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용두산공원
용두산공원 부산타워에 올라 부산을 한 눈에
글·사진 남상학
부산 용두산공원은 중구 광복동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부터 소나무가 울창하여 송현산(松峴山)이라 불러왔고, 일명 초량소산(草梁小山)이라고도 하다가 산의 형태가 용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 하여 용두산(龍頭山)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따라서 영도다리 옆에 있던 중앙동 옛날의 부산시청자리는 용의 꼬리에 해당한다 하여 용미산(龍尾山)이라 하였다.
또 일제강점기에는 용두산 일대가 일본인에 의해 공원지대로 지정되었는데, 8.15광복을 맞자마자 일본신사가 헐려 없어졌고, 그 뒤 6.25전쟁 때 용두산은 부산으로 밀려든 피난민들이 판자촌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다가 1954년 12월 10일에 일어났던 큰 불로 용두산 피난민 판자촌이 불타 없어진 뒤 나무를 심었다. 1957년에는 고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따서 "우남공원"이라 불렀으나, 4.19혁명 이후 다시 용두산 공원(면적 약 69,000㎡ )으로 환원되었다.
정문 입구에 용두산기념비가 있다. 이것은 용두산이 공원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1944년 1월 8일 설치한 표지석으로 4m 높이에 이른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꽃시계다. 이 꽃시계는 아름다운 꽃 속에서 시간을 알려준다.
꽃시계 오른쪽으로는 1997년 12월 시민들의 정성으로 만든 부산의 상징인 ‘부산시민의 종’은 매년 제야를 비롯하여 3.1절과 광복절 등 부산의 각계인사와 시민들이 모여서 연 4회에 걸쳐 타종을 한다.
꽃시계 뒤로 우람하게 서있는 동상은 민족의 영웅이신 충무공 이순신장군 동상이다. 동상 왼쪽에는 4.19기념탑이 있다. 또 동상 뒤로는 용두산을 상징하는 용탑이 있다. 부산시민의 기상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높이 4m 높이로 1973년 10월 9일 설치한 것이다.
그리고 용탑 옆에는 백산 안희제 동상이 있다. 백산은 일제의 침략이라는 민족적 위기상황에서 국권회복을 위해 민족교육, 민족기업육성, 항일언론 등 다방면에 걸쳐 국내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였다.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9년 9월 7일에 설치하였다. 백산 선생의 유품과 구국운동자료 등은 백산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용탑 뒤로는 용두산미술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는 부산의 근대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유물 200여점과 개항기의 부산, 일제의 부산 수탈, 근대도시 부산, 한미관계, 부산의 비전 등으로 구성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은 부산 근대역사관의 성격이 짙다.
공원의 맨 위족에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부산타워는 부산을 상징하는 탑으로 해발 69m 높이 120m로서, 이 탑의 전망대는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오른다. 이 탑에서 바라보는 부산시 중심의 길게 뻗은 시가지와 아름다운 경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낮에는 바다까지 확 튀어 바라보이는 시원함이 좋고 밤에는 휘황찬란한 도시의 불빛이 은하수 별빛처럼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부산탑 꼭대기의 전망대는 경주 불국사 다보탑 지붕에 얹혀 있는 보개(寶蓋)를 본떠 만든 것이라 한다.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 2층에서 내리면 탑과 연결된 팔각정의 2층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지나 1층으로 내려온다. 3층으로 된 팔각정의 맨 아래층은 해양수족관이며, 2, 3층은 카페와 식당으로 운영한다.
그리고 공원 안에는 시민의 정서 함양을 도모하고 문화공간의 이미지를 살리려 문학비 거리를 조성하여 유치환의 ‘그리움’, 최계락의 ‘외갓집’, 장하보의 ‘원(願)’, 홍두표의 ‘나는 곰이로소이다’, 조향의 ‘에피소드’, 손중행의 ‘세월’, 김태흥의 ‘잊을래도’, 박태문의 ‘봄이 오면’, 원관의 ‘촛불’ 등 아홉 개의 문학비를 세웠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 유치환의 '그리움'
바람 불고 어둠이고 겨울이다
바람 그리고 어둠 걷히면
봄이 오리라
봄이 오면 임이여,
그대 눈물 글썽이리라.
그대 글썽이는
눈물 그대로 세상을 보면
그대 눈물 그 만큼 세상은 밝아오고
임이여, 그대 눈물 그 만큼
그 빛깔만큼
세상은 또 그만치 살고 싶어지리라
한결 더 살고 싶어지리라
- 박태문의 '봄이 오면'
용두산 공원은 부산시민들이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뿐만 아니라 휴식공간으로 가장 적당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외국인의 관광코스로 이용도가 높다.
또 노인들의 휴양지 및 인근 주민의 산책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광복동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몸이 불편한 분들은 편리하게 용두산 공원을 올라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원 진입로(약1㎞)는 대청동(미문화원 옆)에서 올라가는 도로 등 공원으로 연결된 도로는 5군데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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