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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가을에 드리는 기도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06. 11. 4.

 

<시>

 

가을에 드리는 기도 

 

                   

- 남상학

 

 

 

감사합니다, 주님 
봄이 누운 산허리에 
부활(復活)의 기쁨을 
진달래로 피게 하시더니 

여름 정원에선 
내일을 가꾸는 
향기로운 땀방울을 
포도송이로 영글게 하시더니 

이 가을에는 
고뇌의 잡풀 무성한 땅에도 
크고 작은 사랑의 알곡 
눈부신 열매를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풀잎을 적시는 새벽 이슬 
상큼한 아침 바람 
포도의 단맛을 빚어내는 
뜨거운 햇볕 
가슴을 두드리는 힘찬 빗줄기 

돌아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주님, 당신의 은총 아닌 것이 없습니다. 

넘치는 수확의 기쁨이 
빨간 석류로 터지는 
오늘 우리들 감사 축제(祝祭)의 주인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진정 소리 높여 외칠 것은 
당신의 크신 은혜(恩惠)뿐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맺게 하신 
주님, 당신 한 분 믿고 감사하게 하소서. 

해 저문 들판에 
말없이 엎드린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한 진리를 
새롭게 깨우치는 오늘 

좋은 열매에서 짜낸 
향기로운 기쁨의 즙을 
이웃에게 한 잔씩 건네며 
주님을 찬양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출처>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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