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by 혜강(惠江) 2019. 8. 9.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역사공원에 조성된 천주교 최대 성지

 

글․사진 남상학 

 

 

 

▲서소문역사공원 표지대

 

 

 8월 8일(목), 아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오늘 예보에는 최고기온이 35도라고 한다. 방에서 더위에 시달리느니, 외부에 나가서 무더위를 이겨보자는 심산으로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금년 6월 1일 새롭게 개장한 서소문역사문화공원, 가까이 두고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탐방에 나섰다.   

  

 서소문(西小門)은 소의문(昭義門)의 속칭으로 조선시대 사소문(四小門)의 하나였다. 1396년(태조 5) 9월 다른 성문과 함께 지으면서 소덕문(昭德門)이라 하였다가, 1744년(영조 20) 문루를 세우면서 이 이름으로 고쳤다. 서소문동 큰길에 있던 서남간문(西南間門)으로, 일반적인 통행로이면서 광희문과 함께 시체를 성 밖으로 옮긴 통로 구실을 하였고, 1914년 일제강점기의 도시계획에 따라 근처 성곽과 함께 철거되었다. 오늘날 서소문 고가도로의 시작점에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소문 밖과 관련된 자료들

 

 

 서소문 바로 앞에는 염천교 수제화거리(중구 칠패로 10-2)가 펼쳐지고 뒤편에는 철도건널목이 아련한 풍경을 자아낸다. 1960년대에는 서소문로를 따라 고가 차도가 놓이기도 했다.

 

 그 뒤 고층 건물들에 둘러싸이면서 섬처럼 고립된 땅에 서소문 근린공원(1976년)이 들어섰지만 본래 이곳은 서소문 밖 순교지로 불리는 천주교 성지였다. 한국 천주교 103위 성인 가운데 44분이, 124위 복자 가운데 24분이 탄생한 곳으로 단일 순교지로서는 최대 성인을 배출한 점에서 한국 최대의 순교성지라고 할 수 있다.

 

 

 

▲수제화 거리 맞은 편이 서소문역사공원이다.

 

 

▲서소문 육교 아래로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서소문 밖 이야기

 

 서소문역사공원이 들어선 땅은 복잡한 사건과 기구한 사연이 뒤엉킨 곳이다. 서소문 밖 네거리 일대는 분주한 시장이자 잔혹한 형장이었다. 원래 서소문은 아현과 남대문 밖의 칠패시장으로 통하던 문으로 사람들이 붐비던 곳이었다. 중국으로 향하는 육상 교통로에 접해 있어 한양도성 밖의 대표적인 상업 중심지로 발전했다.

 

 조선 후기(1416년)에는 백성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왕래가 많은 이곳을 서울의 주요한 형장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홍경래의 난과 갑신정변의 국사범들이 이 형장에서 죽임을 당했고, 손화중과 김개남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의 여러 지도자가 참형됐다.

 

 이뿐이 아니다.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 100여 명의 천주교인이 처형되었다고 한다. 이 중 44명이 성인이 되어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로 자리를 잡았다. 《황사영백서》로 알려진 황사영도 이곳에서 처형되었다.

 

 그 후 일제강점기에는 도성 밖 수산청과시장으로 바뀌어 상업 중심지로도 활기를 띄면서 이곳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역사적 의미가 함께 깃들어 있는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서소문근린공원은 소음과 불 청결, 몰려든 노숙자 등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처지였다.

 

 

서대문 밖 새벽시장을 기록한 ‘경도잡지’

 

 

▲서소문 순교자기념관 설립 취지와 건립을 주장한 문서

 

 

서소문공원의 탄생

 

 

 역사적인 장소이면서도 잊힐 뻔 했던 장소가 새롭게 조명된 것은 1984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이곳이 성지임을 알리는 현양탑(1984년)을 세우고,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에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 사업’을 제안하게 되면서 문체부와 서울시가 합동으로 기존 서소문공원을 재조성하는 공사에 착수했고,  2019년 6월 1일, 8년만에 서소문역사공원이란 이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서소문역사공원 전경 (건축사신문에서 인용)

 

 

▲서소문역사공원 전경

 

 새로 개장한 서소문역사공원은 지상1층~지하4층에 연면적 4만6천여㎡ 규모를 갖췄다. 건축 과정에서 특정 종교가 국유지를 점유해 성지화 사업에 나선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시민단체의 반발이 일기도 했지만, 서소문역사공원은 과거에 박해 받았던 천주교인을 기리기 위한 종교적인 기능을 담은 곳으로 기존의 공원에 추가적인 기능을 더하여 조성된 공간이다.

