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알려져 좋은 '강원 고성 동해안'
사람이 아니라 '바다'를 보러 왔습니다.
고성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강원 고성군 북단 마차진해변에서 바다에 몸을 담그고 호젓하게 피서를 즐기는 모습. 고성에서 해안을 끼고 북쪽으로 갈수록 인파는 적고, 물은 깨끗하다. 고성의 북쪽 해안에는 철조망 너머로 근사한 바다가 있는, 꼭꼭 숨어있는 간이해변들이 곳곳에 있다.
온 세상이 풀무질로 뜨겁게 달궈진 듯합니다. 푹푹 삶아대는 염천의 날들이 계속되는, 바야흐로 피서의 절정입니다. 바다로, 계곡으로 피서 여행을 떠나는 인파들로 도로는 며칠째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휴가의 절정기에 붐비지 않는 피서지가 있을까요. 강원 고성의 해변을 찾아갔던 것은 다른 바다에 비해 한결 한적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막상 가서 보니 짐작보다 더하더군요.
고성의 이름난 해변도 파라솔 꽂을 자리쯤은 넉넉했고, 알려지지 않았으되 빼어난 경관의 텅 빈 해변이 도처에 있었습니다. 바다를 마주 보는 특급 조망을 가진 리조트도, 낭만적인 분위기의 해변 카페들도,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명소도 여러 곳이었습니다. 속초와 경계를 이룬 고성의 남쪽 끝에서 시작해 최북단 해수욕장 명파를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고성의 해안을 따라 북진하며 숨겨진 호젓한 명소를 샅샅이 찾아봤습니다.
# 경계의 바다, 낭만적인 카페 두 곳
속초와 고성이 경계를 이루는 해변에 마주 보고 있는 카페 두 곳이 있다. 속초의 ‘카페 나폴리아’ 그리고 고성의 ‘바다정원’이다. 꼭꼭 숨어있지만, 한편으로는 알려진 명소다. 차량 교행조차 안 되는 길을 지나 비포장 길 뒤에 숨어 있으니 위치로 보면 ‘숨어 있는’ 게 맞지만, 어찌어찌 알고 찾아든 손님들로 카페는 늘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니 ‘알려진’ 곳이라는 얘기다.
카페 나폴리아는 7번 국도에서 이정표조차 변변치 않은 샛길을 따라 잘 찾아 들어가야 하는 해변 끝에 있다. 군사지역 경계 철조망을 끼고 있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카페다. 문을 연 지 20년이 넘는 카페 나폴리아는 동해안 카페의 터줏대감 격이다. SNS를 통해 이제는 다들 알게 됐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는 ‘아는 이들만 아는’ 숨겨진 핫플레이스였다.
동해안의 바다를 끼고 있는 카페는 하나둘이 아니지만, 유독 이곳이 관광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건 ‘뛰어난 개방감’ 덕분이다. 바다 쪽으로 낸 카페 유리창을 병풍처럼 접어서 열어젖히면 해변 풍경이 막힘없이 펼쳐지는데, 그 개방감이 가히 최고다. 그래서 요즘 같은 폭염에도 카페 창문은 열려 있다. 카페 뒤편에는 바다를 끼고 걷는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에 놓인 자유의 여신상이며 석고상 등이 철 지난 촌스러운 유원지 분위기를 내지만, 그것도 나름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카페 나폴리아 코앞에는 ‘바다정원’이 있다.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카페 나폴리아는 속초시 장사동이고, 바다정원은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다. 바다정원은 이름 그대로 잔디가 깔린 정원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다. 지난 2015년 문을 열었을 때는 물회를 파는 식당이 카페와 함께 있었는데, 지금은 이탈리아 요리를 내는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세련된 분위기와 깔끔한 조경 등으로 견주면 바다정원이 카페 나폴리아보다 몇 발쯤 앞선다. 하지만 해변 끝자락을 끼고 있는 카페 나폴리아가 자리와 조망은 더 낫다.
# 매혹적인 바다…프라이빗 비치
‘카페 나폴리아’와 ‘바다정원’ 북쪽 해안에 켄싱턴리조트가 있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강원 고성 땅에 있지만, 고성이란 지명 대신 ‘설악비치’를 이름으로 쓴다. 고성이 주는 거리감 때문이리라. 켄싱턴리조트가 특별한 것은 프라이빗 비치처럼 쓰는 해변이 있다는 점. 리조트에 해수사우나도 있어 해수욕한 뒤에 깨끗하게 몸을 씻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리조트 시설은 다소 낡은 편이지만, 바다전망 객실을 배정받는다면 그런 흠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층의 바다 전망 객실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다만 오션 뷰냐 아니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차이 나니 바다 전망 객실 확보가 중요하다.
