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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삼청공원에서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8.

 

 

시(詩)

 

삼청공원에서

 

 

남상학

 

 

 

저녁 햇살이
흰 가루로 부서져
빈 벤치에 사뿐히 내려앉을 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든
한 무리의 참새 떼가
햇살 한 줌 작은 부리로 물고 와서
저마다 사랑을 클릭한다.

부산한 날갯짓으로
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분주하게
이메일과 전자폰으로 띄우는
사랑의 암호들

숲 너머로 바람결에
젊음의 발랄한 웃음소리
나긋나긋한 사랑의 밀어들이
분절되지 않은 웅얼거림의 형태로
나뭇가지 사이로 밀려든다.

높아진 하늘만큼
한결 느슨해진 여유로움이
저무는 가을 햇살 속으로
느릿느릿 축복처럼 내리는 시간

나는 사랑 찾아
짙은 노을 한 아름 가슴에 안고

집으로 가벼운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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