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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소망을 밝히는 호미곶 해맞이공원과 등대박물관

by 혜강(惠江) 2007. 2. 24.

 

포항 호미곶 

소망을 밝히는 호미곶 해맞이공원과 등대박물관

 

 

글¨사진 남상학

 

 

 

 

 포항시의 영일만에서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땅끝인 호미곶은 일출과 등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일출은 인근의 울산 간절곶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 하여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일찍이 16C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는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이며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된다."고 했다. 호랑이는 질주할 때 꼬리의 힘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무리를 지휘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반도의 꼬리에 위치해 있는 호미곶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남다르다. 일제 강점기에는 호미곶(虎尾串)을 토끼꼬리로 비하한  장기갑(長寅岬)이라 불리다가 80여 년 만에 호미곶이란 제 이름을 찾았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호미곶 해 뜨는 광경은「조선십경」의 하나라고 극찬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해맞이 국가 지정행사인「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열리는 호미곶광장과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해맞이공원의 이모저모

 


 실제로는 남한 내륙 중 가장 동쪽에 있는 것은 포항의 석병리지만 일반적으로 호미곶을 동쪽의 끝이라 부르는 이곳에는 해맞이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따라서 해마다 새해 첫날이 되면 수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광장 주차장에 들어서면 호미곶에 불어드는 해풍을 이용한 거대한 풍력 팬이 먼저 눈길을 끈다. 높이 40M, 길이가 각각 23.5M에 달하는 세 개의 하얀색 팬이 눈길을 끈다.

 

 광장에서 바다 쪽으로 걸어가면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상생의 손’이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일출을 보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해맞이 광장에서 단연 으뜸되는 조형물이다.  해안가에 세워진 거대한 손 모양은 사진을 통해서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독특하다. 


 새 천년은 시간과 공간, 자유와 평등, 개인과 공공, 문명과 자연이 화해하고 상보(相補)하며 함께 사는 상생(相生)의 ‘두손의 시대’라는 새천년의 기념정신을 상징한다. 오른손은 이성과 논리를 중시하고 환원적이며 서구적인 패러다임을 상징 하고, 왼손은 감성과 직관,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적 패러다임을 표상 한다.

 

 동쪽바다 위에 돌출된 오른손은 손가락을 넓고 강하게 펼침으로써 햇살의 이미지를 양식적인 방법으로 상징화하였으며 왼손은 공공조각의 기능을 살려 관객이 만지고 느낄수 있는 환경조형물의 역할도 동시에 고려한다. 오른손(바다)의 만질 수 없는 위치와 왼손(광장)의 만질 수 있는 물질성의 대비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 새천년을 지켜갈 어떤 강한 이미지를 표출한다. 

 또 광장의 왼손 앞에는 ‘영원의 불’이 타고 있다.  이 조형물 안에는 변산반도에서 채화한 20C 마지막 불씨, 남태평양 피지섬에서 채화한 '지구의 불씨', 독도에서 채화한 '즈믄해의 불씨', 영일만 호미곶에서 채화한 '새 천년 시작의 불씨'를 합한 불씨를 모아두었다고 한다.

 

 ‘연오랑 세오녀(延烏郞細烏女) 상’도 볼거리다. '연오랑 세오녀'는 고려 초 박인량(朴寅亮)의 수이전(殊異傳)에 실려 있는 설화로 <삼국유사(三國遺事>와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에 실려 전한다. 

  연오랑과 세오녀는 동햇가에 살던 부부였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阿達羅王) 4년(157)에 동햇가에 미역을 따러 나갔던 연오랑이 문득 나타난 바위(물고기라고도 함)에 실려 일본으로 건너가 임금이 되었다. 남편을 기다리다 못해 바닷가에 나왔던 세오녀도 역시 그 바위에 실려 일본에 건너가 남편을 만나 왕비가 되었다. 그 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으므로, 일관(日官)은 해와 달의 정기가 신라에서 일본으로 넘어갔음을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급히 사신을 보내어 두 사람을 찾아 돌아오기를 원했으나 연오랑은 이렇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이니 돌아갈 수는 없으나 세오녀가 짠 세초(細綃, 생사로 가늘게 짠 천)를 가지고 가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라 하므로 사신이 돌아와 그렇게 하였더니, 그 전과 같이 해와 달이 밝아졌다. 그 비단을 국보로 삼아 어고(御庫)에 두고, 그 창고를 귀비고(貴妃庫) 혹은 도기야(都祈野)라 하고 제사 지내던 곳을 영일현(迎日縣)이라 하였다. 

 

 

 


 포항은 옛적에 영일현 일각의 사람이 적게 사는 시골 벽지 어촌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포항 앞 바다는 영일만으로 불린다. 지금도 매년 포항에서는 설화의 내용에 따라 '일월신제'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그 설화를 상징하는 연오랑 세오녀 상과 영일만 동해의 물결, 해와 달, 비단을 표현한 조형물이 꾸며져 있어 설화를 떠올리면서 둘러보면 더욱 재미있다.

 

 



호미곶등대와 등대 박물관

 호미곶 앞바다에서 1907년 일본의 수산대학교 실습선이 좌초하여 승무원 4명이 실종되는 등 각종 해난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우리나라 정부에서 영국인 기술자를 초청하여 1908년 12월 20일 호미곶(장기곶)등대를 건설하게 되었다. 

