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중심가
세계최고의 빌딩 '타이베이 101'과 그밖의 건물들
글·사진 남상학
타이베이는 전통적인 생활과 문화 속에서도 타이베이인들의 성실한 노동과 탁월한 계획의 결과로 짧은 시간 안에 경제적인 기적을 이루었다. 현대적인 건물들과 백화점들이 도시의 외형을 변화시켰고,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정찬과 국제적인 스타들의 문화 공연은 타이완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타이베이에서는 아름다움과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로서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다면성을 읽을 수 있다. 활기찬 거리와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몇개의 건축을 살펴본다.
타이베이시 시먼띵거리(西門町)
이곳은 타이베이시에서 최초로 형성된 보행자거리로서 각종 대형 쇼핑몰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완니엔(萬年), 라이라이(來來), 청핀(誠品) 등 대형쇼핑센터와 백화점들은 물론이고 거리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의류, 신발, 잡화, 음반 등을 판매하는 상점과 버블티나 각종 먹거리를 진열해 놓고 파는 길거리 음식점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영화관이나 노래방 등 기타 휴식공간과 위락시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휴일이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곳 시먼띵 거리를 메운다. 또한 유명 스타들의 싸인회와 콘서트 등의 행사도 자주 열려, 영화나 음악 매니아들로 항상 북적대는데 이것 역시 시먼띵의 특색 중 하나이다.
세계최고의 빌딩 타이베이국제금융센터(타이베이 101)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에 건립된 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는 세계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높이 508m, 지상 101층, 지하 5층 건물로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452m)보다 56m나 높다. 6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04년 말 완공된 이 빌딩은 통칭 ‘타이베이 101’로 불리는데, 그야말로 대만의 자존심이다.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의 중심가에 위치한 이 빌딩은 대만의 세계적 건축가 리쭈위엔(李祖原)이 설계한 것으로 거대한 대나무가 하늘로 뻗은 형상이다. 8층씩 묶어 8개의 층으로 올려 그런 모양을 만들어 냈는데, 숫자 ‘8’은 중화문화에서는 ‘성장, 번영, 발전’을 의미하는 한자 ‘發’과 발음이 같은 길(吉)한 숫자이기 때문이다. 층마다 모서리에 두 마리 용머리 형상이 8개씩이 있고, 26층에서 27층 사이에 각 면마다 대형 엽전(葉錢)을 형상화한 장식이 붙어 있어 이 건물의 용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1층부터 6층까지는 세계의 유명 브랜드들이 다양하게 입점해 있는 쇼핑센터, 맛갈스러운 음식을 자랑하는 푸드코트와 고급 레스토랑 등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5, 6층은 피트니스 센터, 9층에서 84층은 하루 평균 2만 명이 상주할 사무실이며, 85층에서 88층은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최고의 전망을 겸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고, 89층은 관람 전망대, 그리고 92층에서 100층까지 뾰족한 탑은 통신센터로 사용된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도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고다. 분속 1000m짜리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두 대 있다. 5층 매표소에서 89층 전망대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37초. 24인승짜리 평범한 엘리베이터 안에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89층에 자리한 전망대는 시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단번에 타이베이의 명소로 부상했다. 밤이 되면 에메랄드 빛 조명이 온 빌딩을 감싸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처음 101층을 올리겠다고 기반공사를 시작하면서 지진을 감안해서 지하 80m까지 기둥 380개를 박았다고 한다.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들은 저마다 독특한 구조로 바람의 저항을 조절해주는 거대한 공기제동기(wind damper)가 있는데, 이 건물의 제동기는 12.5㎝ 두께 철판 41개를 겹겹이 쌓아 만든 660톤짜리 쇠구슬이다. 87층과 92층 사이에서 매달아 바람의 저항을 40% 가량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다른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들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테러와 화재, 지진 등을 모두 감안해서 설계된 최첨단 빌딩인 셈이다.
또한 타이베이 101빌딩은 외양에서부터 중화적인 색채와 사상,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제도시 타이베이의 모습이 물씬 풍겨난다. 주변은 세계무역센터의 전시장들과 국제컨벤션센터(國際會議中心), 세트라(Cetra)빌딩이 자리 잡고 있는 타이베이 경제중심지로 매년 수많은 교역 전시회와 각종 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다.
