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겨울산
남상학
가지에 잎 떨어지니
산속이 열린다.
멧새 날아간 가지가
가는 여운으로 가볍게 흔들릴 때
조심스레 제 가슴 열어 보이는 빈 산
발길에 채이는 가랑잎이
깊은 곳으로, 낮게 더 낮게 흘러가고
눈부신 고요 속으로 발길 옮기면
빈 산이 다가와 와락 나를 껴안는다
산과 나 사이가 갑자기 투명하게 빛난다.
시공을 뛰어넘어 무한 쪽으로
내가 열린다, 하늘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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