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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아내의 빨래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3.

 

<출처 : 워시엔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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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빨래

 

남상학

 

 

아내의 빨래 솜씨는
늘 익숙하다.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다 돌아오면
어둠을 묻혀 왔을까 조바심하는 눈치

어쩌다 밤늦게라도 내가 돌아오는 날에는
한숨을 숨겨왔을까 안절부절못하면서

우리 집 식구의 옷은 유난히도
더러움을 잘 타는 물빛이어서 그렇다고
혼자 중얼거리며 밤늦도록 빨래를 한다

세상에서 묻혀 온 어둠과 한숨은

재빠른 아내의 손끝에서
곧바로 시커먼 땟국으로 빠지고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름과 얼룩들은 밤새도록
뜨겁게 흐르는 눈물에 삶아낸다

작은 몸집에 어디서
그리 큰 힘이 나오는지

아내의 부지런한 손끝에서
하얗게 표백되는
우리들의 하루

아내의 빨래는 하루도 거르는 날 없이
어제나 오늘이나 조금도 서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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