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oneysavetip.tistory)
다람쥐
남상학
재빠른 다람쥐 한 마리가
한가한 시장 입구에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씽씽 소리를 내며 쳇바퀴를 돌린다.
구경하는 사람 없는 날에도
왜 돌려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조차 잊어버리고
그냥 돌리고 또 돌리는 것뿐이다.
오가는 사람이 뜸한 오후
시장 사람들마저 더위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난 날에는
한가한 시장 입구의 다람쥐는
구름 한 점 없는
빈 하늘만 쳐다보다가
뒤늦게 쳇바퀴를 돌려야 하는
이유를 알아챈 듯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푸른 숲속의 도토리만 한
기쁨을 주워다 나누면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가르치면서
열 개나 되는 발톱으로
힘있게 씽씽 소리를 내며
쳇바퀴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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