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가장 매력적인 항구도시
-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 등 -
글·사진 남상학
시드니의 매력은 아름다운 코발트 빛 바다와 어우러진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공원과 녹지가 잘 조화된 시가지,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해변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아담한 범위 안에 그 모든 것이 담겨져 있어 관광객에게는 더 없이 반갑다.
서큘러 키에서 세계 3대 미항인 항구 모습에 감동하고, 달링 하버에서는 수족관과 쇼핑센터를 둘러보아야 한다. 거리 산책이 끝나면 본다이 비치나 맨리 비치 등 아름다운 전망과 경치를 자랑하는 해변이 있어 해수욕이나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은 도시’, 그곳이 시드니이다.
매력적인 미항의 도시 시드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에 세워진 시드니는 남쪽으로는 캔버라, 북쪽으로는 포트스테판과 이어진다. 매력적인 항구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美港)으로서 관광객들의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로 호주 개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1788년 최초의 이민선단이 상륙했던 곳이 바로 서큘러 키로, 이민자들은 이곳부터 대륙의 안쪽을 향해서 개척을 시작했다. 이민자들이 최초로 도시를 만든 곳은 서큘러 키와 근접한 록스이다.
지금은 관광명소로 탈바꿈되어 아름답게 정비되었지만 이러한 록스에 도시의 기초가 세워지기 이전인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시드니는 바위 투성이의 황량한 들판에 불과했다. 바위를 깨고 길을 만들고 교회나 관공서를 직접 세운 것은 영국에서 끌려온 죄수들이었다.
그 후 1820~30년대가 되자 목양업이 발전, 시드니는 번영의 실마리를 잡게 된다. 이후 시드니는 오스트레일리아 제1의 도시로 발전하여, 수도는 아니지만 라이벌인 멜버른을 제치고 경제의 중심지로서 군림하고 있다. 일찍이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 주의 주도이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보다 더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으며 전 세계 도시평가에서도 연속 3년간 최고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도심 속의 휴식 공간 하이드 파크(Hyde Park)
캔버라에서 출발 시드니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Sydney YWCA Notel에 짐을 풀고 첫날은 자유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숙소 인근에 하이드 파크(Hyde Park)가 있어 공원 산책을 하였다.
하이드파크는 시드니 다운타운 한가운데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공원으로 런던의 하이드 파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울창한 나무 숲길과 넓은 잔디가 있어 시드니 시민의 친근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파크 스트리트(Park St.)가 달리고 있어 공원이 이등분된 듯 보인다.
파크 스트리트(Park St.)를 기준으로 북쪽 공원에는 전쟁으로부터 평화를 찾자는 의미로 만들었다는 아치볼드 분수(Archibald Fountain), 남쪽 공원에는 제임스 쿡의 동상과 연분홍빛의 앤잭 전쟁 기념관(Anzac War Memorial)이 단아한 모습으로 서있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St. Mary's Cathedral)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시드니 시내의 중심인 하이드파크 북동쪽에 있다. 고딕양식의 커다란 석조 건물인 세인트 매리 대성당은 역사적으로나 중요성 면에서 남다른 성당으로 시드니의 랜드마크 구실을 해주고 있다. 세인트 매리 대성당의 주춧돌은 1868년 대주교였던 베데 폴딩(Bede Polding)에 의해 놓여 졌으며, 이전에 호주 최초의 카톨릭 성당이 1865년 화염으로 소실된 자리에 지어진 것이다.
또한 이 성당은 시드니 카톨릭 커뮤니티의 영적인 고향이며, 호주 카톨릭 신앙의 어머니 격이 되는 성당이자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성당으로 남녀의 결혼식장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한다.
시드니 하버 브릿지(Sydney Habour Bridge)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 나와 조폐국, 주립도서관, 최초의 병원 등을 거쳐 서큘러 키 역쪽으로 이동했다. 시드니 항의 모습이 나타나고, 그 바다 위로 떠 있는 아치형 다리가 보였다. 이것이 그 유명한 시드니 하버 브릿지.
