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의 인상화(印象畵)
-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 출전 《조선일보》(1939)
*앳된 :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이는.
*늬 : ‘너’의 방언.
*설은 : 빈틈이 있고 서투른.
아우와의 대화를 넣어 생동감을 주어 시적 의미를 강화하고 있는 이 시는 수미 상관의 안정적 구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감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상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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