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의 명승지
사선대(四仙臺)와 운서정(雲棲亭), 그리고 옥정호
글·사진 남상학
사선대(四仙臺)는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변(烏院川邊) 임실 관촌면에 있다. 이곳은 임실군에서 손꼽히는 명승지로서 물이 맑고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하늘에서 신선,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매년 소충·사선문화제전이 열린다.
사선대 밑으로는 진안에서 발원한 오원천이 흐르고 주변에 울창한 송림과 잡목들이 들어차 있고,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자연환경이 빼어난 지역으로 호수에 비친 오색찬란한 단풍이 길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뛰어난 조각가들이 인근 신덕면 오궁리 미술촌에서 직접 제작한 수준 높은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사선대 국제조각공원에서 작품 감상을, 인조잔디를 깐 운동장도 있어 가족끼리 혹은 직장 동료와 함께 찾아와 맑은 공기와 수려한 경치를 배경으로 가벼운 놀이를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사선대에는 전해오는 전설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 마이산의 두 신선과 운수산의 두 신선이 관촌 오원강 기슭에 모여 놀다가 병풍처럼 아름다운 주위의 풍경에 취하여 대에 오르기도 하고 바위 위를 거닐기도 하면서 즐겼다.
어느 날 까마귀 떼가 날아와 함께 어울려 놀고 있을 때 홀연히 네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네 신선을 호위하여 사라졌다. 그 후로 그 곳을 선남선녀들이 놀았다하여 사선대(四仙臺)라 하고 까마귀가 놀던 강이라 하여 오원강(烏院江)이라 불렸다.
또 일설에 의하면 정조 때 관촌면 주천리의 상산 이씨 이달효(李達孝)는 아호를 호산(湖山)이라 하고, 문장이 뛰어나 호산집일책(浩山集一冊)을 퍼내기도 하였다. 그는 호남의 명사들과 널리 사귀었고 임실현감 이도재와도 막역한 사이었다. 이때 이도재 현감은 전주 판관과 남원부사 호산 이달효 등과 같이 넷이서 항상 오원강 위에 배를 띄워 놀았다. 이들 네 분들은 서로 나이가 비슷한 노년기에 이곳에 모일 때에는 언제나 관복을 벗고 평복을 하였으므로 네 사람이 마치 신선과 같아 어느덧 그들이 놀던 곳을 사선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사선대 위쪽의 울창한 숲속에는 운서정(雲棲亭, 지방유형문화재 135호)이라는 정자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운서정은 당대의 부호인 승지 김양근(金瀁根)의 아들 승희공(昇熙公)이 부친의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1928년 당시 쌀 3백석을 들여 6년간에 걸쳐 지은 곳이다. 건립 후 일제하에 서는 경향의 우국지사들이 모여 망국의 한을 달래던 곳으로도 유명한 운서정은 오늘날에는 관광지 사선대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되었다.
정각과 동·서재, 가정문(嘉貞門)으로 이루어진 운서정은 이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조선조 본래 건축양식으로 거대한 목재와 석축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섬진강댐과 옥정호
사선대를 감상하고 나서 덤으로 옥정호를 찾았다. 임실읍에서 16km 지점의 강진교를 거쳐 오른쪽으로 꺾어져 5km 쯤 올라가면 섬진댐이 나온다. 한편 전주에서 완주군 구이면 쪽으로 28km 가면 된다.
유역면적 763㎢, 만수면적 25.5㎢, 총저수량 4억3,000만 톤에 달하는 옥정호는 노령산맥줄기 사이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물을 옥정리에서 댐을 막아 반대쪽인 서쪽 정읍시 칠보로 넘겨 계화도와 호남평야를 적셔주는 한편 물을 배수하면서 그 낙차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다목적댐이다. 옥정호는 운암대교, 벼락바위, 댐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고 가을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경관은 장관이다.
옥정호는 물 맑은 섬진강의 상류에 있는 호수로서 맑고 깨끗한 넓은 호반과 운암대교 그리고 주변 숲과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호수의 구불구불한 둘레를 달리다 보면 주변의 정취에 흠뻑 빠지게 된다. 옥정호 드라이브의 포인트는 몇 군데가 있다.
옥정호에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가 구름에 띄워 천상교를 만든 것 같은 운암대교와 섬진강댐 부근이 그렇다. 그렇다고 호반길에 물만 보는 게 아니다. 빼놓을 수 없는 드라이브의 묘미는 산길을 달리는 데 있다. 노령산맥을 타고 내려온 산들이 호수를 포근히 감싼다. 길은 줄지어 선 산들 사이를 꿰뚫으며 이어진다.
옥정호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옥정호전망대나 국사봉(475m)을 올라야 한다. 여기서 바라보는 옥정호의 모습은 잘 완성된 동양화 한 폭이나 다름없다.
<끝>
'국내여행기 및 정보 > - 전라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강바위'로 유명한 장군목과 '하늘나리 마을'에서의 하룻밤 (0) | 2008.04.03 |
---|---|
전통 순창고추장의 원류 만일사(萬日寺) (0) | 2008.04.02 |
전북 진안의 인공호수 용담호와 주자천 깊은 계곡의 운일암과 반일암 (0) | 2008.03.31 |
남원, 지리산이 품고 있는 대한민국 으뜸 예향(藝鄕) (0) | 2008.02.11 |
김제, 높푸른 하늘과 맞닿은 황금빛 지평선이여! (0) | 2008.0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