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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영종도·무의도, 바다 향기에 젖어 반나절 여행

by 혜강(惠江) 2025. 6. 6.

 

영종도·무의도

 

바다 향기에 젖어 반나절 여행 

 

글·사진 남상학

 

 

 

  12시 50분, 서울 불광동 팀비전센터(팀 수양관)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달려간 곳은 영종도, 6월 초순의 하늘은 청명했다. 영종도로 향하는 도로는 언제나처럼 막힘이 없이 뻥 뚫려 있어 드라이브하기에는 최적의 코스, 그 끝에는 바다가 있어 늘 고향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내가 영종도 예단포 둘레길을 걸어본 적이 없기에 가보자 했던 것인데, 두 권사님이 동행하게 되어 예단포둘레길 외에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와 소무의도 바다누리길까지 걸으면서 오랜만에 교제를 나눌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예단포 둘레길 걷기

 

  먼저 찾은 곳은 영종도 서북쪽 끝 아담한 포구 예단포, 영종대교를 건넌 후 예단포선착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곳의 명물은 등대를 모티브로 한 화장실, 그 등대와 주변 벽화는 하얀색 벽과 파란 지붕이 상징인 그리스 산토리니 마을의 풍경을 그려 놓은 듯했다. 주변에는 해물 칼국수를 주로 내놓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은 한때 작은 포구였으나, 영종도 둘레길인 미단시티 공원 산책로(일명 ‘예단포둘레길’)가 생기면서 갑자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이 둘레길 산책로는 서해바다를 조망하며 걷기에  아주 좋아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미단시티 공원  안내도가 있는 계단에 올라서면, 대법원장을 지낸 조진만 생가터 2층 정자가 나타난다. 그 옆으로 매트가 깔린 울창한 숲속 길을 잠시 오르면 시원한 바다가 펼쳐지고 강화도 능선과 나지막한 산들이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만들어 낸다. 잔잔한 바다 위에는 어선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활짝 트인 전망을 조망하며 걷는 길게 뻗은 길가에는 참나리 군락이 이어진다. 7월이 되면 븕은색 꽃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환상적인 경치를 만들어 내리라. 목책으로 이어진 길 끝에 또 하나의 정자가 그림 같다. 바다 너머 정자에 서니 강화도 마니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한 바퀴 돌아보는 긴 코스를 생략하고 정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무의도로 향했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무의도는 섬의 생김새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장수가 칼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 하여 무의도라 했다는 설과 여인의 춤추는 모습과 닮아서 무의도라는 설이 있다. 예전에는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는 섬이었지만, 무의 대교가 놓이면서 용유도 입구에서 차로 쉽게 갈 수 있다. 무의도에서는 마을버스가 주요관광지를 다니고 있어 승용차를 가져오지 않아도 여행하는 데 불편이 없다.

  무의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나 하나개해수욕장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거기에다 실미도, 소무의도를 갈 수 있어 최근에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실미도는 무의도에서 바다가 갈라질 때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다. 오늘 우리가 무의도를 찾아간 곳은 하나개해수욕장이다.

  하나개해수욕장은 수도권 해수욕장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하나개는 ‘큰 갯벌’이라는 뜻이다. 썰물 때면 백사장 바깥으로 갯벌이 넓게 드러난다. 비탈이 완만하고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이곳은 일반적인 갯벌과 달리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특징이다.

  해수욕장으로는 드물게 갯벌을 개방하기 때문에 조개류 등을 잡으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총 200여 동의 숙박 시설과 샤워장·식당·노래방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영화와 방송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여 천국의 계단 촬영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가까이에 실미해수욕장과 호룡곡산(247m)·국사봉(230m)의 등산 코스도 있다.

  해수욕장 한쪽 끝에는 해상관광탐방로가 설치되어 있다. 해상관광탐방로는 바다와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코스로 조성된 곳이다. 1㎞ 길이의 데크 산책로에서는 바다와 호룡곡산의 절경을 즐기며 기암괴석들을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바다 쪽으로는 썰물로 물이 빠진 갯벌을 걸으며 조개를 줍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곳에서 우럭·망둥이 등을 낚을 수 있다. 매년 5월쯤에는 바다에 그물을 쳐 놓고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사가 열린다.

