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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신라 왕가의 무덤 대릉원(大陵苑), 천마총(天馬塚)

by 혜강(惠江) 2007. 4. 19.

 

경주 천마총

신라 왕가의 무덤 대릉원(大陵苑), 천마총 

- 왕, 왕비, 귀족 등 높은 신분계층의 무덤들 -

 

 

글·사진 남상학

 

 

 

 

 

  수학여행차 학생들을 인솔하고 여러 번 찾아온 경주, 신라 천년의 향기를 찾는다는 기분에 마음이 설렌다. 그것도 평생 목회 하신 이웃나라 일본 목사님 내외분에게 우리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역사유적지구(Gyeongju Historic Areas)는 신라천년(B.C57-A.D935)의 고도(古都)인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왕경(王京) 및 불교 유적으로서, 우리와 같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적으로 등록된 일본의 교토, 나라의 역사유적지와 비교하여 유적의 밀집도, 다양성 면에서 훨씬 뛰어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니 말이다. 

  경주 역사유적지구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유산이 산재해 있는 종합역사지구로서 유적의 성격에 따라 모두 5개 지구로 나누어져 있는데 불교미술의 보고인 남산지구, 천년왕조의 궁궐터인 월성지구, 신라왕을 비롯한 고분군 분포지역인 대능원지구, 신라불교의 정수인 황룡사지구, 왕경 방어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로 구분되어 있으며 52개의 지정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경주 시내를 멀리서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집들 사이로 우뚝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고분들이다. 먼저 신라왕을 비롯한 고분군 분포지역인 대능원지구를 찾아가기로 했다. 경주IC를 나와 대능원 쪽으로 좌회전하여 대능원에 이르는 길옆은 봄꽃으로 울긋불긋 화려하다. 수만 평에 이르는 밭은 온통 초록과 노란색의 물결이다. 유채꽃으로 물든 벌판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유채꽃밭 사이로 원색의 옷을 차려입은 관광객들이 꽃의 향연을 즐기며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사적 제 40호로 지정된 대능원지구에는 신라 왕, 왕비, 귀족 등 높은 신분계층의 무덤들이 있으며, 이들 고분은 구획에 따라 남산의 북쪽에서부터 국립경주박물관(國立慶州博物館) 자리와 반월성(半月城)을 거쳐 황오동(皇吾洞), 황남동(皇南洞), 노동동(路東洞), 노서동(路饍)으로 이어지는 평지에는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지금부터 천년도 더 넘는 시절에 살았던 옛 사람들과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 한데 어울려 있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감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특히 경주의 고분들이 평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당시의 다른 지역들에 견주어서도 특이한 점이라 하겠다.   

  그 가운데 약 12만 5,400평의 평지에 23기의 능이 솟아있는 황남동의 대릉원(大陵苑)은 고분군(古墳群)의 규모로는 경주에서 가장 큰 것이다. 경주시내 한가운데에 있어 찾기도 무척 쉽다. 큰 나무 없이 잔디가 잘 입혀져 있어 동산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1970년대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공원화하기 전에는 멀리서도 황남대총(皇南大塚)의 우람하고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으나, 담장을 둘러치고 무덤 앞까지 주차시설을 만들고 무덤 안길을 닦는 바람에 옛 정취는 사라지고 말았다.

 

 



  무덤의 발굴조사에서 신라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금관, 천마도, 유리잔, 각종 토기 등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대릉원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내부가 공개되어 있는 황남동의 천마총(天馬塚)과 이곳에 대릉원이라는 이름을 짓게 한 사연이 있는 미추왕릉(未鄒王陵), 그리고 그 규모가 경주에 있는 고분 중에서 가장 큰 황남대총 등이다. 남아 있는 23기의 능 말고도 무덤 자리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봉분이 있는 무덤들만 남겨두고 모두 지워버렸다고 한다. 

