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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광주. 전남

보랏빛 퍼플섬 여행

by 혜강(惠江) 2023. 10. 26.

 

보랏빛 퍼플섬 여행

 

글·사진 남상학

 

보라색을 얹은 퍼플섬의 가옥들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신안에는 이색 섬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퍼플섬이다. 퍼플섬은 안좌도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소곡두리길 257-35)에서 부속 섬인 박지도와 반월도를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퍼틀섬은 마을 지붕부터 보도블록, 휴지통, 공중전화 부스, 마을버스, 식당 그릇, 정원의 꽃들까지 모든 것이 보랏빛 일색이다.

  퍼플섬에 가려면, 목포나 무안에서  신안군청이 있는 압해도로 들어가서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의 끝자락까지 가야 한다. 이 섬들은 모두 연도교로 이어져 차량으로 갈 수 있다.

 

▲퍼플섬은 이름 그대로  보라색 일색이다.

  가는 길에 암태도 기동삼거리에 잠시 차를 세우고, 가정집 담에 그린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집주인인 노부부의 얼굴 모습을 그린 벽화는 이미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명물이다. 머리카락을 동백나무로 표현한 벽화가 담장 안에서 자라는 동백나무와 맞물려 볼수록 재미있다.

 

암태도 기동삼거리 노부부 벽화

   여기서 좌회전하여 곧장 퍼플섬으로 향했다.  그 끝에 안좌도가 있고 안좌도 앞에 박지도, 반월도가 좌우로 자리 잡고 있다. 종전 이 섬들은 거의 미지의 섬이었으나, 퍼플교를 설치하고 퍼플섬으로 단장한 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에 들었고,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 ‘한국 관광의 별’ 본상을 받았다.

  안좌도에서 박지도로, 박지도에서 반월도를 잇는 바다 위 퍼플교(총 1,462m)는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보행 목교로서 그 이름처럼 보라색으로 빛난다. 퍼플교는 평생 박지도에서 살아온 김매금 할머니의 “걸어서 섬을 건너고 싶다”라는 소망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유독 간절했던 할머니의 소망은 이후 2007년 신 활력 사업이 시행되면서 안좌도에서 배를 타고 드나들던 섬에 처음 다리가 놓이게 되었다.

  그 뒤 반월·박지도에 많이 나는 도라지와 꿀풀 꽃, 콜라비가 보라색이라는 점에 착안해 두 섬을 퍼플섬으로 만들기로 하고, 다리를 보라색으로 단장했다. 그래서 퍼플교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다.

 

▲퍼플교의 설치배경과 다리 모습

▲안좌도와 박지도를 잇는 퍼플교

퍼플교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포토존

박지도와 안좌도를 잇는 퍼플교

    퍼플섬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안좌도 두리마을의 두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반월도로 가서 반월도를 둘러보고 반월도-박지도 간 퍼플교 915m, 박지도-안좌도 간 퍼플교 547m를 바다 위 퍼플교를 걸어 돌아오는 방법이다.

  안좌-반월 간에는 문 브리지 (380m)가 설치되어 특별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문 브리지는 배가 지날 때 부잔교가 열리기 때문이다. 반월도에도 5.7km의 해안일주도로가 있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반월도에서는 1인당 성인 5,000원, 어린이 3000원으로 전동카트 섬 일주가 가능하다.

 

▲박지-반월간 퍼플교이 문브릿지 (배가 지날 때 열리는 부잔교)

▲해안일주에 사용하는 전동카트

  특히, 문 브리지로 향하는 매표소 옆에 미디어아트 쇼를 상영하는 복합 문화 창고 ‘퍼플박스’가 있다. 이곳에선 신안 앞바다 해저 유물 이야기를 비롯하여 고흐와 고갱, 클림트 등의 작품이 초대형 공간에 펼쳐진다. 퍼플섬과는 별개로 입장료 7,000원을 내지만 결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반월도 관문인 매표소와 복합 문화 창고 ‘퍼플박스’(매표소는 2곳, 반월매표소와 박지매표소)

  다른 하나는 반월도 방문을 생략하고 안좌-박지 간의 보행교를 건너가 박지도 해안일주도로(4.2km)를 걷거나 4인승 전동차량을 타고 한 바퀴 돌아보거나, 박지도에 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올라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다시 안좌도로 걸어 나오는 것이다.

  박지도의 4인승 전동카트를 2만 원(30분)에 대여한다. 어느 방법을 이용하든 상관없지만, 대개는 후자를 선택한다. 두 방법 모두 여유 있게 돌아본다고 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박지도 퍼플교 앞에서 대여하는 4인승 전동카트

▲등산로 입구와 900년 우물

   보행교 중간에는 쉼터와 밀물 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설치되어 있다.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바다 위를 걷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낭만적이다. 제대로 즐기려면 만조에 맞춰 가는 것이 좋다. 푸른 하늘과 바다, 보라색 섬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더욱 그렇다.

  간조에는 찰랑거리는 물결 대신 너른 갯벌에서 따스한 햇볕을 즐기는 게와 고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소망의 다리는 더욱 빛이 난다. 암흑이 드리워진 곳에 퍼플교만이 보라색으로 빛나고, 다리 아래로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섬에는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여러 곳에 있다. 반달과 표주박 조형물도 예쁘다. 특히 예쁜 반달 위에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란히 앉아 박지도를 바라보는 모습이 반월도의 모형이 사랑스럽다.

 

▲퍼플섬의 조형물, 특히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 조형물이 사랑스럽다.

  반월도와 박지도에는 넓은 언덕에 보라색 아스타 꽃으로 정원을 꾸며 놓았다. 이곳에선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가 열렸다. 아스타정원 포토존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보라색과 바다와 하늘의 푸른색이 어울려 멋진 작품이 된다. 그런가 하면 보라색의 라벤더 정원도 있다. 5월에는 라벤더 축제도 열렸다.

 

▲보라색 아스타꽃으로 단장한 아스타 정원 

  또, 박지도 퍼플샵에서 판매하는 우산, 모자, 가방, T셔스, 양말, 스카프 등 관광상품이 온통 보라색이다. 반월도에는 반월도카페가 있고, 박지도에는 숙박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박지마을호텔과 식당이 있다.

 

박지도기념품샵에서 판매되는 상품모두가 보라색이다.

숙박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박지마을호텔과 식당

▲반월도카페

  퍼플섬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유명관광지가 된 퍼플섬은 주말이면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몰려온다.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을 착용하면 입장료(어른 5000, 청소년 3000, 어린이 1000)가 면제된다. 매표소 옆 기념품점에서 사도 된다. 우리가 방문한 10월 17일에는 무슨 일인지 무료로 퍼플교를 즐기게 했다.

 

 

● 여행 정보

►주소 :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면 소곡두리길 257-35 / 문의 및 안내 : 061-240-8357 /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683

►이용시간 : 연중 상시 개방 

►주변 볼거리 : 세계화석&광물박물관, 화가 김환기 고택 (2023. 10 현재 보수 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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