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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광주.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숲길에 드리운 고즈넉함

by 혜강(惠江) 2008. 4. 28.

강진 백련사

동백 숲길에 드리운 고즈넉함

 

·사진 남상학

 

 

 

 

   '남도답사 1번지'로 부르는 전남 강진(康津)은 말 그대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천관산과 두륜산, 월출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내륙 깊숙이 파고든 강진만과 탐진강이 이뤄낸 기름진 들녘은 남해의 거친 풍파에도 무탈하다. 날이 저물어가는 시간의 백련사는 인적이 끊겨 더욱 고즈넉했다.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 자락에 위치한 신라고찰 백련사에는 300~500년 수령의 아름드리 동백 1천500여 그루가 3천여 평에 빽빽이 숲(천연기념물 제151호)을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경내까지 동백으로 뒤덮인 백련사는 신라 말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 고종 19년(1232년)에 원묘국사 3세가 이곳에서 보현도량을 개설하고 백련결사를 일으킨 유서 깊은 사찰이다.

 하늘을 뒤덮은 동백숲에 붉은 동백꽃이 활짝 피어날 즈음이면 숲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의 푸른 바다와 천년세월을 품은 가람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백련사로 오르는 길은 아름드리 동백 숲길. 어둑어둑한 동백숲길을 지나면 흡사 커다란 위상처럼 언덕 위에 몇 개의 층을 이루고 백련사가 올라앉아 있다. 이름처럼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이다.

  대웅전은 신라시대에 창건했다고 전하며, 고려 때에는 팔국사의 도량이었다고 전해지는데, 대웅전 앞을 가로막고 있는 만경루는 조금은 답답해 보일지언정 누각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강진만 바다를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잔잔한 바닷물 너머로 건너편 도암면의 육지가 섬으로 이어져 보인다.

  백련사에서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절 앞과 서쪽 옆으로 이어져 있는 1,500여 그루의 천연 기념물 151호인 동백림과 가끔 있는 차나무 등의 군락이다. 최고의 동백꽃 감상 포인트로는 사찰 한 켠에 자리한 부도탑 자리.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떨궈 낸 낙화가 부도탑 주변을 마치 붉은 카펫처럼 수놓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감잎보다 작고 귀엽게 생긴 동백 잎사귀 사이로 햇볕이 비쳐드는 광경과 봄바람이 가볍게 불어올 때마다 수줍은 듯 저희들끼리 비적거리며 부딪히는 동백꽃잎들이 눈 여겨볼수록 아름답다. 까르르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와도 같은 모습이다.

  전체 넓이 약 1.3헥타르. 논평수로 치면 15마지기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동백 숲. 백련사 동백 숲은 절집과 오랫동안 이웃하며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백련사 서쪽 동백 숲을 지나 나무 계단으로 예쁘게 꾸며놓은 오르막길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서면 왼쪽으로 강진만이 먼데까지 가물거리며 눈에 잡힌다. 보리이삭 올라온 파릇한 들녘과 푸른 하늘과 멀리 바다가 어울려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백련사와 다산초당은 작은 언덕길을 통해 서로 왕래한다. 백련사의 혜진스님과 다산 정약용이 차를 들며 우정을 논하였다는 바로 그 길이다. 오고가는 사람끼리 서로 어깨를 부딪고 몇 분 걸어 내려가면 다산이 즐겨 찾던 천일각이란 정자가 가장 먼저 보인다.


  다산이 흑산도로 유배 간 둘째형 약전(若銓)이 생각날 때 이 누각에 올라 멀리 남해를 바라보던 곳이라 전하는데 정·측면 1칸의 아담한 누각이다.

  여기서 30여 미터를 더 가면 비로소 다산 초당이 보이는데 먼저 동암이 유배지의 쓸쓸함을 대변하듯 외로이 서있고, 10미터 떨어진 곳에 약천이라는 조그마한 샘이 초당 본가와 나란히 하고 있다. 다산 초당주변에도 동백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그윽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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