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포해수욕장
울창한 소사나무 숲과 해안 산책로 일품
글·사진 남상학
영흥도는 옹진군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인천에서 서남방으로 32㎞ 지점에 있다. 섬 동쪽에는 육지와 연결된 대부도가 있고 서쪽에는 자월도가 있다. 다리로 연결되기 전에는 인천에서 충남으로 이어지는 뱃길의 중간 정착지로서 큰 역할을 했다. 이제는 다리가 놓여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영흥도 북쪽 끝에 있는 십리포 해수욕장은 영흥도 선착장에서 10리 떨어져 있어 십리포라는 지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해변의 고운 모래밭은 전체 길이가 1㎞, 폭 30m로 왕모래와 작은 자갈이 섞인 특이한 해변이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십리포해변에는 그림 같은 풍광과 물놀이 시설을 비롯해 야영장,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장 등이 있다. 가족 단위로 나들이하기 좋으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특히 야간에는 인천광역시의 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변 서쪽으로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다. 썰물 때에는 개펄에서 소라, 고둥 바지락 등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십리포 해수욕장의 자랑은 해수욕장 뒤편의 350여 그루의 넓은 소사나무숲이다. 소사나무는 서어나무의 일종이다. 군락을 이룬 소사나무 숲은 해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100여 년 전 내동마을에 살던 선조들이 농사를 망치는 해풍을 막기 위해 이런저런 나무들을 해변에 심었는데 다른 나무들은 모두 죽고 소사나무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하나밖에 없는 해변괴수목(怪樹木, 기이한 나무) 지역으로 1997년 인천광역시에서 보호수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5월이 되면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소사나무는 한 그루도 곧게 자라는 나무가 없이 구불구불 모양이 제멋대로이다. 그런 까닭에 목재로 쓸 수 없고 땔감으로도 마땅치 않은 덕분에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소사나무 숲은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정자나무 역할을, 겨울에는 방풍림 역할을 제로 하고 있다. 소사나무는 모양이 기괴하지만, 여름철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정자나무 역할을 해주며 겨울에는 방풍림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나무숲이다.
소사나무 군락지에는 '인천상륙작전 전초기지'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영흥도는 당시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활동하던 해군 장병과 청년방위대원들의 희생이 깃든 곳이다.
기념비를 지나 서쪽으로 이동하면 야영장이 있고, 해안 끝에서부터 해안 산책로가 이어져 십리포 해수욕장의 매력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십리포 해변에서 잔여부리를 잇는 십리포 해수욕장 해안 길은 십리포 해변에서 잔여부리를 잇는 십리포 해수욕장 해안 길은 길이 1.5㎞, 폭 2m의 데크로 이어진다. 해안 산책로는 길목마다 싱그러운 초록빛 기운을 머금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저절로 여유가 스민다.
데크 길 왼쪽 바위 절벽도 비경이다. 지층에 따라 달라지는 퇴적층의 바위 색도 그렇고, 나무뿌리가 버티고 있는 바위 절벽과 데크 아래 해안에 파도에 밀려와 하얗게 쌓인 굴껍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전망대에서는 멀리 무의도, 실미도,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팔미도, 인천대교, 인천 신항이 가물가물 실루엣을 그린다. 그 풍광이 가히 압권이다.
◎여행정보
주소 : 인천 옹진군 영흥면 내리 734 / 전화 : 032-886-6717
주차 : 가능(유료) / 숙박 : 주변에 펜션과 식당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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