프리이빗 해변의 백사장 한쪽에는 지난해 문을 연 캠핑장 ‘캠핑 앤 비치’도 있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비치 캠핑장이다. 캠핑 사이트 이용료는 1박 기준 주중 3만5000원, 주말 4만5000원. 성수기인 이즈음에는 6만 원을 받는다.
켄싱턴리조트를 지나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봉포항과 봉포해변이다. 보통 동해안의 해수욕장은 백사장과 주택가 사이로 도로가 나 있는 게 보통. 그런데 봉포해변은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 뒤쪽으로 길이 있다. 마을 앞이 바로 백사장이란 얘기다. 그렇다고 백사장이 마당처럼 펼쳐지는 건 아니고, 백사장 뒤쪽에 돋워 세운 낮은 옹벽 위에 건물이 있다. 바다를 바라보고 선 건물들 대부분은 펜션이다. 건물들이 해변을 에워싸고 있는 형상이라 해변은 마치 ‘펜션들이 공유하는 프라이빗 비치’ 같다는 느낌이 든다.
봉포해변의 북쪽 끝은 천진해변. 백사장이 서로 붙어 있어 어디까지가 봉포이고, 어디서부터가 천진인지는 모르지만 두 해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봉포해변은 건물들이 빼곡하고, 천진해변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건물들이 헐거워지는데, 천진해변 끝에는 일대에서 ‘핫’하다는 카페 ‘글라스 하우스’가 있다. 양철 느낌의 마감재와 유리 등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한 카페는 서핑 등을 즐기는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다.
▲ 강원 고성의 야야진해변은 황홀한 바다색과 낭만적인 경관을 갖고 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피서철에도 크게 붐비지 않는다. 해안드라이브를 하던 피서객들이 아야진해변에 끌려 애초 목적지 대신 이곳에 자리를 펴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우리가 몰라본 바다…아야진해변
고성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해변이 바로 아야진해변이다. 활처럼 부드러운 곡선의 백사장을 가진 아야진해변은 한쪽이 둥글게 다듬어진 바위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변은 아담한 곡선을 이루는데 드넓게 펼쳐진 하얀 백사장과 속이 훤히 보이는 깨끗한 물색의 대비가 환상적이다. 바위 주변에는 산호초와 조개, 해조류 등 다양한 바다 생물이 산다. 갯바위 주변에는 늘 스노클링을 즐기는 이들로 붐빈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드리우면 제법 물고기도 잡힌다.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이지만 피서객들이 해안 드라이브를 하다가 경관에 매료돼 애초에 가려던 목적지를 지워버리고 여기다 자리를 펴는 경우가 많다. 아야진해변의 미덕이라면 경관은 속초와 강릉 일대의 유명 해수욕장에 못지않음에도 번잡스럽지는 않다는 것. 그렇다고 적막하다는 건 아니고 살짝 들뜬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을 정도다. 여름날 해변의 열기를 즐기는 청춘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족 여행에는 딱 좋은 곳이다.
이야진의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교암항과 문암항으로 이어진다. 스킨스쿠버 포인트로 알려진 문암항 인근에는 해안 바위가 기묘한 형상을 한 능파대가 있다. 능파대는 ‘타포니’라고 불리는 크고 작은 구멍들이 신비롭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거대한 바위군(群)이다. 능파대 주위는 물이 맑고 스킨스쿠버 교육을 진행하기 제격이어서 인근에 스쿠버다이빙숍이 여럿 있다. 능파대 인근에 문암2리 해변도 있다. 해변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자리에 있는데 피서객들이 워낙 적어서 한적하게 해수욕과 ‘강수욕’을 즐길 수 있다.
# 동해안 최고 낙조…카페 스퀘어루트
▲ 강원 고성군 가진항 인근에 최근 새로 문을 연 카페 ‘스퀘어루트’의
루프톱. 동해안을 끼고 있지만, 뜻밖에 해 질 무렵의 경관이 매혹적이다.
문암해변에서 백도를 지나면 이내 삼포해변이다. 삼포는 고성의 해변 중에서 가장 ‘젊은 해변’이다. 피서철의 초입에 해마다 ‘삼포해변 서핑축제’가 열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축제 기간 내내 이름난 가수와 클럽 DJ들이 뜨거운 공연을 펼친다. 축제가 아니어도 해변은 흥겨운 분위기가 넘친다. 밤이면 해변 이곳저곳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기도 한다. 일찌감치 개발된 해수욕장이라 인근에 콘도미니엄과 숙소, 상점가 등이 있어 편리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송지호해수욕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송지호해변은 워낙 백사장이 크고 넓어서 웬만한 인파가 몰려도 물놀이를 즐기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해안도로를 따라 송지호해변과 공현진을 지나 가진항 쪽으로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꼭꼭 숨은 해변을 만나게 된다. 해변은 가진항을 600m쯤 앞둔 자리에 있다. 옹벽의 철조망 너머 아래쪽에 바다가 있어 자칫 못 보고 지나치기 쉽다. 1, 2층은 횟집 ‘가진항 영미네’, 3층은 펜션 ‘리안’의 간판을 매단 건물을 찾으면 해변은 그 앞에 있다. 해변은 따로 이름이 없는데, 기묘한 형상의 거대한 촛대바위 하나만으로도 경관이 범상찮은 곳이다.
