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문화일반

"한지에 빛을 담다" 전(展), 한지(韓紙)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by 혜강(惠江) 2021. 11. 20.

 

"한지에 빛을 담다" 전(展)

 

한지(韓紙)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장소 : 삼각산금암미술관, 일시 2021.8.22.~12.26

 

 

글·사진 남상학

 

 

 

 

 

  은평 한옥마을에 있는 셋이서문학관을 탐방하고 나서 삼각산금암미술관을 들러보았다. 삼각산금암미술관은 정문이 따로 있지만, 문학관 뜰에서 고색창연한 대문을 통해서도 입장할 수 있다.

 

  마침 삼각산금암미술관에는 “한지에 빛을 담다”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언뜻 짐작에 한지로 만든 조명기구를 전시한다는 뜻일 것이라 생각하니 둘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학관에 왔다가 덤으로 바로 코앞에서 한지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본래 한지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종이로서 우리나라 고유의 것이다. 닥나무의 껍질을 잿물에 삶은 다음 곱게 펴서 말리면 한지가 완성되는데,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질기므로 잘 찢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붓글씨를 쓸 때 먹물이 부드럽고 고르게 번지며 천 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자연 그대로의 빛깔뿐만 아니라 염색에 의한 다양한 색상의 조화가 아름답고 친환경적이다. 또 항균성과 보온성이 뛰어나며 가볍고 방습, 온도 조절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부채, 창호지, 함, 반짇고리, 다래끼 등 실용적인 생활 도구를 만드는데 즐겨 사용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예술성을 덧입혀 한지공예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들어 전통적인 멋을 살려내고 있다.

 

  한지 조명기구를 전시하는 삼각산금옥미슬관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2층으로 된 한옥 한 채로 구성되어 있다. 입장하는 문 옆에 “한지에 빛을 담다”라는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문학관에서처럼 신발을 벗어놓고 실내화를 갈아신고 입장했다.

 

 

 

▲셋이서문학관에서 들어가는 문
▲삼각산금암미술관 정문

 

  미술관에 들어서니, 전면 데스크 왼쪽으로 대형 드레스가 우아하게 걸려 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다리가 긴 문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의 설명으로는 이 드레스는 문연희 작가의 <하얀 여름>이라는 작품으로, 한올 한올의 실을 한지로 꼬아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내가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니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한지대전(韓紙대전)에서 입상한 작품이라고 했다. 그 옆으로 작은 방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에 눈이 쏠렸다. 10개나 되는 거대한 양귀비꽃이 벽면 두 개를 채우고 있다. 이 꽃들은 빛을 받아 방을 밝히는 조명등 역할을 한다. 대작이었다. 인송자 작가의 <夢, 양귀비>라는 제목이 붙었다. 나는 순간 면 별나라에 와서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1,000만을 호가하는 작품이란다. 예술작품에 값을 따지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이 작품에 배인 작가의 열정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작품이 너무 예뻐서 나도 사진을 찍었다.

 

 

 

 

  우측의 넓은 전시실에서는 풍경(그림), 악기, 함, 베개 등 비교적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관람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계단을 이용해서 2층으로 올라가니, 전통 사랑방을 꾸며 놓았다. 고전 문양의 문을 들어서면 위에는 한지등이 달려 있고, 구석구석에 모양을 달리하는 한지등을 배치하였다. 그중에는 조각상 모양의 한지등, ‘못다한 이야기’ 등이 눈을 사로잡는다. 조각상 한지등은 석고상과는 다르게 따듯함이 느껴진다.

 

 

 

 

  그밖에 벽면에는 고관대작이나 왕궁에 나 있을 법한 <일월오봉도>, 김정순 작가의 <적멸보궁>으로 장식했다. 법당을 실내로 끌어들인 모습이 이채롭다. 한지공예 예술이 끝없이 발전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삼각산을 배경으로 멋진 한옥마을 미술관에서 문화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생각하며 발길을 옮겼다.  8월 22일 시작된 이 전시회는 12월 26일까지 열리므로 한 번 둘러보길 바란다.

 

 

 

 

◎상세 정보

 

►주소 : 서울 은평구 진관길 21-2 삼각산금암미술관

►전화 : 02-351-4343

►관람 : 09:00–18:00

►휴관일 :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 휴관),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대중교통 : 구파발역 4번 출구에서 7723번을 타거나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번, 7211번 버스를 타고 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 하차. 진관사 방향으로 200m 거리. (셋이서문학관 뒤)

 

 

▲삼각산금암미술관 (출처 : 다음 지도)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