 

 서소문역사공원의 특징은 1층 지상부의 대부분은 공원으로 조성하고 내부 공간 대분은 지하에 두었다. 따라서 이곳은 도시인의 휴식은 물론 역사와 문화를 아울러 느낄 수 있는 복합공간의 형태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서소문역사공원의 외관

 

 

지상의 공원구역

 

 지상은 원래의 서소문 근린공원을 대폭 리모델링한 것이고, 천주교에서 1984년에 세운 순교자 현양탑은 그대로 보존한 채 광장을 공원 중심부에 놓고 녹지와 휴식 공간을 확대 조성했다.

 

 공원은 개방성을 바탕으로 산뜻하게 연출했으며 조경은 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을 만큼 훌륭했다. 소나무, 대왕참나무는 물론 장미 등 수목 7100주와 창포, 핑크뮬리, 억새 등 초화류 10만 본을 심어 연중 꽃으로 가득한 '힐링' 공원이 되도록 힘썼다.

 

 

 

 

 

 

 

 

 

 

 

 

 

 

 

 

 

 

▲역사공원 지상층의 조경, 공원으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지상에서 보이는 건물 벽채의 한 부분

 

 이와 함께 서소문역사공원의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조형물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푸른 잔디가 드리워진 지상에는 뚜께우물과 서소문 밖 순교자 현양탑이 세워져 역사를 일깨운다.

 

 

<순교자현양탑>

 

 

 

3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순교현양탑

 

 순교자현양탑은 1984년 12월 세워졌으나 1999년 5월 15일 다시 건립한 것이다. 재료는 화강암으로 높이 15m의 주탑과 13m의 좌우 대칭 탑 등 3개의 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탑기단 위는 유리로 막아 물이 흐르도록 하였는데, 이것은 박해와 죽음의 상징인 칼과 생명의 상징인 물을 대비시킨 것이다.

 

 

 

▲서소문 밖 순교자현양탑은 1999년 세워졌음을 알 수 있다.

 

 주탑 앞부분에는 참혹한 순교의 참상을 형상화한 청동 조각을 붙였다. 포승줄에 묶여 참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과 십자가에 묶인 순교자의 모습이 형상화됐다. 세 탑 모두 윗부분 구멍에서 가운데까지 7개의 금빛 선을 흘러내리게 하고 있다. 이 선은 죽음을 통한 하느님의 승리와 천주교 7대 성사(聖事)를 상징한다.

 

 

 

 

 

 

 

순교자 현양탑에는 기념글과 순교자의 명단이 가록되어 있다. "복되어라, 의로움에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서소문역사공원에 세운 순교자 현양탑

 

 현양탑 옆에는 마치 노숙자가 벤치에 누워있는 듯한 조각상이 있다. 가까이서 찬찬히 살펴보니 발등이 모두 찢어져 있어 마음이 저며온다. 거리부랑자가 낡은 담요 한 장을 꽁꽁 둘러 싸맨 모습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캐나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가 만들었다.

 

 작가는 마태복음 25장 '최후의 심판'에서 영감을 받아 '노숙자 예수상'을 제작했다. 추위로 죽은 노숙자 여인을 기억하기 위해 교황청이 바티칸에 설치를 의뢰했고 이후 여러 성당과 교회에 조각상이 만들어졌다.  

 

 

조각 <노숙자 예수>

 

 

 

 

▲캐나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가 만든 조각 '노숙자 예수'

 

 

▲'노숙자 예수' 옆에 놓인 제대

 

<두께우물>

 

 또 공원 안에는 두께우물도 있다. 이 우물은 참형장 옆 우물로서 평소에는 뚜껑을 늘 덮어 두었다가 사형집행수(망나니들)가 죄인을 참수한 후 칼을 씻었던 곳으로 숙연함을 느끼게 해준다. 서소문 밖 형장의 위치는 안산과 인왕산에서 시작되는 만초천 변이었다. 형장의 동쪽 근방에는 망나니가 사람을 죽일 때 칼을 씻던 두께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두께우물

 

 

▲두께우물에 대한 표지판

 

 

▲두께우물 표시가 있는 경성도

 

 서대문구 현저동 무악재에서 발원하여 서대문사거리~서울역~원효로를 거쳐 한강으로 흐르는 약 7.7Km의 만초(넝쿨이 무성한 풀)가 무성한 물길로 [동국여지비고]에 만초천으로 기록되었으며, 만초천을 따라 미나리골, 조개, 칠패, 청파 등의 취락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1960년대 청파로 일대의 도로 확장과 1967년 복개가 시작되어 현재는 그 물줄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서소문과 만초천 이야기

 

 

지하 서소문성지박물관 구역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입구(서쪽)

 

 낮은 높이로 솟아오른 건물의 일부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관리를 위한 사무실, 화장실, 엘리베이터 코어 및 설비공간이다. 전시공간과 예배당 등 주요시설은 모두 지하에 위치해 있다.