해변은 펜션 주인이 관리하고 있는데, 해수욕객을 위해서 간이샤워 시설도 마련해뒀다. 철조망 너머에 있는 탓에 알려지지 않아 늘 호젓하지만, 내년에 철조망이 걷힐 예정이어서 고요한 해변의 느낌은 올해가 마지막일 듯하다.
가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더 가면 가진해변을 지나서 ‘고성에서 가장 낭만적인 바닷가 카페’라고 불러도 좋을 스퀘어루트 카페를 만나게 된다. 오래된 횟집 자리에 노출 콘크리트 건물을 지어 들어선 카페는 사뭇 세련된 느낌이다.
철조망 너머로 긴 백사장과 바다가 내다보이는 카페는 경관과 분위기가 나무랄 데 없다. 카페 주위의 너른 옥수수밭도, 흰 파라솔을 꽂아둔 카페 앞 해변도, 루프톱 스타일로 꾸민 옥상도 모두 다 낭만적이다. 특히 해 질 무렵, 루프톱에서 내다보는 주변 경관은 가슴이 다 저릿할 정도다. ‘동해안에서 만나는 최고의 낙조 풍경’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 아는 이들만 아는 모래 없는 뒷장해변
가진항에서 반암해변을 지나면 이내 거진항이다. 거진등대 북쪽의 철조망 너머 해안에는 또 한 곳 숨겨진 해변이 있다. 거진 해맞이봉산림욕장 아래를 끼고 도는 도로변의 ‘뒷장해변’이 그곳이다.
뒷장해변은 키보다 훨씬 더 높은 경계의 철조망 너머에 있다. 가진항 촛대바위와 마찬가지로 일몰 이후부터 일출 전까지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곳. 여름이면 주민들이 찾아와 해수욕을 즐기다가 이제 외지인들에게까지 알려져 눈 밝은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드는 곳이다.
뒷장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모래가 없다는 것이다. 해안 전체가 모래가 아닌 바위다. 텐트 안으로 들어오거나 발에 붙고, 음식 위로 날리는 모래가 없다는 것이 강점 중의 강점이다. 게다가 모래 해안이 아니어서 바다는 바닥이 환히 비칠 정도로 투명하다. 수영하기에도, 스노클링을 하기에도 좋다. 해변 갯바위 쪽은 수심이 얕아 아이들이 즐기기에 좋고, 갯바위를 딛고서 건너가야 하는 해변 앞의 바위섬인 백도 주변은 제법 깊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백도는 잔돌이 많아 ‘잔철’이라고 불리다가 갈매기 배설물로 바위가 하얗게 된 뒤에 백도(白島)라는 이름을 얻었단다. 바위섬 주변의 바닷물이 어찌나 맑은지 숨 대롱을 물고 스노클링을 즐기는 이들이 여기저기서 탄성을 터뜨렸다. 여기서는 주민들이 대여해주는 투명카약과 페달 보트를 즐길 수도 있다.
백사장이 깔린 해수욕장에서 즐기는 것과 또 다른 즐거움이 있으니 다른 해수욕장에 숙소를 잡았더라도 당일로 하루쯤 찾아와 놀다 가기에 좋다. 뒷장해변도 다른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그늘막이나 파라솔 요금을 받는다.
거진등대 북쪽에 뒷장해변이 있다면, 등대 남쪽에는 ‘거진1리해수욕장’이 있다. 행정지명을 그냥 가져다가 멋대가리없이 해수욕장 이름으로 쓰고 있지만 이쪽의 해변도 이색적이다. 방파제를 끼고 백사장이 군데군데 형성돼 있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해안이 들쑥날쑥해 인파가 뜸할 경우 작은 백사장 하나를 독차지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곳이다.
▲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본 북쪽 풍경. 미세먼지가 적은 날들이 계속되면서
시계가 탁 트여 북녘땅의 모습이 또렷하다
# 최북단 바다를 지나 북녘땅을 보다
거진 북쪽에 화진포해변이 있다. 화진포는 다시 설명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이름난 해수욕장이다. 화진포해변이야 두말할 것 없이 해수욕에 최적의 바다와 백사장을 갖고 있는 곳. 그러니 해변 얘기 대신 몇 발짝 뒤로 물러나서 가벼운 산행으로 호수와 바다의 경관을 감상하는 조망의 자리에 대해 얘기해보자.
