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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물의 나라’ 화천, 북한강을 따라 청정 ‘동행길’을 걷다

by 혜강(惠江) 2021. 6. 14.

물의 나라’ 화천

 

북한강을 따라 청정 ‘동행길’을 걷다

 

 

글·사진 남상학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 길' 입구에 세운 '물동이를 인 여인상'

 

  동구래마을을 탐방하고 내친김에 서오지리 연꽃마을까지 걷기로 했다. 동구래마을과 등을 맞대고 있는 연꽃마을까지 걷는 길은 북한강을 따라가는 청정 산소길이다. 북한강을 바로 옆에 두고 걷는 흙길(일부는 나무데크)은 물의 도시 화천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다.

 

  화천군은 굽이굽이 흐르는 북한강 변을 따라 42㎞에 걸쳐 ‘파로호 100리 산소(O2)길’을 조성됐다. 이 길을 걷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 돌아보는 코스다. 남쪽의 하남면 서오지리에서 북쪽의 화천댐까지 이어진 이 산소길에는 원시림을 관통해 가는 숲속길(1㎞), 북한강 위로 지나가는 수상길(1㎞), 물안개와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수변 길(2㎞)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산소길이 자전거길이라면, 도보 꾼을 위한 길도 있다. 화천군은 군내에서 빼어난 생태길 23코스를 정해 ‘동려이십삼 선로(同侶二十三仙路)’란 길을 만들었다. ‘함께 걷는 스물세 개의 신선길’이라는 뜻이다. 이 중 북한강의 정취를 가장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길이 동구래마을과 인근 서오지리를 잇는 길이다.

 

  이 길은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 길’과 ‘연꽃과 함께하는 수변 복원 길’로 구분된다. 두 길을 합쳐 3㎞에 달한다. 인근 주민들은 이러한 긴 이름 대신 ‘동행길’이라고도 부른다. 푹신한 흙길에서 한두 발짝만 옆으로 디디면 바로 북한강이다.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고 바로 옆에 강이 흐르는, 이같이 운치 있는 길을 다른 곳에서는 아직 보지 못했다.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 길

 

  동구래마을에서 서오지리 연꽃마을을 향해 걷는 길은 먼저 이름하여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 길’이다. 이 길은 23개의 신선이 다니는 길 가운데 4번째 길이다. 잔잔한 북한강을 따라 고즈넉하게 이어진, 자연생태 그대로의 푹신한 흙길을 걷노라면 북한강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1.8㎞의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길’(동행길)은 시종일관 편안하다. 수면은 잔잔하고, 산자락의 그늘이 강물 위를 수놓고,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초록으로 물들였던 숲이 초여름의 짙은 색으로 물들며 북한강 물줄기에 비친다. 뭉게구름 떠가는 하늘이 수면에 내려앉아 풍경을 넉넉하게 해준다.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면 여름 속으로 한 발짝 다가선다. 호수와 주변 산자락에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가 세포 구석구석 찾아든다.

 

  왼쪽으로 드넓게 누운 북한강의 정취를 즐기며 타박타박 걷다 보면 드문드문 가두리 양식장도 보이고, 북한강 위에 뜬 작은 섬이 보인다. 이어도라고 한다. 아마도 댐을 건설하면서 채 잠기지 않은 부분일 것이다.

 

  경치에 취하여 발길을 옮기면 길가에 동굴이 나온다. 입구는 그리 크지 않으나 예전에 금을 캐던 굴이란다. 이 금광굴은 과거 동구래마을 일대가 금을 캐던 지역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일제강점기 금을 채굴하던 굴은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대부분 물속에 잠기고, 이곳이 유일하게 남은 이 지역 금광의 흔적이다. 금광 굴의 길이는 70m로 굴속에는 아직 금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지금 수몰을 피한 금광의 동굴에는 황금박쥐가 산다.

 

 

 

 

 

연꽃과 함께하는 물 위 야생화길

 

  일제의 수탈 현장에서 ‘금 캐러 가는 물 위 야생화 길’은 끝나고, 1.2㎞의 ‘연꽃과 함께하는 물 위 야생화길’이 이어진다. ‘연꽃과 함께하는 물 위 야생화길’은 지금까지의 흙길과는 다르게 수변 데크가 이어지고 인공으로 만들어진 다리지만 자연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강 건너편에 마을이 보인다. 강 건너 땅은 행정구역상 춘천시 사북면이다. 정겨운 마을을 바라보며 수변 데크를 걸어 산굽이를 돌면 서오지리 연꽃단지에 다다른다. 천천히 걸어 30∼40분 정도면 서오지리 닿는다.

 

  하남면 서오지리의 ‘건넌들 연꽃마을’에는 16만 5000여㎡(5만여 평)의 너른 습지에 가꾼 연꽃밭이 장관이다. 8가구의 주민들이 2003년부터 습지에 연을 심어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가꿨다. 그동안 손수 심은 수련만 130여 종, 연은 150종이나 된다고 한다.

 

  7~8월에 방문하면 만개한 연꽃을 만날 수 있겠으나, 지금은 꽃이 피기 전이라 연꽃의 장관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예산 때문인지 훼손된 탐방로 주변 정비가 잘 안 되어 어수선한 그것도 흠이다.

 

 

 

 걷기에 앞서 화천에서 생선구이돌솥밥을 맛있게 먹은 식당은 어가육가였다. 음식에 정성이 묻어나는 정갈한 밥상이었다.   

 

* 어가육가 *

  강원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7길 23 구(화천읍 아리 256-12) / 033-441-9252

 

●여행 정보

 

*서오지리 연꽃마을 : 강원 화천군 하남면 건넌들길 92

*문의 :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328

 

*가는 길

 

<동구래마을>
승용차 : 춘천 5번 국도를 따라 화천 방향 – 하남면사무소 우측으로 북한강 끼고 가다가 비포장도로 진입 – 동구래마을 이정표

열차 : 용산, 청량리, 옥수 춘천행 ITX, 또는 전철 이용 - 남춘천역 하차 -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화천 하남면 원천리행 버스 승차 - 원천리 하차

버스 :화천 하남면 원천리행 버스 승차 – 원천리 하차

 

<서오지리 연꽃단지>
승용차 : 춘천 5번 국도를 따라 화천 방향 – 지촌리 현지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 다리를 건너면 연꽃마을
열차 : 용산, 청량리, 옥수 춘천행 ITX, 또는 전철 이용 - 남춘천역 하차 -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화천행 버스 승차 - 현지사 하차
버스 : 화천행 버스 승차 – 현지사 하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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