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 남상학
어두운 골목을 갈 곳 몰라
머뭇거리는 그대에게
작은 불씨 하나 줄 수 있다면
험한 바윗길 끝없이 걷는
기진한 그대에게
냉수 한 그릇 대접할 수 있다면
하늘 우러러
기도의 손을 펴고
손짓하는 그대에게
작은 꽃 한 송이 건넬 수 있다면
너와 나의 이웃들은
겨울 살얼음판에서도
꿈의 얼음 조각 입에 물고
따스한 마음으로 살 수 있으리
우리는 서로에게 불빛이 되고
우리는 서로에게 별빛이 되고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되기 위하여
나를 갈고 닦고 키우고
그리고 끝없이 버릴 일이다.
<출처> 시집「가장 낮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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