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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울 한 복판, 남산골 한옥마을을 가다

by 혜강(惠江) 2018. 4. 24.

 

서울 한 복판, 남산골 한옥마을을 가다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필동2가)

 

 

 

·사진 남상학

 

 

 

 

▲ 남산골 한옥마을 정문

 

 

 

한옥마을을 말할 때 먼저 떠오르는 곳이 전주 한옥마을이다. 그 외에도 공주 한옥마을, 청주 오창 한옥마을도 유명하다 서울만 해도 종로구에 북촌 한옥마을이 있고, 남산의 북쪽 기슭인 필동에 남산골 한옥마을이 있다.

 

햇살 따스한 정오, 모처럼 대한극장에서 영화 한편을 보기로 하고 입장권을 받아보니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판, 남산골 한옥마을로 발길을 옮겼다. 필동 주변은 조선시대만 해도 경관이 뛰어나고 아름다워 삼청동·인왕동·백운동과 함께 한양에서 가장 경치가 좋기로 손꼽히던 곳이다. 그런 모습이 아득히 세월 저편으로 사라진 오늘, 그 한켠에 옛 한옥 몇 가구가 이전 또는 복원되어 한옥마을이란 이름으로 들어서서 그런 대로 생색(?)을 내고 있다고나 할까? 어쨌든 번화한 도심 한 가운데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남산골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서니 정오가 지난 탓인지 사람들이 꽤 많이 나와 있었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관광객도 보이고 새봄을 맞아 바람 쐬러 나온 내국인, 그리고 차림새로 보아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여가를 즐기러 잠시 들른 직장인들도 있었다.

 

 

정문으로 들서면 우측에 관리사무소가 있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 만나는 전통정원

 

남산골 한옥마을은 1989년 남산골의 제모습찾기 사업으로, 총 79,934m²(24,180평)의 부지에 서울특별시 지역의 사대부 가옥부터 서민 가옥까지 당시의 생활방식을 한자리에 볼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지정 민속자료 한옥 5개 동을 이전 복원하고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은 가구들을 예스럽게 배치하였다.

 

마을 안의 남산골 전통정원은 남산의 산세를 살려 자연식생인 전통수종을 심었으며,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였고 정자, 연못 등을 복원하여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며 1998년 4월 18일에 개관하였다.

 

그리고 전통공예 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기념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곳곳을 동행하며 설명해주는 전통문화유산해설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남산골 전통정원 안내도

 

 

▲ 남산골 한옥마을 배치도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남의 블로그에서 가져옴)

 

 

예쁜 연못 청학지와 천우각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를 들어서서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자그마한 연못 청학지와 그 곁에 세운 천우각이다. 본래 필동 지역은 조선시대에는 흐르는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서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이름 있던 곳이다. 청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청학동으로도 불렸다.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릴 만큼 경관이 아름다워 한양에서 가장 경치 좋은 삼청동, 인왕동, 쌍계동, 백운동과 더불어 한양 5동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연못가에는 소나무와 각종 화초를 심어 전통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갖췄다. 소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의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노닌다. 연못 둘레 놓인 벤치는 어느 새 부지런한 사람들 차지가 되었다. 그 사람들은 오늘 행운을 얻은 사람처럼 보였다. 연못가의 정자 천우각은 연못에 비해 너무 육중하여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정자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자그마한 연못 청학지가 전통정원의 멋을 드러낸다. 

 

 

연못 청학지와 그 곁에 세운 천우각이다. 이곳에선 국악이 연주되기도 한다. 

 

 

옛 가옥을 복원해 놓은 남산골한옥마을

 

천우각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서울 곳곳에 있던 한옥이 이전·복원되어 옛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볼 수 있게 한 예스러운 공간이 나타난다. 한옥은 변형이 없는 순수한 전통가옥을 선정하였다.

 

해풍부원군 윤택영댁 재실(서울민속자료 24)은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던 것을 이전하였고, 관훈동 민씨 가옥(서울민속자료 18)은 종로구 관훈동에 있던 것을, 오위장 김춘영 가옥(서울민속자료 8)은 종로구 삼청동에 있던 것을 이전 복원하였다. 경복궁 중건시 도편수였던 이승업 가옥(서울민속자료 20)은 이승업이 1860년에 지은 집으로 중구 삼각동에 있던 것을 이전 복원하였다. 이 중 건물 이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은 순정효황후인 옥인동 윤씨 가옥은 너무 낡아 옮기지 못하고 건축양식 그대로를 본떠 복원하였다.

 

이들 전통 한옥들은 지붕과 대문, 담, 굴뚝 등이 고풍스런 한옥의 모습 그대로이며, 장독대, 우물들이 옛 정취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침실, 서재, 부엌, 각종 생활도구들이 제 자리에 갖추어져 우리 조상들의 생활의 면모를 엿볼 수 있게 꾸몄다. 

 

 

▲ 남산골 한옥마을 중앙 출입구

 

 

▲ 남산골 한옥마을의 이모저모 

 

▲ 남산골 한옥마을 전통공예관에서는 전통공예품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즐기는 다양한 체험과 공연

 

남산골한옥마을에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한옥 다섯 채를 활용하여 한옥실내 공간을 체험하면서 동시에 한국 전통문화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한복 입기 체험(요금 10,000원)은 물론 전통문화체험교실에서는 붓(筆), 먹(墨), 종이(紙), 벼루(硯)의 문방사우(文房四友)를 가지고 사군자, 한글서예, 한문서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요금 2000원~3000원)

 

또 전통차 마시기를 체험할 수 있고, 전통예절학교와 한방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는 11시, 13시, 15시 3회에 걸쳐 민씨 가옥 안채마당에서 사대부가의 혼례예법에 따라 정성스럽게 치러지는 전통혼례를 참관할 수 있다.

 

그리고 상설 프로그램으로는 조선의 중등교육 기관 한성4학당 중 남학당 재현을 진행하며 피금정 마당에서는 제기차기, 윷놀이, 비석치기 등과 같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한옥마을에서는 각종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그 밖에도 천우각 맞은편 원두막에서는 짚공예 시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천우각 야외무대에서는 매주 금요일~일요일 13시. 15시 30분 2회에 걸쳐 태권도 시범공연을 감사할 수 있다. (무료)

 

태권도 공연 이외에도 9월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민씨 가옥 안채에서 금요상설공연으로 <남산골명인열전>이란 제목으로 전국각지에서 활동하는 전통예술 명인들의 무대를 고즈넉한 한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요금 20,000원)

 

 

 

 

▲ 천우각 앞 광장의 짚공예품과 태권도 시범공연

 

 

이와는 별도로 한옥마을 안의 서울남산국악당 지하 1층 공연장은 300석의 객석을 갖추고 음향기기가 없어도 어느 좌석에서나 애절한 판소리 육성과 가야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에서 국악당 공연을 예매하면 더욱 편리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프로그램과 요금은 남산골한옥마을 서울남산국악당 http://www.hanokmaeul.or.kr 참조

 

 

▲ 남산골 한옥마을 안에 있는 서울 남산국악당 입구와 내부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전통정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새천년타임캡슐광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서울정도 600년을 기념하고 400년 후 서울정도 천년을 기대하며 1994년 당대의 기억할만한 문물 600점을 담은 캡슐을 지하 15m에 매설한 타임캡슐광장을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 서면 한옥마을 전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번화한 도심 한 가운데에서 전통정원과 한옥, 한국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1994년대의 문물 600점을 담은 캡슐을 매설한 타임캡슐광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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