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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그대와의 거리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19. 12. 31.

 

 

(시)

그대와의 거리

 

 

남상학

 

 

 

어제는 더 넓은 보폭으로 
너를 따라가다가 잠이 깼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눈물로 따라갔지만
나의 발길은 마냥 그 자리
텅 빈 벌판에 홀로 서고 말았다
온몸으로 파고드는 섬뜩한 한기 (寒氣)
넘어지고 깨어진 무릎의 혈흔이
어수선한 악몽의 기억 속에 얼룩지고
가슴에 우수수 낙엽이 지고 있다
쫓고 쫓기며 거듭되는 숨바꼭질은
어디쯤에서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저만치 거리에서 속절없이 애태우는 당신 
너를 향한 사랑은 수십 년을 살아도
이대로 슬픔뿐인데
아아, 꿈속에서도 부둥켜안고
불러보는 이름 
너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힐 수가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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