 

 지상의 공원에서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동선을 따라 지하에 들어서면 서소문을 뜻하는 ‘ㅅㅅㅁ’ 자음 글자가 보인다. 박물관에 따르면 'ㅅㅅㅁ'는 서소문의 자음을 한 줄기로 연결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상징마크다. 박물관은 "첫 번째 'ㅅ'은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두 번째 'ㅅ'은 대지의 길을 걷는 순례자를, 마지막 'ㅁ'은 순교의 정신을 간직한 성지를 상징한다"고 전했다.

 

 상징마크를 지나면 ‘월락재천수상지진 (月落在天水上池盡) : 달은 떨어져도 하늘에 있고, 물은 솟구쳐도 연못에서 다한다. 는 글귀가 “나의 마음 어딜 가나 주님 안에 머무네” 흔들림 없는 신심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여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입구(남쪽), 지상에서 지하 박물관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상징마크

 

 

▲통로에서 볼 수 있는 글귀 "월락재천수상지진 (月落在天水上池盡)"

 

 서소문성지박물관에는 기념전당, 역사기념관, 편의시설, 교육 및 운영 공간,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먼저 지상과 가까운 지하1층은 도서실, 세미나실, 기념품 매장과 카페, 운영사무실 등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배치했다. 지하1층 도서실에서는 책을 볼 수 있으며, 군데군데 많은 작품들로 둘러싸여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서소문성지박물관 도서관

 

 

 그리고 지하2층~3층은 서소문역사공원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이다. 이 공간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 하늘광장, 경당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층별 안내

 

 

 

 

▲서소문성지박물관 출입구

 

 

▲서소문성지박물관 입구 조형물

 

 

▲지하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

 

콘솔레이션 홀

 

 

 

▲콘솔레이션 홀

 

 지하의 전시시설 중 하나인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은 정사각형 형태의 커다란 큐브로 둘러쌓여진 공간이다. 낯선 스케일과 비례의 정육면체 공간, 높이 12m의 거대한 벽면 네 개가 바닥에서 2m 떠 있는 형태다. 홀 가운데 밝은 빛이 내리는 천정은 곧장 하늘로 통한다. 사면에 영상송출을 하여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입체적인 미디어 아트를 체험할 수 있게 하며 공간 자체가 주는 장엄함과 고요함을 느끼게 해준다.

 

 영어 ‘consolation’이란 ‘위로, 위안’을 뜻한다. 거룩한 죽음을 택한 순교자들을 위한 위로하고, 이 땅에 더 이상 죽임의 문화가 아닌 생명의 문화가 정착되길 기원하는 공간이다. 조금은 적막한 분위기가 감도는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역설적이게도 산 자 역시 이곳에서는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콘솔레이션 홀 벽면에 나타나는 영상 

 

 

▲콘솔레이션 홀의 가운데 천정은 구명이 뚫려 빛이 들어온다. 

 

 

 

하늘광장

 

 

 

▲하늘광장. 지하 3층이지만, 천장을 텄기 때문에 명칭 그대로 하늘을 볼 수 있다.

 

  하늘광장으로 나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정현 작가의 작품, ‘서있는 사람들’이 서있는 광장이다. 이곳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된 정신을 기리는 추념의 의미라고 한다. '하늘광장'은 땅속 깊이 파묻힌 공간이지만 천장을 텄기 때문에 명칭 그대로 하늘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하늘이 뻥 뚫린 텅 빈 광장이다.

 

 광장의 벽 한편에는 순교 성인 44인을 상징하는 정현의 조각 <서 있는 사람들>이 슬픔이나 무거움을 강요하지 않은 채 작품 제목처럼 당당히 서 있다. 육중한 건물 위로 보이는 하늘을 보면 종교의 자유를 위해 희생당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이 하늘 끝에 닿을 듯 고결하게 느껴진다.

