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Chicago)
스카이라인(Sky Line)이 아름다운 건축의 도시
- 물과 바람과 건축의 도시 -
글·사진 남상학
시카고는 일리노이주의 가장 큰 도시로 미시간 호의 남쪽 끝 근방에 있다. 미국 중서부의 산업, 교통 중심지이다. 19세기 후반에 급격하게 성장하여 한 때는 알카포네 등 폭력단으로 유명해졌고, 요즘에는 수많은 회의가 열리는 도시가 되었다.
시카고의 면적은 590㎢, 인구는 약 300만 명으로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제2차 세계대전 후 흑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여 시 인구의 약 39%가 흑인이다. 또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약 10만 명 정도의 한인 동포가 시카고 북부 교외에 집중되어 살고 있다.
로렌스Lawrence와 링컨Lincoln 가를 중심으로 상가를 형성하여 시카고 시청에서는 한인 상인들의 기여를 기념해 로렌스 가를 Seoul Drive로 명명했다.
▲ 한때 세계 최고층 건물로 기록됐던 시어스타워(110층).
▲ 시카고 불스의 상징물 '소'. 시카고에서 시카고 불스의 인기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게 거리 곳곳에 위치해 있는 소들이다.
알 카포네(1899∼1947·1920년대 시카고 마피아 대부), 시카고 컵스와 화이트삭스(야구단), 마이클 조든과 시카고 불스(농구단), 110층의 시어스타워(1974∼96년 세계 최고층 건물), 재즈와 블루스, 시카고 심포니오케스트라…. 모두 ‘메이드 인 시카고’다. 이 밖에도 축제 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세계 유명 건축가들의 경연장
시카고의 첫인상은 화려하다. 시카고는 건축가들의 놀이터 같다고나 할까. 1871년 대화재 이후 철저한 도시 설계로 이뤄진 초고층빌딩의 절묘한 스카이 라인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하늘로 뻗은 마천루(스카이스크레이퍼)가 펼치는 스카이라인 덕분이다. 마천루(skyscraper)란 보통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 건물로 정의된다. '마천루'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885년 미국 시카고에서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거리는 달랐다. 고풍스러웠다. 고딕(시카고 트리뷴 타워)과 아르데코 등 20세기 전반기 양식의 건축물이 많기 때문이다. 시카고 건물의 특징 중 하나는 회전문. 한겨울의 찬바람을 막기 위한 것인데, 시카고의 별명이 ‘바람 센 도시(Windy City)’다. 그 바람의 원천은 미시간 호.
▲ 시카고 스카이라인 야경
대화재 딛고 건축도시로 거듭나다
시카고 시의 깃발은 시카고의 역사와 면모를 담고 있다. 두 개의 파란 줄과 그 사이의 빨간 별 네 개. 파란 줄은 물(미시간 호, 시카고 강, 호수와 강을 잇는 운하), 빨간 별 중 하나는 불(1871년 시카고의 3분의 2를 태운 대화재)을 상징한다.
▲ 애들러천문대 앞 광장에서 미시간호수와 시카고 다운타운을 배경으로(시카고숭의동문회 초청으로 방문했을 때 동문회 회장 힌인순, 부회장 김은희 씨와 함께 )
시카고는 물과 불로 번성한 도시다. 물을 다스리는 자, 세상을 얻듯 시카고는 물을 잘 다스려 ‘세컨드 시티’(뉴욕에 이은 두 번째 금융시장)가 됐다. 인공 운하로 미시간 호와 미시시피 강을 시카고 강을 통해 연결시킨 대역사(大役事) 덕분에 시카고는 대규모의 내륙항이 됐다. 미국 동부와 대서양의 선박이 오대호를, 남부와 멕시코 만의 선박이 미시시피 강을 따라 들락거리면서 제조업과 물류기지가 들어섰고 금융도시로 발전했다.
시카고 대화재는 시카고를 건축 도시로 거듭나게 했다. 소실된 땅은 20세기 건축 실험의 각축장이 됐으며 세계 첫 스카이스크레이퍼(홈 인슈어런스 빌딩·1885년)를 비롯해 시어스타워(442m) 등이 들어섰다. 이 외에도 AON센터(346m), 존 핸콕 센터(344m) 등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서있다. 시카고 문화센터, 해럴드 워싱턴 도서관 센터 등은 상업적 고층 건물과 달리 웅장함과 멋스러움을 지닌다. 그래서 시카고를 ‘살아있는 건축 박물관’으로 부른다. 시카고의 건축물을 제대로 보려면 건축협회의 시카고 강 보트 투어가 좋다.
