길가에 피어난 꽃을 쳐내고 있었다. 예리한 낫질에 화사하게 피어난 순백의 구릿대 꽃 목이 ‘툭’하고 떨어졌다. 낫질을 하던 스님은 대뜸 “시도 때도없이 카메라를 메고 찾아들어 허락도 없이 암자를 기웃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아주 진력이 났다”고 했다. 목소리에 노기가 가득 했다.

  스님이야 인적 없는 적요한 공간에서 불법을 닦겠다고 이 깊은 심산유곡까지 들어왔을 터. 그러나 허락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외지인들의 무례함에 마음이 크게 상한 듯 싶었다. 조심스럽게 몇 마디 말을 건넸다가 대번에 면박을 당했다. “다 필요없다”며 손사래를 젓던 스님은 노기 띈 목소리로 그동안 겪었던 외지인들의 무례함을 하나씩 풀어놓았다. 어찌나 불같이 화를 내던지 물 한 잔을 청하려던 손이 슬그머니 뒤로 감춰졌다.

  스님은 “생각 끝에 미륵암 주위의 초지를 다 벌초해놓았다”고 했다. 꽃을 보겠다고 숲을 헤집고 다니며 이꽃 저꽃을 마구 밟아대는 외지인들이 보기 싫어 아예 암자 주변의 꽃이며 풀을 다 잘라냈다는 것이다. 이렇듯 깊은 숲까지 찾아드는 외지인들도 도회지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평온을 얻고자 할 따름인 것을…. 아무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어 야속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스님의 노기에도 다 이유가 있지 싶었다. 아무튼 북대사길을 가려면 미륵암에서는 되도록 몸가짐을 조심해야 하겠다. 내가 지나는 길이, 혹은 걷는 자취가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나 분노가 되는 일은 피하는 것은, 불법을 닦지 않는 속가의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덕목이겠기에 하는 말이다.

 

 

평창 가는 길·묵을 곳·먹을거리

 

 

 

◆ 평창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판교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바로 타고 가거나, 중부고속도로에서 광주 곤지암을 경유한 후, 호법분기점에서 영동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여주, 원주를 지나 진부나들목으로 나가 좌회전해 표지판을 따라가면 오대산 월정사 쪽으로 가 닿는다. 월정사를 지나 포장도로처럼 잘 다져진 비포장길로 더 들어가면 상원사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북대사길을 차로 가려면 탐방안내소에 문의를 하고 가야 한다.

◆ 어디서 자고 무엇을 맛볼까 = 평창일대에는 호텔부터 콘도, 펜션, 민박까지 숙소들이 다양하다. 가족 단위라면 휘닉스파크( 033-330-6000 )를 추천할 만하다. 해마다 효석문화제 기간 중에는 서울에서 메밀꽃축제 행사장까지의 교통편과 휘닉스파크 스키장 정상의 하늘정원, 대관령 양떼목장 등을 돌아보는 당일 버스여행패키지를 3만원 안팎에 판매하고 있다. 오대산 가는 도로변의 켄싱턴 플로라 호텔도 추천할 만하다.


 맛집으로는 봉평읍내에서 40년 넘게 막국수를 말아내고 있는 현대막국수( 033-335-0314 )가 가장 유명한 곳이다. 고기를 사용하지 않은 깔끔한 국물도 좋지만 메밀면의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면발이 메밀로 뽑은 것 같지 않게 부드러운 것이 특징. 거끌거끌한 메밀면 특유의 면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선호가 갈리겠다.

 이승복 기념관에서 계방산을 넘어가는 31번 국도변의 운두령 횟집( 03...)은 송어회 한 가지만을 맛깔스럽게 내놓는 집이다. 탱글탱글한 회맛도 좋지만, 갖은 야채와 함께 송어회를 넣어 콩가루와 초고추장, 다진 마늘, 고추냉이 등과 비벼내면 쫄깃한 회와 신선한 야채의 맛이 상큼하게 어우러진다. 아마 송어회 맛을 처음 본다면 ‘송어회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냐’는 탄성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회에 따라나오는 매운탕의 맛은 이렇다할 게 없어 아쉽다.

 

<출처> 2008-08-27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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