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 유서 깊은 교회(서도중앙교회)가 있는 섬

 

주문도

 

유서 깊은 교회(서도중앙교회)가 있는 섬

 

글과 사진=남상학

 

 

▲강화군 서도면에 속한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 말도

 

  9월 2일, 가고 싶은 섬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를 탐방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들 섬은 행정구역상 강화군 서도면에 속하는 섬으로

강화 외포리에서 서북쪽으로 약 29㎞ 거리에 있다.

 

강화군 서도면은

이 세 개의 섬 외에 말도와 9개의 무인도를 포함하고 있다.

이번 탐방은 1박 2일 일정으로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를 둘러보는

빠듯한 일정으로 짜여 있다.

 

 주문도를 가려면

강화 외포리에서 아침 9시 10분, 오후 4시 10분 떠나는

여객선을 타야 한다. 서울에서 첫배를 타기 위해서

서둘러 6시 20분 자동차를 몰고 나섰다.

이른 시간이어선지 차는 순조롭게 달려 8시 무렵

여유 있게 외포리선착장에 도착했다.

 

 

 

▲매표소에 붙은 배 시간표와 요금표 

 

 외포리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카페리 삼보 12호는

1시간 20분이면 먼저 볼음도에 닿고, 차례로 아차도와 주문도에 들렀다가

나올 때는 역순으로 주문도, 아차도, 볼음도를 거쳐

강화 외포리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주문도 출발은 오전 7시, 오후 2시).

 

 볼음도에서 아차도는 약 15분 거리,

아차도에서 주문도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주문도까지는 약 1시간 40여분 걸린다.

 

여름 성수기에는 3번 왕복 운행한다.

볼음도는 민통선지역이라 규정에 따라 승선신고서를 작성해

표 구매 시 함께 제출했다.

 

 

▲개찰구 옆 검문소

 

 개찰을 마치고 승선하여

2층 앞쪽 선실 바깥의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주변 경관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외포리선착장을 출항한 배는 석모도 남쪽 어류정항을 오른쪽에 두고

넓은 바다로 나선다.

 

 

▲외포리선착장을 출발한 삼보12호 카페리, 차량도 많이 실었다.

 

 바다에는 새우 잡이 어선들 이십여 척이

새우의 이동 길목을 지키고 조업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색 다른 풍경이다.

 

▲석모도 남쪽 바다에 떠있는 새우잡이 어선들

 

 바다에 떠 있는 주변의 섬들을 구경하는 동안

볼음도를 지나 10시 40분 주문도선착장에 도착했다.

볼음도와 아차도 사이에 있는 아차도에는 들르지 않아 물었더니

내리는 승객이 없어서란다.

 

▲1시간  40분 항해 끝에 주문항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주문도는 볼음도, 아차도, 말도,

네 섬을 아우르는 서도면의 중심 섬이다.

주문도에 면소재지가 있고, 볼음도가 형제처럼 가깝다.

그리고 두 섬 사이에 아차도가 있다.

 

주문도라는 이름은

조선 중엽 임경업(林慶業) 장군이 명나라로 사신으로 떠날 때

 이 섬에서 임금님에게 하직 인사의 글을 올렸다 하여 ‘아뢸 주(奏)’, ‘글월 문(文)’을 써서 주문도(奏文島)라 하였으나

후에 물 가운데 섬에서 글을 올렸다는 뜻의

주문도(注文島)로 변경했다고 한다.

 

▲주문도 지도

 

 면적 4.55㎢, 해안선 길이 13.0㎞인 주문도는

섬의 형태가 역삼각형 모양이다.

최고봉은 북쪽에 있는 봉구산(147m)이며,

동남부와 북서부에는 농경지가 넓게 분포하며 해안선이 아주 단조롭다.

섬 주변에는 간석지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제 주문도 탐방을 위해

내게 주어진 시간은 3시간 20분,

나는 2시에 주문도에서 출발하는 카페리를 타고

 볼음도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문도 선착장

▲ 주문도 대합실

▲대합실 옆에 세운, 강화나들길 12코스 간판

 

 마을은 봉구산 남쪽 기슭의 진말과

북쪽 해안에 분포한다.

서도면의 네 섬 인구 650명 중에 그 절반인 300여명이 산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어업을 겸하나

농업에 더 많이 종사한다.

 

강화나들길 12코스인 주문도 코스는

총 거리 11.3km, 3시간이 소요되는데

배 시간에 맞추려면 코스대로 걷는 것은 무리여서

먼저 서도중앙교회를 찾기로 했다.

