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세연정>
시(詩)
세연정에서
남상학
낮은 산비탈을 따라
느릿느릿 내려오는 바람이
연못 수면을 간질이며
그윽한 풀향기 속에 잠이 듭니다.
이 고요 속에
세월의 돌다리 건너
살아오는 그리움
당신은 그윽한 풀 내음, 솔 향기로
잔잔히 내게 오십니다
한 점 미동도 없는 연못 속
한 조각 구름으로 잠기어
수심 깊숙이
무심(無心)하라 이르시는 이
노송의 휘어진 가지처럼
높으신 안목
무언의 크신 일깨움에
고개를 숙이나니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록새록 살아오는 숨결
당신을 만나고 돌아서는
내 빈 마음 언저리에
언제나 푸른빛의 샘
그윽한 풀 내음, 솔 향기 되어
당신의 문향(文香)이 스칩니다.
*고산 윤선도(尹善道)가 만년에 머물며 글짓기를 했던 완도군 보길도 부용동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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