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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바다를 향해 사는 사람들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1.

 

(출처 : musim8319의 블로그 )

 

 

바다를 향해 사는 사람들 


 

 남상학

 

 

바다로 나가는 어귀에는
어디서나 집들이 불을 켜고
푸른 생명을 키우고 있다.

갓 건져낸 미역 냄새 같은
풋풋한 가슴을
출렁이는 파도에 씻으며
언젠가는 떠나야 할 여정(旅程)이라 해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끝없이 펼쳐진 시야에
한 점 티 없는 노래의 배를 띄우고
더 깊고 부드러운 품에 안겨
바람을 잠재우며
오직 서로 사랑하는 일뿐

별이 내리는 밤에는
포근한 꿈속에서
울어도 젖지 않는 무한의 바다에
사색의 닻을 내린다.
온 세상에 불이 꺼져 캄캄할 때도
별들은 불꽃이 되어
물결 위에 부서지고

부르는 소리 있어
달려 나가는 그리운 날이면
푸른 수평선 너머로 한가로이
바닷새를 날린다.
기다리며 사는 한평생
마음은 때로 썰물이 되고
혹은 때로 밀물이 되기도 하면서
생명의 바다 앞에서 출렁거린다.

바다를 향해 사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이 세상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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