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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문화일반

서울미술관, "연애의 온도전(展)"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by 혜강(惠江) 2022. 1. 15.

 

서울미술관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미술관

"연애의 온도전(展) 두 번째 이야기"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글·사진 남상학

 

 

 

 

 

 

  서울 도심 속에서 가볍게 나들이할 만한 곳으로 종로구 부암동을 들 수 있다. 부암동은 주변 인왕산과 북한산의 산세가 수려하고, 먹거리가 풍부하며, 특히 주요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밀집되어 있다.

 

  미술관 중에서 2012년 8월 개관한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은 서울 도심에서 핵심 문화시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시립미술관과 혼동할 수도 있지만, 서울미술관은 사립미술관으로 석파정과 함께 대중에게 선 보인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자하문터널을 지나서 만나는 서울미술관은 우리 삶 속에 녹아있는 문화 예술적 가치들을 발굴해 전시 활동을 하면서 시대적 가치를 지닌 작품에 관한 지속적인 연구, 다양한 미술 관련 프로그램 등으로 문화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서울 도심 속 비밀정원인 석파정도 볼 겸하여 서울미술관을 방문했다. 경사면에 잘 조경된 언덕 옆으로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이 서울미술관이다.

 

 

 

 

 

연애의 온도전(展) - 두 번째 이야기

The Temperature of Love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Should I say I love you again?

 

 

  건물 외벽에 ”연애의 온도전(展)“,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Should I say I love you again?)의 현수막이 내 걸려 있다. 호기심을 안고 들어가 보니, 2021년 하반기 기획전으로 열리는 전시회는 2022년 2월 6일(일)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 기록을 보니 제목 그대로, ’연애의 온도전‘을 두 번째로 기획한 듯 보였다.

 

 

 

 

  사람의 감정을 온도로 표현한다고? 호기심을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모든 것은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 특히 사랑도 마찬가지다. 연(戀)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그리워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한 마음을 연정(戀情)이라고 한다. 이 연정이 장차 상호 교감하는 애정으로 자랄 수 있다. 애(愛)는 서로 마음이 오가는 상태의 친밀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한 마음을 애정(愛情)이라고 한다.

 

  2013년에 개봉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 《연애의 온도》가 있었다. 같은 은행에 계장과 대리로 근무하는 동희(이민기 분)와 영(김민희 분)은 회사 동료들에게는 비밀로 한 채 사랑을 나누던 사이었으나 결별을 하고, 회식 자리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료들의 공분을 산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큰 감정 기복 없는 조금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생활이 진행되다가도 어느 땐가 사랑의 감정이 생겨 가슴 벅참이 시작된 설렘의 순간이 지나고, 그리고 마음이 가득 차 터져버릴 것만 같은 놀라운 시간을 지나게 된다. 그런데 그 뜨거운 사랑의 마법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 바닥 저 끝까지 떨어져 버리는 절망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 과정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사랑의 온도를 자연스레 동의할 것이다.

 

 

 

 

 

  연애의 온도 역시 평온한 일상의 온도 36도로 시작해서 설렘과 뜨거운 사랑, 애증의 온도 38도까지 올라가다가 이별에서 35.2도로 추락하고 다시 일상을 찾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36ºC 일상의 온도 epilogue

36.7ºC설렘의 온도 exposition

37ºC 사랑의 온도 development

38ºC 애증의 온도 crisis

35.2ºC 이별의 온도 climax

36.5ºC 시작의 온도 prologue

 

그러면 단계마다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했는지 살펴볼 차례다.

 

 

 

 36ºC 일상의 온도 epilogue

 

 

처음에는 평범한 일상,

바람 없는 날의 호수처럼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외로운 그런 상태

 

 

 

 

36.7ºC 설렘의 온도 exposition

 

 

일상의 상태에서 벗어나 잔잔하게 물이 일듯

설레이는 마음일 때 비로소 그리움이 싹트지  

 

 

 

37ºC 사랑의 온도 development

 

 

설렘의 단계를 넘어서면

사랑의 열매가 맺히고 마음이 한껏 뜨거워지지 

바라만 봐도 그저 좋고

헤어지기 싫고, 헤어져도 다시 보고싶은 ...

