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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베트남, 필리핀, 인니, 말레이

호이안 구시기지 (3) : 낮과 밤이 다른 호이안의 특별한 매력에 취하다

by 혜강(惠江) 2019. 2. 5.

 

호이안 구시기지 (3)

 

낮과 밤이 다른 호이안의 특별한 매력에 취하다

 

 

글 · 사진 남상학

 

 

 

 

 

  호이안은 다낭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로 일찍이 외국 무역상들의 출입이 빈번했던 국제 항구 도시였다. 16~19세기에 걸쳐 인도, 포르투갈,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상선이 기항지였고 무역도시로 번성했다. 주변국가와 교역이 잦았던 ‘베트남의 바다의 실크로드’였다. 

 

  그러나 투본강의 퇴적작용으로 수위가 낮아져 큰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자 무역항의 지위를 다낭에 넘겨주면서 잊힌 항구가 되었으나 옛 건축물들이 잘 보전되어 있어서 1999년 UNESCO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호이 안은 구시가지와 투본강 건너의 신시가지로 나뉘는데 구시가지는 고풍스럽다. 베트남에서는 비교적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베트남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호이안의 매력이다. 전통 보존을 위하여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운행을 통제하고 있다. 마치 중국의 시골마을을 연상케 하는 호이 안은 번화하고 세련된 다낭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유서 깊은 건물들이 주는 안온함

 

 

  호이안 구 시가지에는 수백 년 전의 복고적인 건물과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베트남, 중국, 일본의 문화가 혼재돼 나타난다. 호이안의 건축물은 19세기 초 복원 작업을 거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부분의 옛날식 건축물은 벽돌, 나무 등 전통적인 재료로 지어진 1~2층짜리 건물이다.

 

 중국인이 살던 건물은 건물 전체를 중국인 특유의 붉은 빛깔로, 베트남인이 살던 건물은 베트남인의 전통 색깔인 노란 색으로 건물 외벽을 단장해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 광조회관 (廣肇會館)

 

 

  구시가지 관광의 출발은 쩐푸 꺼리의 서쪽 끝에 있는 광조회관이다. 광조회관은 1786년 중국 상인들이 삼국지의 관우를 모시던 사당이자 숙소이며, 무역장소였다. 광조회관 안의 수많은 건물의 각 벽면마다 관우를 비롯한 삼국지의 주요 인물들을 칼라로 그린 그림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지금도 매년 음력 정월 열엿샛날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큰 거리나 사당 앞에 우리의 홍살문처럼 패루(牌樓)를 세우는 것이 전통이었다. 패루를 지나면 본전 건물인데, 본전의 두 개의 현판 중 하나는 ‘자운경해(慈雲鏡海)’이고, 다른 하나는 ‘호의가가(好義可嘉)’이다.

 

  전자는 자애로운 구름과 거울 같은 바다로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그들이 바다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이고, 후자는 의로움을 좋아하는 것은 가히 기릴만하다는 화교들이 이상을 나타낸 것이다. 광조회관 앞은 씨클로 투어 시작 장소로 수많은 씨클로와 인력거꾼들로 항상 붐빈다.

 

 

 

 

 

 

 

광조회관 입구의 패루와 경내

 

 광조회관 내의 관우 기마상

 

광조회관 후원의 조각품

 

 

내원교 (內院橋)

 

 

 광조회관 동쪽에는 투본강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 위에 1593년 일본인들이 설치한 내원교라는 돌다리가 있다. 호이안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일본식 건축물이다. 베트남 돈 2만동 지폐에 이 다리가 그려져 있을 만큼 베트남에서는 유명한 유적이기도 하다.

 

  다리 양쪽 끝에는 원숭이와 개(犬)의 조각이 각각 있는데, 이것은 원숭이와 개가 악귀를 물리친다는 주술적 신앙이라고도 하고, 개해에 다리를 놓기 시작해서 원숭이해에 준공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다리 위에 2층 건물을 세운 것이 독특하다. 다리 위에 지어진 2층 건물 중 목조건물 1층은 일본상인들이 항해의 안전을 기원하는 까우 사원이 있고, 누각처럼 지어진 2층 건물에는 당시 일본상인들이 여러 가지 상품을 판매하던 점포들이지만, 지금 내원교 2층은 투본강을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내원교를 건너 일본인 거주 지역의 풍흥고가(豊興古家)는 월남식, 일본식, 중국식이 뒤섞인 건물로서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고 한다. 이들 건물은 유럽의 건축물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함으로 여행자들의 눈길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내원교 ( 아래는 어둠이 내린 뒤의 내원교) 

 

내원교에서 바라본 투본다리

 

냐원교 위에서 포즈를 취한 이정미 선생님

 

 

⊙ 턴키고가 (進記古家)

 

 턴키고가는 호이안의 여러 고택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광조회관 앞에서 투본강 쪽으로 난 골목에 있다. 약200여 년 전 호이안의 중국인 상인 턴키가 살던 집으로서 노란색으로 칠한 투박한 모습이다. 턴키는 많은 부를 축적한 무역상이었다. 현재에도 턴키의 8대손이 살고 있다고 한다.