 

 

 

▲주문도는 벼 생산으로 유명하고 쌀의 품질이 좋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서도 중앙교회까지는 약 2.5km 거리

 

서도파출소와 주문저수지,

서도초중고등학교, 서도우체국을 지나 마을 6모정에 도착했다.

6모정 바로 위에 서도중앙교회 옛 종탑이 눈에 들어왔다.

 

 

▲서도파출소

 

▲낮은 언덕을 넘으면 저수지에 당도한다.

 

 

▲저수지에서 내려서면 서도초·중·고등학교, 병살유치원까지 한곳에 있다.

▲서도 우체국

▲동네 쉼터 육모정

 

 그 옆에 높은 철제 종탑에

몸을 낮춘 한옥 한 채가

내가 찾고자 하는 서도중앙교회였다.

 

 

 

 

 

교회 출입문 위에 붙은 편액에 ‘

이곳은 서도 중앙교회의 선교백주년 기념예배당입니다.

(건립년도 1923년 7월)’이라 기록되어 있고,

2층의 불발기창 위는

‘기독교 대한감리회 진촌교회 (鎭村敎會)’라는 편액을 달았다.

 

 

▲서도중앙교회의 편액

 

 지금의 서도 중앙교회는 전신인 영생학교부터 시작된다.

빈곤한 생활 중에도 신앙과 교육에 관심을 가게 되면서

김근영 씨가 마을 사람에게 신앙을,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작하였다.

 

20여 년간 노력 끝에

교회도 왕성하게 번창하였고 교육관련 학교도 마련하게 되었다.

그것은 김근영 씨로 하여금 60여 원의 모금된 돈으로

50여 칸의 와가 예배당을 지어 자녀들의 교육에 힘썼다.

 

 

이때만 하여도 주문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섬주민이 살고 있었으며,

영생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바다에서 굴을 채취하는 등의

풍성한 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 마련된 교회는 처음에는 ‘진촌교회’로 불리다가 ‘주문교회’로,

다시 1978년에 ‘서도 중앙교회’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는

대한 기독교 감리회 소속이다.

 

▲교회 좌측에 세운 안내판 

 

인천시 문화재자료 제14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우리의 전통 목조 건물 가구 형식을 바탕으로

서양 교회를 지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정문은 2층 종루형태이며,

본당의 건물형식은 2고주 5량가의 가구 구조를 가진

홑처마 팔작지붕의 특이한 건물이다.

평면 구성은 중세 초기 서양교회 형식을 따랐으나 매우 단순하다.

한옥 같으면서도 서양식이 혼합된 형태라고나 할까.

 

 

▲유서 깊은 교회 앞에서 인증샷을 찍다

 

 강화군에는 한옥(기와집)교회로서는

1900년에 세운 성공회 강화성당, 1906년에 세운 온수리 성공회 성당 있다.

모두 개화 초기 선교 활동이 활발할 때

외국 선교사에 의해 지어진 한옥이었다.

 

 그러나 서도중앙교회는

1923년 2월 이 지역 주민들의 헌금으로 건물을 짓기 시작하여

5개월만인 7월에 한옥 예배당이 완공되었다.

 

당시만 하여도 섬 주민 1천 명 중

예배에 참여하는 신도가 7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만큼 서도중앙교회는

조그마한 섬 주문도를 이끄는 정신적 중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서도중앙교회에 입장하면서 방명록에 이름을 올렸다. 

 

 출입문을 들어서면 바닥은 널판을 깔고,

고주를 중심으로 신랑과 좌우 측량으로 3개의 영역으로 나뉘었고,

그 마루바닥에 방석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

처음에는 남녀가 구별하여 예배를 드렸을 것이나

지금은 구분하지 않고 전체를 예배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천정은 연등천정으로 서까래가 완전히 드러나 있다.

 

 

 

▲서도중앙교회의 내부

 

 내부에는 교회에 종을 기증한 이를 기리는 기념서 현판(1927년),

교사 건립 등 교육에 헌신한 두 사람을 기리는

영세기념사 현판(1926년) 등이 걸려 있다.

교육의 목표와 영세학교 건립과 관련된 내용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 교회에 걸린 현판들

 

즉, 종순일 목사의 열성으로 기금 모금하고,

윤인호 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1926년 4월 12일에 총 건축비 2,400円으로 착수하여

당해 6월 26일(만 70일간)에 목조기와 교사를 낙성하였다는 내용이다.