목적지는 화진포해변 남쪽의 화진포산림욕장 정상 응봉. 매가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해서 ‘매 응(鷹)’자를 쓰는 봉우리다. 뒷장해변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화진포 호반을 지나는데, 호수를 끼고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절집 ‘금강삼사’로 가는 샛길이 있다.
샛길로 들어서 절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 뒤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나무 덱을 딛고 응봉 정상에 가 닿을 수 있다. 응봉의 해발고도는 122m에 불과하지만 이 정도의 높이만으로도 화진포 호수와 해변 일대의 장쾌한 전망을 누리는 데는 충분하다. 응봉 정상에 서면 왼쪽으로는 진청색 화진포 호수가, 오른쪽으로 옥빛의 화진포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화진포에서 북쪽으로 더 가서 대진항을 지나면 마차진해변에 닿게 된다. 마차진해변에는 금강산콘도가 있다. 시설이 워낙 낡은 데다, 관리도 그다지 잘 되지 않는 듯하지만, 콘도 바다 쪽 객실에서 내다보는 바다 풍경만큼은 일품이다. 바다를 마주 보고 있다 해도 정면의 바다 풍경은 단조로운 법인데, 마차진해변은 마치 섬의 형상을 하고 바다 쪽으로 머리를 내민 육지가 풍경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낸다. 콘도 객실의 층수나 위치에 따라서 풍경의 느낌이 다 다르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바다를 끼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명파해변에서 끝난다. 열려 있는 최북단의 해변이 바로 명파란 얘기다. 명파해변은 최북단의 해변이라는 상징만으로도 가볼 만한 곳이다. 해변에는 이중삼중의 철조망이 쳐져 있고 경고 문구를 적은 팻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삼엄한 분위기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호젓한 분위기 덕에 피서철에 단골로 찾아오는 손님도 적잖다.
여기까지 왔다면 고성 통일전망대와 DMZ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폭염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미세먼지가 적은 날들이 계속되면서 시계는 어느 때보다 더 또렷하다. 통일전망대에 올라서면 군사분계선과 해금강 일대의 모습은 물론이고, 멀리 금강산의 능선까지도 선명하다. 뿌연 미세먼지가 걷히면서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와서 그럴까. 북녘 산하의 모습이 새삼 뭉클하다.
■ 여행정보
어디서 묵을까
= 근래 들어 고성 일대에 고급 숙소가 많이 늘었다. 공현진해변에서 멀지 않은 라헨느 풀빌라. 이름처럼 풀이 딸린 객실이 있는 고급펜션이다. 고급스러운 만큼 가격도 비싼 편이다. 풀빌라 객실의 경우, 2인 기준 1박에 40만 원 남짓인데도 최성수기에는 빈방이 없다. 비수기에 평일의 경우는 20만 원대다.
아야진에서 가까운 청간해변을 끼고 있는 소노하임은 옥상의 루프톱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데, 성수기 기준 최상급 객실 숙박요금이 50만∼60만 원대로 비싸다.
대중적인 숙소로는 금강산콘도,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파인리즈리조트, 오션투유리조트, 설악썬밸리리조트 등이 있다. 해안과는 멀지만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델피노골프앤리조트도 행정구역은 고성이다.
무엇을 맛볼까
= 고성에는 내로라하는 막국수 집들이 여럿 있지만, 그 집들을 다 뒤로 미루고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의 중국음식점 ‘동해반점’(033-682-2210)을 추천한다. 바다에 딱 붙어 있어 ‘가장 전망 좋은 중국집’이라 할 만하다. 추천메뉴는 중화비빔면. 불향이 물씬 나도록 해산물을 볶아 국수를 비벼 먹는 메뉴인데, 겉보기에는 되직한 짬뽕 같지만 맛은 그것과 또 다르다. 폭신하게 튀겨낸 탕수육도 괜찮은 편이다.
고성의 막국수집 중에서는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의 백촌막국수(033-632-5422)의 대기 줄이 가장 길다. 구수한 막국수도 좋지만 곁들이는 편육의 맛이 훌륭하다. 손님이 많아 점심은 대기시간이 길고, 성수기라도 오후 7시면 문을 닫는다. 토성면 교암리의 금화정막국수(033-632-5466)도 메밀향 짙은 막국수를 낸다. 주문을 받은 뒤에 정성껏 국수를 뽑는 탓에 다른 막국수집에 비해 손님 회전이 느린 편이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현내면 죽정리의 회진포박포수가든(033-682-4856)은 통일전망대를 오가는 관광객들이 주로 들르는 곳이다.
<출처, 2018. 8. 1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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