 굴뚝 모양의 8각형 입체물이며, 높이 26.4미터로 외양은 사다리꼴을 하고 있다.  서양식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이 등대는 다른 고층 건물과는 달리 건물 밑 부분부터 폭이 좁으며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만 쌓아올려 지은 것입니다. 이런 방법은 지금의 기술로도 실행하기 힘든 것이어서 당시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가를 알 수 있다. 등탑 내부는 6층인데, 각 층의 천장에는 조선조 왕실의 상징인 이화 모양의 문장(紋章:가문이나 왕실을 표시하는 특별한 꽃 모양이나 동물무늬)이 새겨져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1982년 5월 경상북도 지방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 동해안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과 포항항을 입출항하는 선박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등대는 철근 없이 벽돌만을 쌓아올려 지은 등대로 밑둘레 24m, 윗둘레17m, 높이26.4m의 팔각형 서구식 건물로 우리나라 최대의 등대이다. 등대 내부는 6층으로 되어 있고 각층의 천장에는 조선의 왕실문양인 배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밝힌 불빛은 약 65리 밖에서도 보이고 고동소리는 300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다. 


 등대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등대 박물관이 있다. 영일군은 당시 장기갑 등대의 지방 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등대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전시할 수 있는 건물을 짓고, 포항 지방해운항만청을 통해서 자료를 수집했다.


 포항 호미곶에 오는 사람이라면 바로 옆 등대박물관도 함께 들러보는 것이 알짜여행이다. 1985 년 2월 7일, 대지 344㎡. 건축면적 112㎡ 규모로 문을 연 등대박물관은 항로 표지유물 및 관련자료 320종 4,266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 585점을 항로표지의 역할과 기능, 역사, 생활 등으로 분류 전시하고 있다.

 

 시설로는 해양수산관을 비롯하여 등대관, 기획전시관, 수상전시장, 야외전시장이 있으며, 부대시설로 테마공원과 전망대 휴게실이 있다. 

 전시관 통로에는 인천과 부산에 있는 등대의 축소 모형 등대와 함께 섬광등명기렌즈, 횃불, 휘발유 등이 있으며, 영일만의 어제와 오늘, 우리나라 등대표 변천사 등이 패널과 문서로 전시되어 있다. 나무 계단을 내려가는 벽면에는 거북선모양의 '한산등대'와 새 모양의 '몽하도 등대', 핀란드와 스코트랜드, 싱가폴, 일본 등의 등대사진도 함께 걸려있다.

 지하1층 전시장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인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등대'와 우리나라의 최초 등대인 인천항의 '팔미도 등대'사진과 함께 '장기곶 등대 역사', '독도의 사계' 사진도 있어 구경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 있고 즐거워하는 곳은 ‘운항체험관’이다.

 

 주간과 야간, 악천후에서의 운행 시뮬레이션이 있는 조타실 모형으로 대형 영상화면에 항로의 진행사항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통해 방향과 속도를 알려주어 지정된 장소까지 무사히 배를 대는 것이다. 만약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면 항로이탈과 선박파손 등이 발생하여 Game Over가 된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나아가야 하므로 아이들은 굉장히 재미있어 한다.

 영상실에는 매 시간(정각과 30분) 두 번 두 개의 단편 영상물인 '아름다운 등대'와 '대원의 하루'를 10분간 보여준다. 이곳에는 등대의 역할과 호미곶의 유래, 유인등대와 무인등대 등 등대의 종류, 등대의 역사, 2000여기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등대, 새벽부터 시작된 등대원의 24시를 보여주어 등대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화살표를 따라 이어지는 다른 전시실로 가보면 작은 모형 배들과 등부표, 인공위성, 항로위치, 점멸기, 고등, 공구, 기록표, 음파표시와 항로표시, 무종과 무종망치 등 등대와 관련된 모든 장비를 볼 수 있다. 출구 쪽에 있는 모니터에는 '가보고 싶은 등대'와 '재미있는 등대', '등대를 지키는 사람'등에 대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검색하게 되어있어 세계와 한국에 있는 각양각색의 등대를 알아볼 수 있다.


 전시관을 나와 보면 야외에도 여러 가지 안테나와 등부표, 등대, 싸이렌, 발전기, 고동과 함께 호미곶 등대의 멋진 모습도 볼 수 있다. 호미곶 등대는 철근 없이 벽돌로만 만들어진 높이 26.4M의 팔각형 등대로 1903년에 준공한 것으로, 6층으로 된 등대의 내부 각층 천장에는 조선왕조의 상징인 배꽃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라 한다.

 

 또 호미곶 등대 앞에 있는 해양수족관에는 해양개척과 해운 항만선, 해양수산, 해양연구, 바다목장, 해상안전, 해양조사, 선박의 변천사 등의 주제로 사진 또는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현대의 범선과 자동차운반선, 온누리호, 여객선, LNG수송선, 화물선, 여객선 등의 모형에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원시시대의 뗏목배와 가죽배. 통나무 배, 고대선박인 그리스 로마 갤리선, 중세선박인 바이킹선과 코크선, 중국 정크선, 지리 탐험시대의 범선, 19C기선, 20C 상선 등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 선박의 변천사도 눈길을 끈다.

 

 

 

 

  깊고 푸른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들... 사계절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상생의 손', 바람을 유용하게 이용하는 거대한 '풍력 팬', 설화를 생각하며 음미해보는 '연오랑 세오녀 상', 조형물 속에 감추어진 불씨를 가늠해보는 '영원의 불씨', 등대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등대박물관' 등 포항 구룡포의 호미곶을 둘러보며 부산으로부터 출발한 2박 3일간의 여행은 정리해 보았다.

 

  아름다운 풍경과 삶의 지혜가 만들어 낸 우리네 삶의 자취를 따라 나선 이번 여행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멋진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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