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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제주도

제주 비자림, ‘천년의 숲’ 비자림(榧子林)을 걷다.

by 혜강(惠江) 2022. 12. 2.

 

제주 비자림

 

‘천년의 숲’ 비자림(榧子林)을 걷다.

 

 

글·사진 남상학

 

 

 

 

 

  제주 비자림은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월정 해변에서 성산포 쪽으로 내려가다 우측 산 쪽으로 들어가서 구좌읍 평대리(3161-1)에서 만날 수 있다. 평대리에서 서남쪽으로 6km쯤 떨어진 곳이다. ‘천년의 숲’으로도 불린다.

  구좌읍 비자림 지대에는 약 10만여 평 넓이에 약 2,7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비자림은 제주 고유 수종인 비자나무로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신비의 숲, 비자림

 

  ‘천년의 숲’이라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비자림은 높이 7~14m, 지름 50~110cm, 수령 약 500~800년에 되는 거목들이 밀집하여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비자나무 자생지라고 한다. 비자나무 숲으로는 그 규모가 세계적으로 크고 학술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비자나무는 주목과에 속한다. 비자나무는 제주도와 내장산 이남의 남부 지방에서만 자란다.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나뭇잎의 모양은 주목과 흡사하다. 또, 잎은 두껍고 작으며 끝이 뾰족하다. 모양이 아닐 비(非)자를 닮아서 비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꽃은 봄에 넓게 피며, 열매는 가을에 약 3㎝ 길이로 약간 둥글고 작은 달걀모양으로 맺는다. 표면은 회황색이거나 연한 황갈색이며, 세로로 주름이 잡혀 있고 양쪽에 작은 돌기가 있는 모습이다.

  비자나무와 열매는 예로부터 민간과 한방에서 귀중한 약재와 목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국가에서 편찬한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의하면 제주도에서 나는 비자나무는 재질이 좋아 목재, 고급 가구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고, 특히 바둑판을 만들 때는 비자나무를 꼭 사용했다. 열매는 예로부터 구충제 및 변비 치료제나 기름을 짜는데 많이 쓰여왔다.

  또한,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속의 산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 해소와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 건강 효과를 준다.

 

 

 

걷기 좋은 길

 

 

 

  관람로는 경사가 거의 없어 천천히 걸으며 숲속의 신비로움에 흠뻑 빠질 수 있다. 탐방코스는 2개가 있다. 유모차, 휠체어 통행이 가능해서 신체적 약자도 관람이 가능한 A 코스가 있고, 좀 더 길고 유모차·휠체어 관람이 불가능한 B 코스가 있다. 어르신들이나 아이들은 오르막이 거의 없는 A코를 걷는 것이 좋다.

  천천히 돌아보아도 A 코스는 1시간 정도, B 코스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런데 주의하실 점은 탐방 전에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꼭 볼 것, 비자림 안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길로 걷다 보면, 벼락 맞은 나무부터 긴 세월이 느껴지는 아름드리나무까지 다양한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으며, 비자림으로 들어가는 순간 숲속의 향기를 맡으며 힐링할 수 있다. 비자림 산책로는 숲이 우거져서 햇볕이 적당히 가려져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한편, 비자림 관찰로 지역은 콩짜개란, 흑난초 등 희귀식물이 자생하여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어 지정된 산책로 및 관람로를 이용해야 한다. 특히 뱀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비자림 숲길에는 '송이(scoria)'가 깔려있다. '송이'는 제주도 화산활동 시 생긴 화산쇄설물로 알칼리성의 천연세라믹이며 제주를 대표하는 지하 천연자원이다. 송이는 천연상태에서 원적외선 방사율이 92%, 탈취율이 89%, 수분흡수율이 10%, 항균성이 99%이며 PH7.2로 알칼리성 천연세라믹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동굴처럼 보이는 곳이 나오는데, 이것은 천년의 숲 비자림 숨골이다. 빗물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는 구멍을 제주어로 숨골이라고 한다. 숨골을 통해 지하로 스며든 빗물은 암석의 틈 사이를 통과하는 동안 점점 깨끗해져 화산 암반수가 되어 그 유명한 제주 생수가 되었다.