 

어찌 이들 뿐이겠는가?

이들 외에도 김근영 씨, 박종세 씨, 박용세 씨와 온 성도들의

아낌없는 기도와 헌신의 땀이 있었다고 한다.

 

 서도중앙교회 바로 위에

건축 중인 또 하나의 교회가 있어 올라가 보았다.

 

 

 

▲새로 짓고 있는 서도중앙교회

 

마침 공사에 땀을 흘리는 장로님 한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교회는 옛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채

새로 짓고 있는 서도중앙교회라고 했다.

현재 박형복 목사가 시무 중이다.

 

 서도중앙교회를 둘러보고

나는 마을 앞쪽 해변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을에 세워진 이정표, 나는 앞장술 해변으로 향했다.

 

 앞장술 해변이다.

주문도에는

대빈창·뒷장술·앞장술 세 곳의 해변이 있다.

 

 

 

 

 

▲해안가에는 해당화 군락이 있다.

 

백사장 길이가 3㎞에 이르는 해안은

해수욕장으로 사용되지만,

물이 빠진 갯벌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서식하고 있어

간조 시 조개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해안 한쪽에는

주문수산에서 운영하는 양식장이 있다.

 

 

▲앞장술 해변에 있는 주문 수산양식장

 

 앞장술해수욕장의 반대편 서쪽 해변은 주

문도리의 뒤쪽에 위치해 뒷장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백사장 길이가 2km에 이른다. 

비교적 적은 규모이지만

깨끗한 모래와 바닷물이 동해의 해수욕장 못지않다.

 

▲뒷장술 해변 역시 물이 빠져 드넓은 갯벌이 모습을 드러냈다.

 

간조시 넓은 갯벌에는

조개류 등 해산물이 서식하고 있어

체험 관광을 하기 좋은 곳이다.

 

 섬의 서북쪽에 있는 대빈창해수욕장은

주문도 해수욕장 중 가장 크다. 길이 7km, 폭 300m로

하얀 백사장과 푸른 소나무가 함께 어우러진 천연의 관광지로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대빈창 해변, 해수욕장

 

옛날 중국 대륙과 교역 시 기항지이며,

송나라와 명나라의 사신이 기착하였던 곳으로

첨사진과 무관만호격을 두어 관리하였다고 한다.

특히 대빈창해변은 뒷장술해수욕장과 같이 

여름에 해당화가 만발한다. 

 

 

 

한때 당뇨병에 특효라는 소문으로 인해 무단 채취가 심했지만

최근에는 인공 식재를 통해 해당화 군락지를 복원하고 있는 중이란다.

 세 개의 해변은 해수욕 철이 지나 쓸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들판은 푸른 벼들들이

가을 볕을 받고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마음을 풍성하게 했다.    

 

 

 

대충 카메라에 몇 장면 담고

허겁지겁 돌아 나오는 길에

선착장 가까이 있는 서도교회를 들렀다. 역시 감리교회였다.

작은 섬이지만

마을마다 교회가 서있는 것을 보면

육지보다는 성도들이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문도에는 서도중앙교회 외에 서도교회가 있다.

 

 여름 한 철이 지났다고 해도

오늘 오전 날씨는 기온이 27도인데

햇빛이 강하고 바람 한 점 없어 걷기에 너무 힘들 정도였다.

 

선착장 가까이에 있는 주문도 마트에서 마신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래준 주문도 마트&민박.

 

 아이스커피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래고, 볼음도로 가기 위해 오후 2시 카페리에 올랐다. 짧은 시간이지만 서해 북방에 떠있는 주문도를 둘러볼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나는 기분이 좋았다.

  

◎ 여행 정보

 

◯ 관련 주소

서도면사무소 032-930-4520 // 삼보해운 032-932-6007 (외포리) / 032-933-6982(볼음도)

 

◯ 잠잘 곳

주문민박(032-932-7110), 진촌민박(032-933-9414)

해당화민박(032-933-8090), 가고파민박(032-933-5391)

대빈창민박(032-932-3874), 서울민박(032-932-1074) 상합민박(032-932-7003)

 

◯ 먹을 곳

선양식당(032-934-0018, 010-7353-7130), 환호식당(032-933-5618)

상경식당(032-932-7018), 진촌식당(032-933-5618, 010-3065-8414)

서울식당(032-934-2429), 미선식당(032-932-7016, 010-2094-013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