또한 부근에 17개의 영화상영관과 식당, 쇼핑센터 및 기타 편의시설을 모두 갖춘 미국식 복합 오락공간인 워너시네마 빌리지(華納威秀影城), 신꽝미쯔코시백화점(新光三越百貨), 뉴욕뉴욕쇼핑센터가 있어 전시회 참가를 목적으로 한 출장이나 시내관광 때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미라마 엔터테인먼트파크(美麗華百樂園)
타이베이101빌딩과 함께 볼거리, 즐길 거리가 충만한 타이베이의 명물로 자리잡은 미라마 엔터테인먼트 파크(Miramar Entertainment Park가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2004년 개장된 미라마엔터테인먼트파크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신개념 쇼핑몰로서 타이베이시의 새로운 쇼핑의 메카 겸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쇼핑몰은 본관(Family Hall)과 영홀(Young Hall)로 나누어져 본관은 가족중심의 쇼핑몰로, 영홀은 젊은 층을 겨냥한 감각적 쇼핑몰로 구성되어 있다. 본관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지하1층 푸드코트와 세계 각국 일류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명품관, 남녀패션의류코너와 아동용품이 층별로 구비되어 있다. 5층에는 고급호텔 연회장과 일류레스토랑, 바 등이 입점하여 있고, Sky Square를 중심으로 회전 전망차와 회전목마 탑승구와 IMAX 매표소가 있다.
특히 100m높이를 자랑하는 회전 전망차는 타이베이시의 전경을 감상하고자 하는 여행객들과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고자 하는 커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이다. 어둑해질 즈음, ‘하늘의 기쁨, 땅의 색, 바람의 춤’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네온램프 조명을 점등하여 타이베이 밤하늘을 수 천 가지 색으로 물들인다. 회전 전망차가 서서히 올라갈수록 눈앞에 더욱 신비롭고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진다.
영홀은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한 패션의류와 스포츠의류 및 용품이 주를 이루며, 5층에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선보인 655평의 대규모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거대한 채광창으로 낮에는 양명산의 자연을, 밤에는 타이베이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전면에 위치한 대형무대에서 날마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6층에서 9층에 입점하여 있는 삼성 IMAX영화관의 특징은 높이 21m, 폭 28m의 세계 최대 스크린이다. 미라마에서 제공하는 3D안경을 착용하면 마치 영화 속 세계로 들어간 것처럼 영화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좌석 높이와 스크린은 404명까지 수용 가능한 영화관 내부에서 위치와 각도와 관계없이 시야에 방해 받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대형 볼처럼 생긴 외관의 '징화청(京華城)'
건물은 네모라는 고정관념을 깬 독특한 디자인의 백화점이 타이베이에 있다. 대형 볼처럼 생긴 외관이 도무지 백화점이라 믿기지 않는 징화청(京華城)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형 백화점이다. 외관뿐 아니라, 내부 역시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네모난 대형 백화점이 동그란 공을 감싸고 있는 듯한 모양으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원형 백화점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에서 봤던 우주 도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직경58m의 원형으로 설계되어 있는 징화청은 명품 숍과 세상에서 하나뿐인 독자적인 상점들이 모여 있으며, 24시간 동안 교대로 쉬지 않고 영업하여 모든 소비자의 요구를 십분 만족시킨다.
쇼핑, 오락, 비지니스 및 매체가 종합되어진 쇼핑센터이며, 또한 4000여 평의 녹지공간을 마련하여, 다원화된 휴식공간에서 소비자가 쇼핑센터의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쇼핑 공간은 물론, 푸드 코트와 펍(pub), 오락 공간 등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원형 백화점에 조명으로 세계 최대 기념 축구공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번쯤 꼭 가볼 만한 독특한 공간이다.
이렇듯 현대적인 건물들과 백화점들이 도시의 외형을 변화시켰고 멋진 레스토랑에서의 정찬과 국제적인 스타들의 문화 공연은 타이완의 분위기를 바꾸어 놓았다. 이것은 타이베이인들의 성실한 노동과 훌륭한 계획의 결과물이다. 그리하여 타이페이는 사람, 자동차, 스모그로 가득 찬 도시이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열기와 활기가 가득 찬 곳이다.
편안하게 쉴 만한 단기경유지는 물론 아니지만 입맛을 당기는 음식들과 친절한 사람들, 몇 곳의 일류 관광명소로 한번 들러볼 만하다. 한 눈에 봐도 타이페이시는 사방팔방 뻗은 정신없는 도시로, 정확한 지도와 나침반(농담이 아니다)을 가지고서야 타이베이 도심 구조에 대한 이치를 서서히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이베이시는 분명 타이완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자 문화의 중심지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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