  한편, 숨골 내부를 통과해 나오는 공기는 암석의 틈 사이를 지나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신비로운 자연현상을 넘어선 위대한 자연의 신비라고도 할만하다.

 

 

 

 

사랑의 나무, 연리지

 

  반환점을 돌아 나오다 보면 거대한 연리지에 다다르게 된다.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가지가 된 연리지는 사랑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런데 둘이 하나가 된 연리지는 서로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대부분의 추측과는 달리, 연리지가 되기 위해 서로 압박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이다. 연리지는 이처럼 고통의 과정으로 이루어지게 더욱 귀하게 여긴다.

 

 

 

 

최고령 '새천년 비자나무'

 

  연리지 맞은편에는 새천년 비자나무라는 거대한 비자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나무는 이곳에서 자란 국내의 다른 비자나무와 제주도 내의 모든 나무 중 최고령목(最古齡木)이다. 나이는 826년, 키 14m, 가슴둘레 6m의 터줏대감이다.

  제주도는 희망과 번영을 구가하는 새천년을 맞이하여 2000년 1월 1일, 새천년 비자나무로 명명하였다. 새천년의 상징 나무이자 건강과 화목, 행운을 이루게 하는 소원 나무이기도 하다.

 

 

 

 

  모진 세월 세찬 비바람을 견디며 천 년 가까이 살아온 그 의지가 사뭇 놀랍다.  비자나무 우물터에서 생수 한잔을 마시고  계속 걷는다. 돌아오는 길에도 즐거움은 배개된다. 숲이 주는 기운을 받아서일까?  

  숲은 깊어지고 우거진 숲에서 나는 숲의 오묘한 향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분을 좋게 한다. 비자나무에서는 피톤치드와 비슷한 테르펜이라는 성분이 방향, 살균, 살충 효과를 주고 우리의 자율신경을 자극하고 안정시켜 준다.

 

 

 

 

벼락맞은 나무

 

  비자림에는 세 개의 유명한 나무가 있다. 새천년비자나무, 연리목,  벼락맞은 나무이다.  비자림을 나서지 전에 길가에 선 벼락맞은 비자나무에 눈길이 간다.  벼락을 맞아 나무줄기가 꺾이고 부러져 옆으로 퍼져 기이한 모양이 되었다. 

  본 줄기가 부러졌는데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니  그 생명의 끈기가 놀랍다. 벼락맞은 나무 앞에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런 나무는 기념으로 남겨두기 위해 인증샷을 찍었다.

 

 

 

  또한, 비자림 주변에는 자태가 아름다운 기생화산인 월랑봉(다랑쉬오름), 돗오름, 아부오름, 용눈이오름과 만장굴 등이 있어 같이 방문하면 좋다.

 

 

◎상세정보

 

►주소 :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 (구좌읍 평대리 3161-1) / 전화 : 064-710-7911~3

►관람 : 오전 9시~오후 6시(기상조건에 따라 조정)

►요금 : 어른 3,000원, 청소년· 군인· 어린이 1,500원, 장애인 경로 무료

►식사하기 좋은 곳 : 비자림국수집(국수) : 비자숲길 46(구좌읍 평대리 3163-3), 064-782-1782 / 비자향(흑돼지불고기쌈정식) : 비자림로 2270 (구좌읍 평대리 3204-3), 064-782-7000, 수요 휴무 / 비자림미담 (돌문어볶음) : 비자숲길 13 8동 (구좌읍 평대리 3200-4), 010-5362-9535 / 제주삼다장 (세트) : 비자숲길 15 1동(구좌읍 평대리 3200-5), 010-3658-244, 화요 휴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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