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미도
낭만과 젊음이 넘치는 테마거리
글·사진 남상학
월미도에는 노래비 하나가 서 있다. 1954년대 많이 불렀던 노래로 세고천 작사, 전오승 작곡, 박경원이 부른 "이별의 인천항구"라는 노래다. 이 노래는 배가 무시로 드나드는 항구를 무대 삼아 살아가는 마도로스의 애틋한 사랑을 담은 애절한 노래다.
쌍고동이 울어대는 이별의 인천항구
갈매기도 슬피 우는 이별의 인천항구
항구마다 울고 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정 들자 이별의 고동소리 목메어 운다.
등대마다 님을 두고 내일은 어느 항구
쓴웃음 친 남아에도 순정은 있다
항구마다 울고 가는 마도로스 사랑인가
작약도에 등대불만 가물거린다.
노래비가 세워진 월미도 해안에 서니 바닷바람이 옷깃에 스친다. 한때 외국의 배들이 야심을 품고 드나들던 곳, 그러나 이제 월미도 바다는 우리의 깃발을 나부끼며 외국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기도 하다.
월미도는 본래 섬이었다. 그 생김새가 반달의 꼬리를 닮아 월미도라 불린다. 인천 앞바다 1km 거리에 떠있는 둘레 4km의 월미도는 지금 섬 아닌 섬으로 변모하고, 인천시민이나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제는 해양열차도 설치, 운행되고 있다.
1905년 일본이 이곳에 병참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제방에 도로를 만들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그 후 1960년대 길이 1km에 달하는 석축을 쌓으면서 동서 양축의 바다를 매립 확장하여 내항부두와 공장지대를 조성했다.
월미도는 효종4년(1653) 청나라 침략에 대비해 강화도로 가는 왕의 중간 기착지로 월미도에 행궁을 설치했다고 전해진다. 행궁의 위치는 동쪽해안에 있던 임해사터라고 되어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개화기 이후에는 군사요충지로서 포대와 성을 쌓았고, 6.25 전쟁 때에는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의 교부보로 이용되었고, 100년 전 우리나라 최초 미국 이민자들이 출항한 곳이다.
월미도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에 이르는 약 15년간 해수욕장, 식물원, 오락시설이 세워져 월미도 유원지의 전성기를 이루면서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당시 조선인과 일본인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월미도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한다.
이후 해수욕장과 식물원은 없어지고, 인천 앞바다를 일주하는 유람선과 영종도로 가는 선착장 옆의 해안선을 따라 깨끗하게 단장된 횟집들과 전망이 좋고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월미도는 낭만을 즐기려는 젊은이들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특히 1989년 7월 문화의 거리가 조성된 이래 문화예술의 장, 만남과 교환의 장 그리고 공연놀이 마당 등으로도 알려지기 시작한 월미도는 인천하면 떠올릴 만큼 유명한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간조시에는 갯벌이 노출되지 않아 항상 바닷물과 즐길 수 있으며, 주변에는 횟집 52동이 자리하고 있어 서해안의 별미를 맛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군침을 돌게 하고 있다. 길이 770m에 폭이 20m 정도에 불과한 작은 거리지만 이 거리는 문화와 예술 공연, 풍물이 어우러진 테마의 거리다.
바다와 접해 있는 쪽은 전부가 이색 카페와 식당들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뒤쪽은 대조적으로 놀이시설과 전통 음식점들과 카페, 회센터 등 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도 별스런 풍경이다. 휴일엔 각지에서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려와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구미에 맞는 음식을 골라 즐길 수도 있다.
월미도에 들어가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곳은 월미공원이다.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월미산을 산책로와 쉼터로 조성해 놓았다. 월미산 감상은 도보로 해야 한다. 발품을 들이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일주를 하다보면 산과 바다를 파노라마식으로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차량은 얼마 전까지 연병장으로 사용했던 운동장에 세워두면 된다.
월미산(해발 105m)은 섬전체가 공원으로 되어있으며, 산 정상에 오르는 2㎞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산에 오르면 인천 앞바다와 인천공항을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다. 인천 앞바다를 바라보는 월미공원 광장 전면에는 돌비 하나가 서 있다. 이름하여 "월미도 귀환기념비"
오랜동안 민간인 출입금지로 통제되었던 월미도가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하고 있다. 그래서 월미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으니 이 얼마나 기쁘지 아니하랴!
