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앞에서
- 남상학
그리운 밤이면
촛불을 켜고
열린 창을 향하여
숨죽여 조용히 눈을 뜬다.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사르고
활활 타오르는 마음으로
향(香)을 피우면
펄럭이는 촛불 사이로
눈부신 옷을 입고
두 팔 벌려 걸어오시는
그리운 사람
영원의 바다 위를
춤추는 파도처럼 달려가
당신의 넓은 가슴에
흰 빛살로 부서지고 싶어라
촛불 켜는 밤이면
새벽을 데리고
걸어오시는 이
당신을 향하여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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