 

  턴키의 집은 호이안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1층 기둥에는 투본강의 범람 기록이 새겨져 있다. 잦은 침수에도 오염과 변형이 없도록 가구와 기둥들은 흑단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좁은 구간을 나눠서 당시의 물건들을 전시했던 좌판들이 있는데, 특히 투본 강물이 불어났을 때 아래층에 진열해두었던 물건들을 2층으로 긴급히 옮기기 쉽도록 천정에 만든 들마루가 인상적이다.그밖에 베트남, 중국, 일본 양식이 뒤섞인 쩐가 사당은 응우옌 왕조의 관리였던 중국인 후손이 지었다고 하는데, 집안에는 당시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턴키고가의 내부 게시물

 

 

호이안 구시가지 골목의 상품과 홍등

 

 

  약 2㎞에 달하는 거리는 약200년 전의 건물 약 800여 채와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 관광객이 좋아할만한 그림 가게, 기념품 가게, 옷 가게들이 바둑판 모양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평일에도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이 북적이는 거리를 산책하듯 걷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의 어느 시간대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호이안의 매력은 어둠이 내릴 무렵 홍등이 켜질 때부터다. 어둠이 내려 골목 안에 걸린 오색의 풍등까지 더해지면 낮과 다른 호이안의 멋진 모습이 드러난다. 한마디로 호이안의 밤풍경도 황홀하다. 각양각색의 등불이 켜지고 야시장도 열린다. 말 그대로의 불야성이 펼쳐진다. 화려한 홍등을 매단 야시장의 수많은 노점은 기념이 될 만한 베트남 전통 액세서리나 간식 등의 먹을거리를 판매한다.

 

 강가에는 화려하게 불을 밝힌 온갖 노점들이 마치 축제를 여는 것처럼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기념품을 파는 전통가게며 바, 카페들이 장식한 형형색색의 조명들과 전통 건물의 붉고 노란 빛깔이 한데 어우러져서 매우 아름다운데, 서양인 관광객들은 호이안의 이것을 보기 위해서 찾아온다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 우리 역시 이 거리에서 불판에서 구워내는 문어를 안주 삼아 맥주 한 모금을 마셨다.

 

 

 

 

 

 

 

 

 

 

 

 

 

호이안 구시가지 골목시장

 

 

 

 

 

 

 

투본강변 거리 풍경 

 

 

 

 

 

 

 

 

투본강가 호이안 구시가지에서 기념촬영

 

 

 

 

 

 

 

투본강 야간 투어

 

 

  호이안 옛 시가지에는 투본강이 유유히 흐른다. 이탈리아에 베네치아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호이안이 있다고나 할까? 투본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호이안에서 투본강 투어는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이다.

 

 호이안 관광의 백미는 투본강을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아경. 낮과는 다른 세상이다. 어둠이 내리고 등이 하나둘 켜지면 빨갛고 노랗고 파란, 알록달록한 세상이 펼쳐진다. 사람들은 소원을 비는 소원 등을 들고 2인승 쪽배를 탄다. 소원을 담은 촛불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원을 실은 등불은 바다로 흘러간다.

 

승선한 사람들은 사공이 젓는 배를 타고 등불이 떠내려가는 강을 흘러간다. 그러다 보면 수놓은 형형색색의 빛깔에 잠들어 있던 마음도 눈을 뜬다. 신비스럽다. 흔들리는 물결과 천천히 움직이는 배에서 꿈을 꾸는 듯하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강바람은 덤이다.

 

 

 

 

  

 

 

 

 

 

 

각종 장식으로 수놓은 투본강 야간투어!

 

 

 

 

 

 

 

 

 야간투어 끝나고 산책 ↓

 

 

 

 

 

 

 빈퉁 배 투어를 시작으로 투본강가의 도자기 마을을 거쳐 목선 타고 오른 호이안 구 시가지 탐방은 하루에 모두 끝났다. 그야말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간 조명이 현란한 호이안을 뒤로 하고 다시 다낭의 호텔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세계,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되새겨 보았다. 지구촌 어디를 가든지 거기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그들이 모두 내 이웃이라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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