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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울 개운사(開運寺)

by 혜강(惠江) 2022. 6. 20.

서울 개운사(開運寺)

 

중앙승가대학이 있던 불교 교육의 중심지

 

 

글·사진 남상학

 

 

 

 

 

  서울에 살면서, 그것도 4년 동안 근처 학교에 다녔으면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개운사를 뒤늦게 방문했다. 성북동 개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개운사는 입구 양옆으로 주택과 고층빌딩이 들어서면서 사찰이 지닌 아늑한 정취는 온데간데없고 을씨년스럽게 도심 속의 섬처럼 덩그렇게 앉아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우측으로 나무아미타불, 불망비, 기념비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앞으로 넓은 주차장이다. 주차장에서 높이 올려다보이는 사찰 경내로 오르려면 중앙 계단으로 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오른쪽의 넓은 아스팔트 길로 오를 수 있다.

 

 

 

 

  개운사는 1396년(태조 5)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영도사(永導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 그 후 1779년(정조 3) 정조의 후궁인 홍빈(洪嬪, 홍국영의 누이)의 묘인 명인원(明仁園)이 절 옆에 들어서자 인파(仁坡)가 절을 동쪽으로 0.8㎞ 떨어진 지금의 자리로 옮기고 개운사라 개명하였다. 무학대사의 영도사가 있던 자리에는 지금 고려대학교 이공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그 후 1873년(고종 10) 명부전을, 1880년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1912년 일제의 사찰령 시행에 따라 봉은사의 수반말사(首班末寺)로 지정되었다. 1926년 강원을 개설하고, 1929년 독성전을 중건하고, 1935년 칠성각을 지었다. 1980년 이전에는 조계종 종정의 정통성을 내세우면서 총무원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또 현대적 승려양성을 목적으로 1979년 의정부시에 있는 쌍용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성우·성문·범산·평산·화정 등이 중앙승가학원으로 발기하여, 서울 보현사 경내에서 개원한 중앙승가학원을 1981년 개운사(開運寺) 내에 있는 개운회관을 인수하여 교사를 이전, 중앙승가대학(中央僧伽大學)으로 승격시켜 운영해 왔으나 대학의 규모가 커지면서 2001년 김포 풍무동으로 이전했다.

 

 

 

 

  현재 경내에는 1993년 새로 지은 대웅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칠성각 ·독성각 ·종각 ·선방(禪房) 등이 있다. 대웅전에 있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보물 1649로 지정되었다, 선방은 서울 근교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하며 대각루(大覺樓)라는 명필 현판이 걸려 있다.

 

 

 

 

  개운사를 둘러보고, 동쪽으로 200m 지점에 있는 대원암으로 발길을 옮겼다. 대원암은 당시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집합소로 유명세를 떨쳐왔다. 20세기에 들어서 한국 불교의 개혁 세력을 대표해 왔기 때문이다.

 

 

 

  1845년(헌종 11) 우기(祐祈)가 창건한 대원암은 1926년 근대의 고승인 박한영(朴漢永)이 불교전문강원을 개설하여 불교계 석학들을 배출하였고, 1970년대에는 선사 탄허(呑虛)가 머물면서 불경 번역사업을 했다. 이런 이유로 개운사는 흔히 ‘불교개혁의 근원지’, ‘불교 교육의 근본 도량’으로 불린다.

 

  대원암을 둘러보고 있는데 여승인듯한 분이 보타사 마애보살좌상을 보고 가라고 알려준다. 대원암 왼쪽 길로 들어가니 한창 공사 중인 암자 보타사 뒤 암벽에 마애보살좌상이 보였다. 앞쪽으로 ‘ㄱ’자 모양으로 바위가 돌출해 자연스럽게 지붕을 이루고, 머리의 좌우 측면에는 직사각형의 홈을 파낸 흔적이 남아 있어서, 이 불상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높이 5m, 폭 4.3m 규모의 마애보살상의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바위의 곡면을 따라 좌우로 길게 뻗은 눈과 높게 솟은 콧등, 길고 늘씬한 손가락이 잘 드러나 있다. 인위적인 효과를 최대한 억제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한 우리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제작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전하는 기록은 없으나 그 양식으로 볼 때 고려 말 조선 초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대한민국 보물 제1828호로 지정되었다.

 

 

 

 

  또 보타사에는 대한민국 보물 1818호로 지정된 금동보살좌상이 있다. 이 상은 조선시대의 금동관음보살상으로 현재 보타사 요사채의 유리를 부착한 장방형의 불감(佛龕)내에 봉안되어 있다.

 

 

 

 

  보타사는 한창 공사 중이었다. 2016년부터 시작된 문화재 정비 사업이라고 한다. 인법당을 헐어 관음전으로 새로 짓고 대웅전을 중건하고자 해체해 놓은 상태였다.

 

 

 

 

◎상세정보

 

►주소 ; 서울 성북구 개운사길 73 (안암동 5가 산 4-11)

►전화 : 02-924-3841

►가는 길 : 6호선 지하청 안암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 7분 거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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