 

 

 

▲정현 작가의 ‘서있는 사람들’이 위치한 하늘광장

 

 

 

 

 

 

▲순교 성인 44인을 상징하는 정현의 조각 <서 있는 사람들>

 

 

하늘길

 

 

 

▲하늘길 입구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금민정 작가의 미디어 영상인 ‘하늘길’은 추모의 역사성 을 강조했다. 건너편에 하얀 문이 있는 영상을 보며 기나긴 길을 따라 올라간다. 쏘아진 빛에 따라 그 길은 파도가 되었다가 억새로 변한다. 조명 아래에 앉아 네 벽면에 투영되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 속 나라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하얀 문에 다다르면 오른 쪽 통로에는 조형물이 있다.

 

 

 

 

 

 

 

 

 

 

 

▲금민정 작가의 '하늘길' 미디어영상 작품

 

 

 

 

▲하늘길 우측 통로에 설치한 조각

 

정하상 기념 경당

 

 서소문역사박물관 지하 2층에는 정하상 기념경당이 있다. 서소문역사박물관을 찾는 천주교 신자들이 마사를 드리는 곳이다. 기해박해 당시 서소문 밖 참형터에서 순교한 정하성을 기념하기 위하여 정하상 기념경당으로 이름을 붙였다.

 

 정하상(丁夏祥)은 세례명은 바오로. 정약종의 아들이며, 정약용의 조카로서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체포되어 고문을 받았으며, 그해 8월 15일 천주교 박해의 부당성을 주장하다 서소문 밖에서 처형되었다. 저서로서 천주교 교리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상재상서⟫가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천주교가 본질적으로 유교와 전혀 다른 종교가 아니라는 호교론적 논지를 펼쳤다. ⟪상재상서⟫는 황석영의 ⟪백서⟫와 함께 한국 천주교의 귀중한 자료다. 필자가 경당을 방문했던

 

 오전 11시경에도 서소문역사박물관을 찾는 천주교 신자들이 경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경당에서 기도드리는 신자들

 

 

 

경당 내에 있는 모자상

 

상설전시관

 

 지하 3층의 상설전시실은 1관과 2관으로 나눠졌다. 조선후기 사상사를 주제로 한 1전시관에는 조선후기부터 현재까지의 '서소문 밖'이라는 장소와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자취, 1960년대 복개된 만초천의 흔적을 전시했다. 실학자였던 이익과 정약용의 저서 몇 개를 빼고는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 및 순교에 관한 사료가 대부분이다. 

 

 

 

 

 

▲제1전시관 내부

 

 2전시관은 서소문과는 떼놓을 수 없는 구한말 역사와 사상의 흐름·개혁을 알려주는 전시물을 전시물로 꾸며 놓았다.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성벽철거 뒤의 ‘경성부명세신지도’(1914) 등 외에 전시물 대부분이 천주교 순교 관련 사료 및 유물이다. 동학관련 사료는 ‘동학도 포고문’과 동학지도부가 제시한 ‘폐정개혁안’ 등이 전부로, 전시물의 90퍼센트 이상이 조선후기 천주교 관련 사료다. 이 때문에 전시관이 천주교에 편향됐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제2전시관 내부

 

복도와 벽면에 전시된 작품

 

 

 

▲입구를 들어서면 곧바로 만나는 이환권의 '난민복서'

 

 

 

 

 

 

 

 

 

 

▲벽면의 조각, 순교와 관련된 작품으로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한  작품들

 

 

 

 

 

 

 

 

 

 

조성묵의 '메신저&커뮤니케이션'

 

 

 

 

 

 

▲박선기의 'An agrregation 190510'

 

 

▲임영선의 '반복과 차이'

 

 

▲김영원의 '중력 무중력 81-5'

 

 

▲'하늘과 대지 사이에 인간이 있다.'

 

 

▲최지만의 '순교자의 무덤'

 

<척사윤음>

 

 

 

 

 

 

▲손승희의 '척사윤음'

 

  이 작품은 손승희의 '척사윤음'으로, 미디아 아트와 유리공예가 합쳐진 작품으로 척사윰음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척사윤음(斥邪綸音)'이란 천주교를 사학(邪學)으로 단정하여 1839년 헌종이 천주교의 폐해를 막기 위해 백성들에게 내린 교서를 말한다.  조만영·조인영·조병현 등 조씨 일파가 주도해 기해사옥을 일으켜 앙베르(Imbert, L. M. J.) 주교, 모방(Maubant, P. P.)·사스탕(Chastan, J. H.) 신부, 정하상() 등 70여명의 천주교도를 처형하고 난 뒤 국민에게 내린 책이다.  그 내용은 태조 이후 역대의 교훈·격언을 모아 사(邪)의 폐독을 지적하고 귀정(歸正)의 길을 가르친 것이다.