 

 

 

 

38ºC 애증의 온도 crisis

 

 

이 온도는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느끼는 단계

사랑하다 보면 사소한 일로 문제가 생겨

고통과 좌절을 겪어야 하는 아픔이 있지. 

 

 

 

 

 

35.2ºC 이별의 온도 climax

 

 

애증을 느끼는 상태에서 괴로워하다 

어쩔 수 없이 이별이 오고

그러면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지.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어 기회는 다시 오니까

 

 

 

 

36.5ºC 시작의 온도 prologue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자.

빈 테이블에 마주 앉을 의자가 있지 않은가.

 

 

 

이렇게 6가지의 온도마다 작품의 느낌 변화를 볼 수 있다.

 

 

  감정이 폭발하는 애증의 온도까지. 표현 수위가 높은 작품은 사진에 보이는 커튼을 열고 들어가서 보게 된다. 특히 각 공간을 위해 선곡된 플레이리스트를 서울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함께 감상하는 새로운 전시방법이 새로운 형태의 시도처럼 보여 흥미롭다.

 

 

ICONIC; 아이코닉

 

 

  3층에서는 '아이코닉(ICONIC)' 전시를 진행 중이다.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탄생한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 Artists 살바도르 달리, 하비에르 마틴, 김상우, 김동유, 로버트 인디애나 등 아이콘들을 만나보며 스타들의 삶과 상징, 그리고 그 안에서 거울처럼 비치는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난 이상하지 않아요. 평범하지 않을 뿐이죠“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남들과 다름에 당황스러울 때 한번 되뇌어보면 좋을 말이다.

 

 

 

 

 

김창열, 희로애락의 물방울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희로애락을 소장품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물방울 속에 담긴 화백의 집념, 상흔 그리고 감정을 헤아려 본다.

 

 

 

 

 

신사임당 특별전 - 화가 신인선

 

 

그동안 신사임당은 학자 이이(율곡)의 어머니로서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그의 화가로서의 이름은 그리 높게 평가되지 못했다. 그이 실제 이름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지금까지 ’신인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사임당의 그림을 《화가 신인선》이란 이름으로 전시하고 있다. 신사임당의 친정 오죽헌의 뜰에서 피어나던 맨드라미, 가지, 오이와 그 옆에서 노닐던 나비와 방아깨비, 개구리, 쥐 등 온갖 동식물들이 묘사된 작품들을 보여준다.

 

또, 송시열이 『송자대전』에서 ‘혼연히 자연을 이루어 사람의 힘을 빌려된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높게 평가했던 작품인 <묵란도>를 통해 화폭에 담긴 화가 ‘신인선’의 진짜 모습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전시물

 

 내고(乃古) 박생광(朴生光, 1904~1985)의 "호랑이와 모란"

 

 

 

아너스 홀(Honors Hall)

 

그리고 마지막 방, 아너스 홀에는 설립자 안병광 회장과 여러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짧은 인생 길게하자."는 그의 말이 가슴 깊숙이 다가온다. 소장품 전시물 중에는 '獨立萬歲(독립만세)'라 쓴 김구 선생의 필체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미술관 1, 2층에서 전시관을 관람한 후 3층에서 바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한국 정자 석파정을 둘러볼 일이다. 3층을 통해 야외로 나가면 석파정이 나타난다. 석파정은 수려한 건축뿐 아니라 빼어난 산수와 계곡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도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에서 한나절을 보내면 뜻깊은 하루가 될 것이다.

 

 

 

 

▶서울미술관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종로구 부암동 201)

▷문의: 0507-1446-0100

▷입장료: 15,000원(미술관+석파정 통합권), 중고생 12,000원, 아동, 우대 9,000원
▷운영시간: 미술관 10:00~18:00(매주 월,화 휴무), 석파정은 11:00~17:00까지만 운영.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 지하철 경복궁역 3호선 3번 출구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 3번 출구에서 1711, 7016, 7018, 7022, 7212번 버스를 타고 자하문 터널 입구에서 하차하여 길을 건너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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