  천마총은 높이 12.7m, 지름 50m로 봉토 내에 냇가의 돌로 쌓은 적석층이 있고, 적석층 안에는 길이 6.5m, 너비 4.2m, 높이 2.1m의 나무로 된 방이 있어, 그 중앙에 목관을 놓고 시신을 안치했다. 지금은 분묘의 내부를 돔형으로 축조하여 천장을 만들고 관이 안치된 내부를 유리를 통하여 들여다 볼 수 있게 하여 놓았다. 또한 이곳에서 나온 중요한 유적들은 모조품으로 만들어 내부에 진열해 놓고 있다. 때문에 천마총은 분묘 내부의 모양을 가장 생생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천마총은 하늘을 나는 백마상을 그린 천마도가 출토되었으며, 무덤 내부를 공개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1973년 발굴된 신라시대 고분으로 대릉원 내에 위치해 있다. 대략 5∼6세기 무렵에 축조된 돌무지덧널무덤이며, 밑지름 47m, 높이 12.7m의 원형분이다. 이 고분의 주인은 신라 소지왕 또는 지증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나 정확하지는 않다.

  특히 자작나무 껍질 위에 비상하는 듯한 모습의 백마그림인 천마도는 신라 분묘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것으로 국보 제207호로 지정되었다. 천마도는 신라의 그림 수준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말 옆구리에 진흙 같은 것이 튀지 않도록 달아매는 다래에 그려진 그림으로 너비 75cm, 세로 53cm 의 크기이다.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겹쳐 실로 누비고 둘레에 가죽을 댔다.

  안쪽 주공간에 백마를 그렸는데, 네다리 사이에서 나온 고사리 모양 같은 날개, 길게 내민 혀, 바람에 나부끼는 갈기와 위로 솟은 꼬리 등이 하늘을 나는 천마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 천마도는 사실적인 그림이 아닌데다 백색 일색이기 때문에 말의 몸에 힘이 나타나 있지는 않으나 실루엣으로서는 잘 묘사되었다. 둘레의 인동당초문대도 각부가 정확한 비율로 구성되었으며 고구려 사신총에서 보는 완숙한 당초문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천마도가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는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으며 이 고분이 천마총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연유가 되었다. 

  고분에서는 장신구·무기류 · 말갖춤류 · 칠기류 · 금속용기 · 유리용기 · 은제품 · 토기류 등 총 1만 1297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 중 의미가 큰 천마도, 기마인물도(騎馬人物圖), 서조도(瑞鳥圖) 등의 그림은 빈약한 고(古) 신라 회화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미추왕릉(사적 제175호)은 신라 제13대 왕 미추왕(재위 262~284)을 모신 곳으로 대나무가 병사로 변하여 적군을 물리쳤다는 전설에 따라 ‘죽현릉(竹現陵)’이라고도 한다. 미추왕은 김알지(金閼智)의 후예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으로 여러 차례 백제의 공격을 막아내고 농업을 장려하였다. 


  능은 높이 12.4m, 지름 56.7m로 둥글게 흙을 쌓은 형태이며, 경주 시내 평지고분 가운데서도 대형분에 속하여 대릉원이란 이름을 짓게 했다. 내부구조는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일 것으로 추정한다. 특이하게 담장을 둘러 무덤 전체를 보호하고 있으며, 조금 떨어진 무덤 앞쪽에는 위패를 모신 숭혜전(崇惠殿)이 있다.  

  능원에는 노송과 대나무가 우거져 그윽한 멋을 자아내고 있으며 통행로 양 옆에는 갖가지 꽃나무로 단장되어 있어 신라 천년의 신비한 분위기에 젖을 수 있다. 

 

 

 

 


▲먹거리 : 대릉원 주변에는 오래 전부터 쌈밥집이 들어서 성업 중이다. 그 중에서 삼포쌈밥집(대표 조남숙,  054-749-5776 )은 간판이 요란하지 않아 시골의 보통 식당처럼 소박하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박물관인지 식당인지 구분이 어렵다. 구석구석에 전통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진귀한 골동품들로 가득 차 있다. 비좁은 출입구를 따라 들어간 방에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30년을 맛과 정성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좀 기다려 달라는 부탁이다. 잠시 후 나온 것은 유기농의 각종 신선한 쌈들과 야채, 된장이 자연의 맛을 내는 것들이다. 옛날 고향에서 싱싱한 채소에 쌈밥을 먹었던 것처럼 향수를 느끼게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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