 

 

 

●소무의도 한 바퀴

 

 

  소무의도는 무의도 남쪽 끝 광명선착장에서 인도교 다리로 연결된 섬이다. 면적 1.22㎢, 해안선 길이 2.5km로 ‘떼무리’라고도 한다. 옛날에는 새우가 많이 잡혀 새우섬이라 불렀다. 지금도 인도교를 지나 섬에 들어서면 곧장 반기는 것이 새우 조형물이다.

  해상관광탐방로가 대무의도에 있다면 소무의도에는 섬을 한 바퀴 도는 ‘무의 바다누리길’이 조성돼 있다. 길이는 약 2.5㎞로 총 8개 구간으로 조성됐다. 1코스부터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8코스까지 연결된 길은 안산 하도정에 올랐다가 반대편으로 내려오면 한 바퀴가 된다. 길게 집이 2시간의 산책으로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무의도 광명항에서 인도교를 따라 걸어서 들어가는 것부터 1구간이 시작된다. 마을을 지나 데크에서 산길로 들면 소박하지만 풍성한 숲을 지나 부처깨미 전망공간에 닿는다. 이곳에서면, 송도국제도시가 선명하게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등대섬 팔미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서 몇 걸음 지나면 또 다른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몽돌로 가득 찬 몽여해변에는 카페 겸 박물관 겸 갤러리 겸 전망대인 ‘소무의도 스토리움’이 있다. 1층 카페, 2층 전망대와 쉼터, 3층 바다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다.

  작은 선착장 끝에선 누군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주변에 바다 갈매기 떼들이 평화스럽게 나고 있다. 그 뒤로 썰물로 드러난 바위섬이 온통 초록색이다. 가까이 가보니, 실파래로 덮여 있어 환상의 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몽여해변이 끝나는 곳에서, 해안 길과 숲길로 나뉜다. 누가 일러 주지 않아도 대부분 풍경에 끌린 듯 해안선을 따라 명사의 해변에 이른다. 바위가 있어 걷기 불편하거나, 밀물로 해안 길이 막히면 숲길로 가면 된다.

  이어지는 해안은 소위 ‘명사의 해변’. 소무의도 남쪽 해안에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로 즐겨 찾은 곳이라고 하며, 이곳에 있는 장군바위는 해적들이 침략하려다 이 바위를 보고 섬을 포기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명사의 해변에서 오르막길로 올라선다. 안산은 74m로 낮아 오르기가 어렵지 않다. 오르는 길에서 보면 바로 앞에 그림처럼 해녀섬이 눈길을 끈다. 안산 정상에는 하도정이 서 있다. 새우 섬이어서 새우 ‘하(鰕)’ 자를 붙였다. 안산에서 잠시 쉬고 나서 계단 길로 내려서면 다시 소무의도 입구로 내려서면 소무의도 한 바퀴가 끝난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 인도교 아래, 저녁 햇살이 갯벌 아래 내려앉는다. 한 폭의 그림을 보듯 갯고랑이 선명하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길까지 반나절에 걸쳐 둘러볼 수 있다니, 그저 행복하다. 돌아오기 전, 을왕리에서 소문만 황해해물칼국수로 여행을 마쳤다.

 

 

교통 : 인천공항1터미널과 광명항을 연결하는 무의도 1번 마을버스(06:30~20:00)가 45~6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동인천역과 무의도 광명항을 잇는 인천 중구 6번 공영버스(09:30~16:00)가 3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승용차의 경우, 무의도 입구의 광명항 길가에 노상주차 가능하며, 만차일 경우 800m 떨어진 무의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광명항까지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그러나 고갯길을 넘어야 하므로 만만치 않다. 다행이 현재 광명항에 주차장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완공되면 주차장 확보 전쟁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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