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꺼비 손
남상학
좀처럼 나를 칭찬할 줄 모르는 아내가
나의 두꺼비 같은 손은 좋다고 한다
만나서는 반갑다고 기뻐하고
헤어질 때는 섭섭하다고 아쉬워하고
살면서 우리는 손을 흔들어 악수한다
깡마른 것보다는 두툼한 것이 낫고
차가운 것보다는 따스한 것이 낫고
손끝에 간신히 잡히는 것보다는
덥석 쥐는 것이 인색하지 않아서 좋단다
아침저녁 물빛 하늘만 쳐다보고
양손 마주 잡아 빚어 만드는 온기(溫氣)
손은 내가 자랑할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이다
두꺼비 같은 손이 좋다고 하며
오늘도 아내는 나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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