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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모닥불을 피우며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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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을 피우며 

남상학

 


타오르는 모닥불 곁에
별들이 속삭이며 내린다

제각기 빛을 거느리고 와서
왁자지껄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지상에 베푸는 천상의 축제
어둠을 불사르고
작은 소망의 불꽃 하나
이야기꽃으로 피워 올린다.

거리를 잴 수 없는 곳에서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는 발광체
우리의 마음이 하나로 열려 있을 때
비로소 하늘이 보이고

천상과 지상을 잇는
태초의 숨소리를 듣는다

 

어둠 속에서만 울리는 장엄함
그 거룩한 신비의 현을 뜯으며
영혼은 더 맑게 눈을 뜨고
부서지는 빛살의 충만으로
나는 거룩한 나라 백성이 된다  
타오르는 빛 둘레에서
이리도 밝은 세상 


, 오늘 밝음 속에
은혜의 불 밝히고

반딧불처럼 살아나는 의식을 위하여

별들과 짝하여 앉아 
긴 밤새워 모닥불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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