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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추암 일출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4.

 

 

 

추암 일출

 

남상학

 

 

수만 마리의 조랑말들이
말갈기를 세운 채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달려온다

무수히 쏟아지는 화살에
말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사위는 삽시간에

흥건한 핏빛으로 물들었다

여기저기 독전(督戰)을 알리는

북소리,  아우성소리
거센 바람을 타고 사정없이
맨발로 달리는 벌판으로
말갈기에 빛나던 햇살이 온 천지에
꽃가루로 부서져 쏟아진다

승전을 축하하는 팡파르
흩어지는 금빛 실타래 속
이윽고 환한 웃음 머금고
바다의 맨 끝에서 열리는
붉은 석류(石榴)

박수소리 판을 깐 물결 위로
장군(將軍)의 위용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촛대바위 
그 주변으로 졸병들이 몰려와
빛 부신 아침을 열면 

모래 해변에선
갈매기가 후두두둑 
부산하게 비상(飛翔)한다.

 


*추암은 동해시 일출로 이름난 곳이며 촛대바위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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