인천 앞바다의 어여쁜 눈썹, 월미도가 반세기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분단과 단절의 바다 황해(黃海)가 평화와 교류의 바다로 현신하는 찰나, 월미도가 눈부신 자태로 돌아왔다. 월미도는 보았다. 일본 및 서구 열강이 어떻게 은둔의 왕국, 조선을 위협했는가를! 그리고 월미도는 온몸으로 피흘렸다. 한국동란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면서! 월미도는 그 동안 내내 전우(戰友)의 땅 , 서해 용왕님도 숨고, 사람의 발길도 끊어졌다. 아, 우리 모두 월미도의 귀환을 축복하자! 그 비둘기의 전언(傳言)이 한반도 전체로, 동아시아 전역으로, 그리고 마침내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산되기를 기원하며, 월미도 공원을 삼가 인천 시민과 평화의 기획에 기꺼이 참여할 세계 시민께 바치노라. - 2001년 10월 15일 崔元植 撰 -
그동안 민족이 겪어온 수난의 역사는 곧 월미도의 수난으로 이어졌고, 이제야 정겨운 모습으로 월미도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또 현재 월미산에는 유리전망대가 우뚝 서 있어서 인천 앞 바다와 섬들이 보이고, 인천항 갑문과 항구 내. 외항에 정박한 크고 작은 각종 선박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정상에는 해안 경비를 위해 설치했던 방어 구조물을 복원해 이곳이 군사요충지였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산 구석구석에는 인천 경비를 맡았던 군 관측소와 발칸포부대의 구조물들이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월미공원 정문을 지나 바다 쪽으로 죽 돌아 들어가면 그제야 월미도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월미도의 중심은 아무래도 바다를 끼고 길게 꾸며진 테마거리. 이곳에는 관광객을 위하여 특성 있는 구간을 조성하여 ‘문화예술의 장’, ‘만남과 교환의 장’ 그리고 ‘공연놀이 마당’ 등으로 꾸며져 있어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하여 시민문화 의식의 고취와 지방 예술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
바다와 바로 연이어 꾸며져 있어서 서울의 대학로와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주말이면 이곳에는 젊은 춤꾼들의 춤솜씨와 노래솜씨를 볼 수 있고, 거리 끝으로 가면 바다에 손을 담그고 쉴 수 있도록친수공간인 ‘바다쉼터’가 꾸며져 있다.
여기서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사람들도 있다. 그 뒤로는 넓은 야외공연장까지 마련되어 있어 예술과 유흥이라는 상반된 문화가 잘 섞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테마거리의 왼쪽 면은 월미도 카페의 원조격인 예전과 허리케인을 비롯해 온통 횟집과 카페, 레스토랑들이다. 2층에 서면 테마거리를 거리는 사람들과 그 너머로 파도에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카페라인을 넘어 들어가면 놀이공원이 펼쳐진다.
월미도 놀이공원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아폴로 디스코와 바이킹. ‘월미도에 가면 바이킹을 타야 후회가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이곳의 바이킹은 전국에서 가장 짜릿하기로 소문나 있다. 또 다른 곳과는 다르게 DJ들이 걸쭉한 입담으로 진행하는 ‘아폴로 디스코’도 월미도만의 이색 놀이다. 놀이공원 뒤쪽은 제일 먼저 지나온 월미공원 후문으로 연결된다.
인천시는 월미도를 2010년대 초반까지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최근 국내 87개 건설, 금융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월미관광특구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월미도 개발 계획 수립, 한국이민사박물관, 월미 공원, 해양이블카 건설 등을 건설했다.
월미도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유람선 여행도 놀이동산만큼이나 연인들에겐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다. 테마거리의 초입에 해안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타이타닉의 축소판 같은 유람선 코스모스호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작약도 등 주변 섬들을 둘러보는 즐거움, 특히 일몰 무렵 서해의 여러 섬들을 굽어보게 된다면 여느 크루저 여행에 못지않은 황홀감을 맛볼 수 있다.
하루 5차례(12시, 오후 2시. 4시, 6시, 8시) 왕복 1시간 10분 동안 운행되는 배에서 듣는 그룹사운드의 라이브무대도 즐겁고, 옥상에서 갈매기 떼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것도 독특한 재미를 준다. 코스모스해양관광유람선 (031-764-1171
유람선 선착장 옆에는 바로 영종도를 운행하는 용주해운의 카페리가 있어 영종도의 구읍나루까지 차와 승객들을 실어 나른다. 수없이 날아드는 갈매기와 함께 15분 정도 바다여행을 즐기다 보면 구읍나루에 닿는다. 구읍나루에는 자그마한 어시장과 회센터가 있어 월미도와는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월미도관광안내소(032-765-4169)
* 도로안내 : 경인고속도로 종점(직진) →해운항만청 사거리(우회전) →신광초등학교 사거리(좌회전)→인천역(좌회전)→월미도 * 주변여행지 : 송도유원지 20분, 자유공원 20분, 인천대공원 30분, 을왕리 해수욕장 배편 30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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