1932년 3월19일에 개통되었으며, 다리의 전체 길이는 1,149m로 뉴욕의 베이욘 다리보다 약 60cm짧아 세계에서 두 번째에 해당한다. 전장 503m의 싱글아치(single arch)형 다리이며, 시드니항의 상징이다. 해면에서 도로까지의 높이가 약 59m에 달한다. 이 대형 다리는 마치 옷걸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낡은 옷걸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시 중심과 북쪽 시드니를 연결하고 있다. 30년대 경제 대공황 때 불황 대책으로 만든 다리로 시드니의 상징물이며,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파이론 내부를 통해 다리 위로 올라 갈 수 있으며, 인도도 있어 북쪽으로 걸어갈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간(교량아치의 지주에서 지주까지의 길이)인 것도 자랑거리이다.
최근에 해저터널이 뚫렸으며, 8차선의 차도, 전철 선로, 자전거 전용도로 및 인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교각 전망대에는 다리 건설 역사관이 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시드니 항만의 전경은 일품이다.
현대 건축의 경이(驚異),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
시드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뭐니뭐니 해도 오페라하우스이다. 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현대 건축의 경이로서, 호주의 도시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건물이다. 덴마크의 건축가 요른 우츤(Joern Utzon)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1954년에 착공하여 19년간의 공사 끝에 1973년에 완성하였다. 지붕은 백만 개가 넘는 세라믹 타일로 이루어져 있다. 지붕은 오렌지 껍질을 벗겨놓은 모양이다. 시드니 항구의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오페라하우스의 조형미는 시드니의 스카이라인을 특징짓는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4개의 커다란 홀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1천 5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오페라 극장을 비롯하여 2천 9백 명이 들어설 수 있는 콘서트홀이 있고, 544석의 드라마 극장, 288석의 스튜디오, 400석의 연극무대로 구성되어 있어 오페라, 콘서트, 연극, 영화 등을 공연할 수 있는 종합 공연장을 갖춘 셈이다. 그리고 약 1천여 개의 작은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페라 하우스는 1년 내내 음악회, 가극 등의 공연이 열리며, 공연 프로그램은 극장 안내소에서 자료를 구할 수 있다. 홍보를 위한 무료 공연도 가끔 열리므로 여행 중 관람할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오페라하우스의 구조를 돌아보는 동안에도 공연이 계속되고 있었다. 오페라하우스를 돌아보고 나와 멀리 떠 있는 하버 브릿지의 야경을 보며 비 내리는 시드니 항의 멋을 감상하며 발길을 옮겼다.
시드니의 명소,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는 블루 마운틴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악지대이다.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약 1,000m대의 산맥을 온통 뒤덮은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증발된 유액이 햇빛에 어우러져 빚어내는 푸른 안개현상으로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시드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꼽힌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형상 평면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곳은 1000m 높이의 구릉으로 계곡과 폭포, 기암 등이 있어 산악지대의 색다른 멋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색깔이 계절에 따라 계속 변화하므로 장관을 이룬다.
* 에코 포인트(Echo Point)
블루 마운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은 '에코 포인트(Echo Point)'라는 전망대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할 만큼 유명한 곳이다. ‘ 에코 포인트’는 일대에 형성된 산악지대를 일컫는 말로 호주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린다. 짙은 원시림으로 뒤덮인 한편에 전망대가 위치해 있으며, 여기에서 세자매 봉우리(The Three Sisters)의 기암이나 재미슨 밸리(Jamison's Valley)의 숲을 바라볼 수 있다.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이 남성적이라면 호주 블루마운틴의 에코포인트는 여성적이라 할 수 있다. 멋진 일출은 물론 블루 마운틴의 상징인 '세 자매 바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유래가 내려오는 이 바위는 원래는 일곱 자매였는데, 오랜 침식작용으로 인해 지금은 세 개의 바위만이 남았다고 한다.