계획 없이 찾아도 볼거리가 많은 도시
▲ 잔디공연장 '프리츠커 파빌리온'
가이드북의 글귀인데 실제 그렇다. 공원 박물관 공연장 등 즐길 곳이 많은 덕분이다. 시카고에는 공원도 많다. ‘밀레니엄 파크’는 시카고의 얼굴이라 해도 좋은 곳. 그 안의 잔디공연장 ‘프리츠커 파빌리온’은 설치조각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건축의 거장 프랭크 개리 씨가 설계했는데 파격적인 무대와 음향 시스템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거대한 스테인리스강 설치조각인 ‘클라우드 게이트’.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된 이 작품은 거울 같은 표면에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을 담아 보여 준다.
기발한 설치조각 두 점도 인기다. 수은 덩어리를 본뜬 ‘클라우드 게이트’는 거울 같은 표면에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담아 보여 준다. ‘크라운 파운틴’은 물이 흐르는 유리벽(모니터)으로 얼굴(동영상)을 보여 주는 대형 구조물 2개를 마주 세운 작품. 시카고의 상징인 물과 시민을 담고 있다.
Cloud Gate는 영국 조각가 Anish Kapoor라는 사람의 첫번째 옥외 대형 조각물이라 한다. 110톤이나 나가고 이음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유광의 stainless steel plates다. 시카고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그대로 보여주며 곡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치 시카고를 광고하는 아주 색다른 옥외 광고물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가까이로 가면 자신들의 굴곡된 이미지를 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정말 작품이다.
시카고는 재즈 블루스 가스펠의 고장이기도 하다. 시카고가 음악 도시가 된 것은 철도 때문이다. 미시시피와 시카고 사이의 열차 운행이 시작되면서 흑인 음악가들이 시카고로 몰려왔다. 무디 워터스, 버디 가이, 처크 베리 같은 유명 가수가 바로 시카고에서 활동했다.
▲ 크라운분수대
남부 흑인의 애환이 깃든 이 음악들은 바에서 들어야 제격이다. 레스토랑을 겸한 하우스 오브 블루스에서는 저녁마다 공연이 펼쳐진다. 흑인합창단의 화음과 함께하는 일요일 ‘가스펠 브런치’(뷔페식)도 명물이다.
시카고는 음악의 도시답게 블루스와 가스펠 페스티벌(6월초), 컨트리 페스티벌(6월말), 라틴 음악 페스티벌(8월말), 재즈 페스티벌(9월초), 월드 뮤직 페스티벌(9월말) 등 다양한 음악제가 열린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시기를 맞춰 방문하는 것도 좋다.
▲ 시카고 선데이 브런치
시카고의 음식 맛도 이색적이다. 두툼한 시카고 피자는 맛과 모양이 유별나다. 전통 핫도그도 비엔나 소시지만 쓰고 케첩은 뿌리지 않는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맥도널드 햄버거의 1호점(시카고)도 명소 중 하나. 최고급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페닌슐러 호텔의 중식당 ‘상하이 테라스’를 권한다.
시카고에는 박물관이 13개나 있다. 시카고는 건축으로도 유명하다. 하늘을 향해 솟은 마천루와 개성 강한 건물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 건물을 가까이서 보려면 운하에서 배를 타고 도심을 관통하는 건축 투어 프로그램이 좋다.
시카고의 또 다른 매력은 박물관이다. 애들러 천문대, 쉐드 아쿠아리움, 필드 뮤지엄 등이 몰려있는 미시간호 주변을 ‘박물관 캠퍼스’라고 부를 정도다. 미라, 이집트 무덤, 미국 원주민의 공예품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완벽한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을 전시한 필드 뮤지엄은 시카고의 자랑이다.
▲ 애들러천문대
앤디워홀 1962∼64’전(현대미술관)과 ‘투탕카멘과 파라오의 황금기’전(필드 뮤지엄)이 한창이다. 축제도 연중 쉼없이 열리는데 6월에 열리는 ‘시카고 블루스 페스티벌’(8∼11일) ‘그랜트파크 뮤직 페스티벌’(14일)이 볼 만하다. ‘매그니피슨트 마일스’는 연간 2200만 명이 찾는 쇼핑 거리. 상점 460개, 레스토랑 275개, 특급호텔 51개가 쇼핑과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 여행 정보▽항공=대한항공(매일 출발·kr.koreanair.com)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월 수 토요일·www.flyasiana.com)이 최근 취항. 소요시간은 12시간 40분.
▲ 미시건 호수의 비치에서 연인들은 서로 부등켜 안은 채 사랑을 나누고 있다.
⊙ 숭의여자고등학교 시카고 동문회 초청시 사진들 ⊙
▲시카고 기독교방송국 출연 후 촬영(맨 좌측이 방송국장 김순철 목사, 맨 우측이 필자)
▲숭의여고동문회 임원들과의 간담회
▲동문회 오신애 총무댁 초청을 받고
▲미시간호수와 시카고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선 필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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