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노트
찬란하게 비상할 수 있는 날을 주십시오(21~25)
남상학
21
어느 늦가을, 서산의 한 농장에서 조용히 하루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통나무를 다듬어 지은 아담한 집의 창밖으로 빨갛게 익은 감나무가 가지를 뻗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늦가을 단풍이 엊저녁 내린 비에 젖어 빤짝이고 있었습니다.
과수지기는 열심히 사과나무에서 잘 익은 사과를 따고 있었습니다.
좋은 열매로 열리지 못한 죄스러움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22
위대한 구도자는 밤에 깨어 있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또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바깥의 현상(現象)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두 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 어느 소리도 알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였습니다.
이 깊은 밤 적막 속에 앉아 내면의 소리, 세미하게 속삭이는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하십시오.
그래서 겸손히 그 음성에 순응하는 지혜의 삶을 살게 해 주십시오.
23
세상 죄를 대신하여 지신 당신의 십자가는 나에겐 엄청난 멍에입니다.
죽어서야 다시 사는 당신의 법(法)은 범상한 인간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큰 고통입니다.
어찌 이 벗어날 수 없는 멍에와 험난한 고통의 길을 나에게 주십니까?
당신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이 고난이듯이, 내가 따라야 할 제자의 길 또한 힘겹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승리의 길인 것을 믿고 묵묵히 따르렵니다.
24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이 주신 땅에서 가시덤불 헤치며 피흘리는 당신을 닮아가는 일 입니다.
한 송이 붉은 장미로 피어나는 일입니다.
내 몸의 뽀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이 되지 않도록 간구하면서 고뇌 속에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성숙시키는 것만이 당신을 위한 나의 바른 삶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25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
그렇습니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구습에 젖은 옛 것을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세속적인 욕망과 욕심의 포로가 되어 그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미련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심령이 새롭게 되기를 소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습니까?
거듭난다는 말은 실은 말뿐임을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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