* 궤도 열차(Scenic Railway)의 스릴
또 블루마운틴에서는 궤도열차(Scenic Railway)의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에코 포인트 전망대에 가깝게 위치한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과거에 블루 마운틴에서 석탄을 채굴할 때 사용하던 궤도열차를 복원하고, 개보수하여 놀이시설 형태로 꾸민 것이다. 스릴은 일반 놀이시설보다 다소 떨어지겠지만, 경사 50도의 궤도열차를 타고 어둠속으로 밀려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면서 과거 석탄채굴 현장으로 나서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궤도열차를 타고 내려가서 바로 다시 올라올 수도 있으며, 내려가서 도착한 지점에서 내려서 블루마운틴 산보를 즐긴 후에 케이블카나 다시 궤도열차를 이용해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다. 바닥 정거장에서 동쪽으로 12분 걸으면 폭포를 밑에서 볼 수 있는 웅장한 카툼바 폭포와 쿡스 크로싱이 나온다. 바닥 정거장에서 서쪽으로 보드워크(Boardwalk)를 따라 80m 걸으면 옛날 광산의 입구가 나온다. 거기에는 광산의 역사와 관련한 시청각 시설이 있고, 당시 광부와 그의 조랑말을 형상화한 "아더"와 "크리미"를 만날 수 있다.
* 케이블카 시닉센더(Sceniscender)
보드워크를 따라 310m 더 가면 시닉센더 케이블카의 바닥 정거장에 도착한다. 시닉 센더란 열차(Katoomba Scenic Railway)시설과 함께 연동해서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말한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산책을 즐기면서 블루마운틴의 수풀을 감상하고 과거 석탄채굴 현장의 유적들을 둘러본 후에 이 시닉 센더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위로 올라오는 관광코스를 선택하게 된다.
케이블카 시닉 센더를 운행하는 여승무원 또는 남승무원의 재기있는 말투와 몸짓이 매력적이고, 내려가고 올라가면서 블루마운틴의 엄청난 나무들, 웅장한 양치류, 멋있는 숲속의 새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케이블카 시닉 센더를 운행하는 여승무원 또는 남승무원의 재기 있는 말투와 몸짓이 매력적이고, 내려가고 올라가면서 블루마운틴의 엄청난 나무들, 웅장한 양치류, 멋있는 숲속의 새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시닉 센더는 양쪽으로 매 10분마다 운행한다.
바다 밑에 설계된 시드니 수족관(Sydney Aquarium)
바다 속의 신비한 모습을 실감 있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달링하버 오른쪽에 위치한 바다 밑으로 설계되어 있다. 약 5천여 종의 해양생물들이 대형수족관 및 50여 개의 크고 작은 수족관에 전시되고 있어서, 이곳을 방문하고 있으면 무시무시한 악어를 만나고, 호주에서 가장 큰 강을 경험하고, 늪지대를 지나며, 바다표범이 발아래에서 헤엄치는 물위를 걸어볼 수 있으며,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의 빛깔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방문의 최고 클라이맥스는 '오픈 오션(Open Ocean)' 전시관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그레이널스 상어를 보는 것이다. 가오리, 뱀장어, 상어 등이 머리 위에서 미끄러지듯 지나 다니는 두 개의 떠있는 거대한 수족관 밑으로 대형 아크릴판 지하 수중터널을 따라 걷는 것도 또 하나의 묘미이다. 호주의 대표적인 솔트우터 악어가 무시무시한 반면에,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에서는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열대어와 산호를 만날 수 있다. 해양 포유동물 구역 (Marine Mammal Sanctuary)에서 바다표범의 유쾌함을 느끼고, 어린이들은 터치풀에서 해양생물을 만져볼 수 있다.
바다 속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코스는 시드니만과 태평양의 오픈 오션이다. 두 곳 모두 큰 수조 속에서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터널이 마련되어 있다. 한번 둘러보는데 1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다이버가 수중에서 상어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어, 말레이어, 인도네시아어, 한국어, 타이어 등으로 된 안내문이 준비되어 있다.
야경을 볼 수 있는 시드니 타워(Sydney Tower)
시드니 타워는 피트 스트리트(Pitt Street)와 마켓 스트리트(Market Street)의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1983년에 완성된 시드니 타워는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서 높이가 약 304m나 된다. 타워를 오르는 엘리베이터 시설은 3단식으로 되어 있으며, 매시간 약 2천여 명의 승객이 이용할 수 있고 최저층에서 최고층까지 올라가는데 약 40초가 소요된다.
