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
진안의 인공호수 용담호와
주자천 깊은 계곡의 운일암과 반일암
글·사진 남상학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무주 나들목으로 나와서 좌회전, 37번 국도를 타고 5km쯤 남하하면 적상 삼거리인데, 여기서 우측의 30번 국도로 직진하여 15km쯤 달려 용담호반에 다다랐다.
전북도민의 젓줄과도 같은 용담호는 2001년 10월 13일에 전북 진안군 금강 상류인 용담면 월계리(月溪里)에 용담댐을 건설하며 생겨난 인공호수이다. 본래 수몰 전 용이 승천하는 듯한 비경의 용담소를 지닌 데다 물이 차고도 마치 용처럼 굽이치는 물줄기들이 빼어난 경관을 펼쳐 보여 '용담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댐의 높이는 70m, 길이는 498m이다. 총저수량은 8억 1500만t, 수몰 면적은 950만 평이다. 저수량으로 볼 때 소양강댐·충주댐·대청댐·안동댐에 이어 국내 5번째 규모라고 한다.
서울을 출발하여 이곳으로 오는 동안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용담호에 이르자 봄비는 그쳤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니 한쪽에 한국수자원공사 건물이 서 있고 수변공원 한 쪽에 디자인이 예쁜 물문화관이 자태를 뽑낸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하여 200m 정도 댐을 개방하여 주변 경관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댐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하고 아늑하여 호반을 감싸고 있는 저 멀리 산줄기 아래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정경이 펼쳐진다.
남한 제5위의 거대한 인공호수이지만 진안군 1개 군내에 쏙 들어가 있다. 이 용담호가 관광지로 매력이 높은 것은 무수한 교량으로 댐 일주도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멀리서 호수 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푸른 호수면 위를 직접 가로지르며 돌아보는 드라이브의 멋은 각별하다. 용담호반 드라이브는 다리에서 다리로 이어져 있어 마치 '수상(水上) 운전'을 하는 기분이 든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일교차가 큰 초겨울에는 이곳 호수는 물안개의 장관이 펼쳐져 하얀 물안개는 가히 몽환적이어서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호수 둘레를 따라 50㎞에 이르는 포장길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아침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그래서 용담호의 초겨울 여행 테마로는 단연 물안개를 꼽을 수 있다.
아예 차를 세워 두고 물안개를 감상하기로는 용담호반 마을인 상전면 월포리 토지가든 아랫녘과 정천면 갈두리가 좋다. 주변에 수초와 갈대가 멋스럽게 자란데다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형도 있어 풍광이 근사하다. 게다가 이른 아침이면 그물 걷이 배들도 들락거려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를 목도할 수 있다.
용담호반에는 여기저기 망향의 동산이 세워져 있다. 호반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호수와 산세를 조망할 수 있다. 정천면 모정리 망향의 광장을 시작으로, 용담-상전-안천 전망대 등 4개의 전망대가 있다. 이들 여러 망향의 동산 중에도 용담대교 북단의 용담 망향의 동산이 가장 조망이 좋다. 호수 중앙부에 위치해 있어 동서 양쪽으로 호수가 보이며 마을에 있던 목제 정자인 태고정(太古亭)을 그대로 옮겼다고 한다.
안천면 소재지에서 30번 국도로 진입하면 불로치(불노티)터널을 만난다. 이른바 '코큰이 고개'로도 불리는 곳으로 6ㆍ25 때 미군 장교(딘 소장)가 포로로 잡힌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수몰된 실향민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조성한 것으로서, 대개 조망이 좋은 둔덕 위에 세워져 있다.
호수 주변에는 산줄기를 갈라 물길을 내며 섬이 된 죽도와 죽도폭포 등 절경을 갖추고 있다. 인근 강변에 절벽 아래로 물이 돌아 흐르는 자리에 섬바위가 우뚝 서 있어 강변의 풍치를 아름답게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곳 용담호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마이산과 연계하여 최근 찾는 사람의 수가 하루가 다르게 부쩍 늘어나고 있다.
기암절벽이 즐비한 계곡 운일암, 반일암
진안읍에서 북쪽으로 정천을 거쳐 24km를 달리면 주천면에 이르고, 운장산 쪽 주자천 상류를 2km쯤 더 올라가면 운일암. 반일암(주천면 대불리 101 567-831 )의 장관이 시작된다.
전북 진안군에 있는 운일암, 반일암은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845.5m)과 명도봉(863m) 사이의 약 5km에 이르는 주자천계곡을 이르는데, 크고 작은 기암과 절벽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모습을 자랑하며 섰으며, 맑은 계류가 그 사이를 구비 돌아 흐른다.
검은 암벽 여기저기엔 풍상을 이긴 소나무들이 서서 절경을 이루어 풍경 그대로가 한 폭 산수화다. 이 계곡을 일명 무이구곡이라고도 하는데, 열두 굴, 천렵바위, 대불바위, 형제바위, 아랫굴, 용소, 복룡암 등 볼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이 계곡의 백미는 운일교와 반일교 부근. 모나지 않은 집채만 한 바위들과 바위덩이 사이를 흐르는 계류는 소(沼)를 이루기도 하고, 좀 더 아래로는 얕은 자갈강변과 개울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계곡을 끼고 달리는 도로가 나 있지만, 옛날에는 깎아지른 절벽에 길조차 없어 구름만이 넘는다 할 정도로 오지였을 뿐 아니라 하루 중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반나절밖에 안 되고, 하루 중에 이 계곡을 넘을 수 있는 건 구름뿐이었다 해서 반일암, 운일암이라 부르게 되었다.
계곡 상류에는 무릉소 공원이 꾸며져 있다. 계곡에는 2개의 정자가 서 있으며, 그 바로 옆으로 차도가 지나 드라이브하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도로 맞은편 계곡을 따라 탐승로가 개설돼 있다. 산자락에는 철쭉을 비롯해 다양한 꽃나무들을 심어 놓았다. 운일암 반일암 계곡이 시작되는 초입, 주천교 아래쪽에 와룡암이 있다. 그 위로 상성암, 하성암이 있다.
맛집
용담호에서 잡은 붕어, 쏘가리, 메기 등으로 찜과 매운탕을 내는 집들이 있다. 불로치고개의 용쏘나루터( 063-432-9973 )는 시래기를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붕어찜(1인 기준 1만원)이 별미이다. 월포리의 토지가든( 063-432-5566 )은 쏘가리회(1kg 12만원)가 유명하며, 숙박과 함께 전통 홍삼 한증막에서 피로도 풀 수 있다.
부귀면 전북 진안여성농업인센터( 063-43...)에서 내놓는 생명의 밥상(1인 1만원, 20명 이상 가능)은 폐교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음식을 민족생활관 김인술 관장의 강연과 함께 맛볼 수 있다.
* 금복회관의 애저탕 *
또 진안읍 단양리(북부 도립공원 입구에 있는 금복회관( 063-432-0651 )은 향토지정 전문업소로 애저찜, 애저탕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참조: 애저-고기로 먹을 어린 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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