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우리는 서로에게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07. 10. 4.

 

 

 

 우리는 서로에게 

 

- 남상학

 

 

어두운 골목을 갈 곳 몰라 
머뭇거리는 그대에게 
작은 불씨 하나 줄 수 있다면 

험한 바윗길 끝없이 걷는 
기진한 그대에게 
냉수 한 그릇 대접할 수 있다면

하늘 우러러 

기도의 손을 펴고 

손짓하는 그대에게 
작은 꽃 한 송이 건넬 수 있다면

너와 나의 이웃들은 
겨울 살얼음판에서도 
꿈의 얼음 조각 입에 물고 
따스한 마음으로 살 수 있으리

 

우리는 서로에게 불빛이 되고 
우리는 서로에게 별빛이 되고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되기 위하여

나를 갈고 닦고 키우고

그리고 끝없이 버릴 일이다.

 

 

 

<출처> 시집「가장 낮은 목소리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