건축가 도날드 크론의 작품으로 무게 7톤의 케이블 56개 다발로 지탱되고 있는 이 타워는 9층까지 있는데 타워의 1층에는 고급 레스토랑이 있고, 2층에는 회전 레스토랑, 3층에는 커피라운지, 4층에는 시청각 전시대가 있고, 5층과 6층에는 에어콘디셔닝 시스템이, 7층에 있는 16만 2천ℓ의 물탱크는 시계추 역할을 하여 강풍이 있을 경우에는 바람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여 시드니 타워를 다시 안정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라 한다.
전망대에서는 고성능 망원경으로 동쪽으로 태평양, 서쪽으로는 블루마운틴, 남쪽으로 울릉공, 북쪽으로 팜비치까지 볼 수 있다. 2개의 회전 레스토랑이 있다. 시드니 시내와 항구 전체는 물론 시드니 근처의 울릉공시와 블루마운틴까지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올라간 것은 저녁을 먹은 뒤여서 시드니 타워에 올라가 야경을 보았다. 너무 멋진 광경이라 관람료가 아깝지 않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본다이 비치(Bondi Beach)
본다이(Bondi)는 호주 원주민 언어로 바위에 '부서지는 흰 파도'라는 뜻이다. 시드니의 해변 가운데 가장 유명한 비치로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규모도 크며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어우러진 파도가 서핑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널리 알려진 만큼 주변에는 저렴한 여행자 숙소와 카페 등이 있어 많은 젊은이들이 비치 주변에 머물면서 서핑을 배우기도 한다.
해변거리에는 유명한 피자집과 레스토랑, Fish & Chips(호주인이 즐기는 음식) 가게가 줄지어 있어서 이곳에서 음식을 사서 잔디 위에서 푸른 바다와 갈매기와 함께 식사하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이다. 호주의 여느 비치처럼 상체를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고 일정 기간에는 일부 구간이 누드 비치로도 활용되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러워 어색하지 않게 어울려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매력적인 해변 포트스테판
포트스테판은 시드니에서 동부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약 2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환상적인 해변 도시로 40km길이의 환상적인 황금 해변과 호주 내륙지방으로 가야만 볼 수 있는 사막지대가 해변지역과 어울려 있어 신비롭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저절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시드니에서 약 3시간 소요. 이곳에선 인공의 화려함을 찾기 힘들다. 모든 게 자연 그대로다. 뛰어들면 파랗게 물들 것만 같은 짙푸른 바다, 보드라운 황금빛 모래 해변, 선글라스 없이는 견디기 힘들만큼 강렬한 햇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요트, 바닷가에 지어진 야트막한 별장 등 마치 그림엽서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다.
먼저 사막투어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와이키키 해변을 덮기 위해 수입해 갔을 정도로 사막의 모래가 곱다. 스탁턴 비치(stockton beach - 넬슨 베이에서 30분 소요)에 있는 30m 높이의 모래언덕을 낙타나 4륜차를 타고 지날 수도 있고, 모래언덕 위에서 모래 스키를 즐길 수도 있다. 우리는 모래스키 타는 것을 선택했다. 높이 30m에 45도의 급경사 모래언덕에 올라 미끄러져 나무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스릴도 경험할 수 있다. 모래언덕의 급경사를 내려가는 놀이이다. 모래가 곱기 때문에 다칠 염려는 없으나 신나게 내려갔다 다시 걸어 올라오는 것이 조금 고생이라면 고생이다. 처음에는 겁이나 못하던 사람도 한번 해보고는 즐거워한다.