 

 

 

 

 

▲책 '사윤음'

 

 

<나전칠화 '일어나빛을 비추어라'>

 

 한양대학교 김경자 명예교수의 지도하에 인간문화재들이 만든 나전칠화(螺鈿漆畫)는 한국 조형예술의 품격과 우수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이다. 가로 9m, 세로 2.4m 규격의 이 작품은 현존하는 단일 나전칠화로는 가장 크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작된 나전칠화이다. 작품의 전체 구상은 남북한 화합과 생명문화 회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한국의 민화 십장생도를 밑그림으로 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현재·미래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형화 한 것이다.

 

 

 

 

▲김경자의 '일어나 비추어라'

 

▲작품 '일어나 비추어라'에 대한 설명
 

그밖의 전시물들 

 

 

 

 

 

 

 

 

 

 

 

 

 

▲상설전시관에 전시된 자료들

 

 

기획전시실의 기획전 ‘몸의 기억’

 

 

 

 

 

 이번 기획전시는 개관 기념 특별기획전 ‘한국 현대조각의 단면’에 뒤이은 두 번째 기획전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신형상 조각의 모험 ‘몸의 기억’(Memory on the body)이 전시되고 있다. ‘몸의 기억’은  개관기념 특별기획전에서 한 섹션으로 제시했던 ‘신형상’ 조각의 흐름을 미시적인 눈으로 좀 더 살펴보기 위해서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참가한 세 명의 작가는 이환권(왜상적 신체), 안재홍(유기적 신체), 천성명(연극적 신체)은 인간의 몸을 연구과제로 삼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몸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과 그 조형 방식이 매우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획전 ‘몸의 기억’에 전시된 작품들

 

 

둘러보고 나서

 

 탐방을 마치고 나서 느낀 소감은 우선 건축의 특이성을 지적할 수 있다. 지상을 공원으로 하고 건물들은 지하에 두었다. 특히 지하의 건축은 문외한이 보더러도 설계가 특이하면서도 출중해 보였다.  캐톨릭 측으로 볼 때에는 성지박물관을 이곳에 둠으로써 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특정 종교와 무관한 사람들은 지상의 공원 시설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손색이 없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지하에 있는 성지박물관을 찾아 파란 많던 근현대사를 돌아보며 무참하게 희생된 순교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묵상에 잠길 수 있다.     

 

 앞으로 서울시는 서소문 역사공원 일대를 새로운 역사문화 콘텐츠 자원으로 육성할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이 지역은 서울시의 역점사업인 서울로와 가깝고, 일제강점기부터 상권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대표 수제화 거리가 있어 공공자원이 지속적으로 투자될 명분이 분명하다.

 

 서소문 밖 네거리의 다양한 스토리에 주목하면서 특정 종교의 성지로서의 장소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동·덕수궁·숭례문·남대문시장 등 인근 역사문화자원과 연결시켜 다양한 시민들을 포용하는 공간을 만들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을 기대해 본다.

 

 

여행정

 

*주소 : 서울시 중구 칠패로 5 (의주로2가 16-4)

전화 :  02-3147-2401

관람 :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수요일은 오후 8시30분)까지, 월요일 휴관

관람료무료.

 

 

 

가는 길 : 지하철 이용

충정로역(2호선, 5호선) 4번 출구 도보 8분

서울역 (1호선, 4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3번 출구 도보 9분

서대문역(5호선) 7번 출구 도보 11분

시청역 (1호선, 2호선) 9번 출구 도보 12분

 

 

 

▲약도

 

주변맛집

중림장 (설렁탕) : 중구 중림동 468 / 02-392-7743 / 일요 휴무

소호정 (안동국시, 묵, 국밥) : 중구 중림동 419 / 02-365-3365

이화고려정 (고려정식, 쑥국수전골) 중구 순화동 6-13 / 02-777-3857 / 일요 휴무

셰프안차이나 (중화요리) : 중구 순화동 151 / 02-318-4300

진주회관 (냉콩국수, 섞어찌개) : 중구 서소문동 120-35 / 02-753-5388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