또 이곳 해안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하거나 선탠을 하는 것뿐 아니라, 해변에서 피피조개(바지락보다 조금 큰 조개)를 채취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피피조개는 바다 물속에서 발가락으로 모래를 조금만 파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신선해서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피피조개는 손과 발을 사용해 채취하는 것만 허락된다. 또한 개인 당 50개 이상은 캘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호주 돈 7,000달러(약 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또한 낚시를 즐길 때에도 20cm 이하 크기의 물고기를 잡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낚시꾼들은 크기를 잴 수 있는 자를 가지고 다닌다. 특히, 게를 잡을 때도 크기와 성별을 구별해야만 한다. 암케를 잡으면 벌금이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이 지역의 원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코알라, 펠리칸, 돌고래들의 친근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포트스테판은 야생 돌고래가 많은 곳이다. 배를 타고 떼 지어 헤엄치는 돌고래를 가까이서 보는 돌핀크루즈를 즐길 수도 있는데, 미리 예약해야 한다. 해안선을 따라 코알라 보호구역이 지정되어 야생 그대로의 코알라를 볼 수 있다. 포트스테판에서 즐기기의 제1원칙은 ‘자연 그대로’이다. 이곳의 자연은 해양 레포츠, 사막투어, 오지탐험의 ‘여행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다.
시드니 항 선상(船上) 커피 크루즈
오전 10시. 캡틴 콕 크루즈(Captain C00k Cruises)의 커피 크루즈는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되었다. 점심때는 런치 크루즈, 저녁에는 디너 크루즈도 있으나, 점심식사가 예약되어 있어 커피 크루즈가 되었다. 우리가 탄 유람선에는 백인 노부부들이 많았다. 노년에 한가로이 여생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
선상에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아름다운 시드니 양안(兩岸)의 멋진 풍경들 마음껏 맛볼 수 있었다. 해변을 따라 지은 주택들, 특히 별장 같은 집이며, 그 아래 해안에 띄워놓은 개인의 요트와 유람선의 모습들이 정겨웠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내리는 비로 인해 운치 있는 모습들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Mrs. Macquarie's Point)
우리는 하선하여 매쿼리스 포인트에 올랐다.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Mrs. Macquarie's Point)는 '매쿼리 부인의 의자(Lady Macquarie's Chair)'라는 별칭을 가진 곳으로 호주의 유형식민지 시대 매쿼리 총독의 부인이 항해에 나간 남편을 그 장소에 앉아서 기다렸다는 일화를 가진 관광명소이다.
이곳이 더욱 유명한 이유는 미시즈 매쿼리스 포인트의 위치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를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는 점이다. 위치상 왕립식물원에서 뻗어 나와 잭슨 만(Port Jackson)에 튀어나온 곶(point)에 위치한 지점으로, 서쪽으로는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끝자락에서는 포트 데니슨(데니슨 요새)를 바라볼 수 있다. 동쪽에는 호주군의 선착장이 있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산책에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관광하거나 들를 때에는 반드시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며, 항상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관광객들과 신혼부부들로 만원을 이룬다.
한 가지 착안할 점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는 곶의 서쪽에 있기 때문에 오후에는 역광이 되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오전 중에 가야하지만, 일몰 직전의 아름다운 노을이 드리운 오페라 하우스 전경과 하버 브릿지를 찍고 싶다면 오후에 가도 좋은 곳이다. 보슬비 내리는 가운데 우리도 호주 여행을 기념하기 위하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
르네상스 양식의 주립(州立) 미술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풍부한 콜렉션이 갖추어진 미술관으로 도메인 안에 있다. 1909년 설립되어 르네상스 양식의 장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구관과 신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테마로 구별된 관내에는 고전 미술부터 현대 아트까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에서부터 유럽이나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온 미술품도 있다.
전시물 가운데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에 의한 애버리지널 아트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들이므로 놓치지 않도록 한다.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특별전도 흥미를 끄는 테마가 많으므로 둘러보자. 관내에 있는 선물 가게에는 멋진 카드나 소품이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다.
10일간 호주여행의 마지막 하일라이트를 시드니에서 마치고 나니, 여행자의 가슴에 호주여행의 감격이 감동으로 살아온다. 직장 생활의 거의 끝무렵, 평생을 같이해 온 선생님들과 이 여행을 함께한 것이 무엇보다 보람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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