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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선유도공원 : 신선이 노닐던 곳, 이제 푸른 숲섬으로 태어나다

by 혜강(惠江) 2018. 6. 15.

 

선유도공원

 

신선이 노닐던 곳, 이제 푸른 숲섬으로 태어나다

 

 

·사진 남상학

 

 

 

▲ 선유도공원의 '시간의 정원'의 연속된 콘크리트 기둥과  상판으로

담쟁이가 타고 올라 오랜 연륜이 서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양회대교 중간에 위치한 선유도(仙遊島)는 시대의 변천과 함께 그 이름과 모습을 달리했다. 원래 선유도는 한강 안에 있는 섬이 아니고 30여 가구가 살던 해발 40m의 육지에 붙은 작은 언덕으로 신선이 사는 봉우리라는 뜻의 매혹적인 선유봉(仙遊峰)이었다.

 

 한강변에 붙은 이 언덕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한강을 지나는 외국 사신들을 매혹했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년~1759)도 선유봉에 반해 진경산수(眞景山水)에 담곤 했다. 선유봉은 관악산과 청계산의 서쪽 물과 광교산 수리산 소래산의 북쪽 물을 몰고 온 안양천이 산자락을 휘감으며 한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붓끝처럼 솟아난 산봉우리였다.

 

 

▲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 '선유봉' 그림

 

 

 그러나 이 아름다운 봉우리는 1925년 큰 홍수 이후 조선총독부가 선유도의 암석을 채취하여 한강의 제방을 쌓는데 사용하면서 점차 섬 해체의 비운을 맞았다. 그 후 1965년 양화대교가 이곳을 관통하고 1968년 본격적으로 한강이 개발되면서 선유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는 양화대교 중간에 선유도라는 이름의 섬이 되었고,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정수장으로 활용되었다. 

 

 

 

 

 

국내 최초의 재활용공원, 푸른 숲섬이 되다.

 

 2000년 선유 정수장을 폐쇄하고, 살아 숨 쉬는 한강을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자연을 선사한다는 계획 아래 2002년 4월 26일, ‘선유도근린공원’ 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면서 선유도는 물을 주제로 한 생태공원으로 그 옷을 갈아입고 색다른 서울의 명물로 다시 변신했다. 정수장이 들어선 지 23년만의 일이다.

 

 선유도공원은 건축학적으로 국내 최초의 재활용공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는 건축가 조성룡과 조경가 정영선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문을 연 선유도공원은 산업화의 증거물인 과거 선유정수장 건축 시설물을 자연과 공유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개조하였다. 여전히 정수장 시설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과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거대 시설과 풀과 나무, 호수와 연못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단순 철거 방식의 건축보다 더욱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큰 교훈을 준다. 

 

 이처럼 개조된 공원에는 녹색 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수질정화원, 수생식물원 등 네 가지 테마원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 외의 시설로는 공원관리사무소, 온실, 선유도이야기관과 선유정, 네 개의 원형공간, 카페테리아나루, 선유교 전망 데크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통해 생태교육과 자연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선유도 공원관리사무소

 

 양화대교와 연결된 선유도공원 정문을 들어서면 선유도공원관리사무소 외에 온실, 잔디마당, 수질정화원이 있으며, 이야기관 앞에 내부 창문을 통해 조망할 수 있는 ‘녹색기둥의 정원’이 있고, 조금 거리를 두고 선유정이 있다. 먼저 선유도공원관리사무소에 들러서 선유도에 대한 정보를 얻자. 정수장의 여과지를 재활용한 공원 안내 및 정보 제공 공간에서 쉬면서 공원 정보를 볼 수 있다. 

 

 

 

 

 

 

 

 

 

▲유리 온실

 

 동선에 따라 먼저 온실에 들어서면, 수생식물을 이용한 수질 정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 넓지 않은 내부에는 열대지방에서 자생하는 선인장 등 관엽식물도 있다. 선유도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의 육묘, 번식, 일년초의 조기파종 노지에서 월동이 불가능한 식물의 보호 등을 관리한다. 수질 정화 수로로 쓰이는 스테인리스 수조는 옛 침전지의 것을 재활용한 것이다.

 

 

 

 

 

 

 

 

 

 

▲수질정화원

 

 온실을 나오면 처음 발길이 닿은 곳은 수질정화원이다. 두 개의 거대한 수조와 물탱크는 약품침전지의 구조물을 재활용한 수질정화시설이다. 수조 여덟 개에 부레옥잠·마름·창포 등의 수생식물을 심은 계단식 수조에서 물의 정화가 이루어진다.

 

 이곳에선 물속의 질소, 인 등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여러 수생식물의 생장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테마 구간은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하기에 적합하다. 여기서 정수된 물은 곧바로 환경물놀이터로 흘러가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데 이용된다. 

 

 

 

 

 

 

 

 

▲환경 물놀이터

 

 수질정화원에서 내려서면 바로 환경물놀이터다. 환경물놀이터는 수질정화원에서 정화된 물이 흘러내리는 길을 따라 네모꼴의 돌을 바닥에 박고 또 물길 안에 산봉우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물가에 크고 둥근 자연석 돌을 놓아 예쁘게 꾸몄다. 주위에 평상을 놓아 물놀이하면서 쉴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선유도이야기관

 

  길을 따라 선유도이야기관에 다다랐다. 장병형 구조의 송수펌프실을 재활용한 것이다. 총 면적 1374㎡ 규모로 2층은 사색의 공간, 1층은 기획전시관, 지하층 영상 상설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상 2층은 상설전시관으로 주로 선유도와 한강의 역사를 전시해 놓았다.

 선유도이야기관은 2002년 개관 당시는 한강전시관이었던 곳을 도시재생 콘셉트로 재개관하면서 ‘선유도이야기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곳에는 정수장 시절 한강에서 물을 퍼 올리던 펌프가 남아있다. 실제 작동하진 않는다.

 

 

 

 

 

 

▲ 보수관계로 폐쇄하여 아쉽게도 입실하지 못했다.

 

 

▲녹색 기둥의 정원

 

 이어서 녹색기둥의 정원에 왔다. 녹색기둥의 정원은 수질정화원과 수생식물원 사이에 있다. 정수지가 있던 자리다. 이 녹색기둥은 사실 제 1정수지 건물의 기둥들이었으며 2층엔 테니스장이 있었다. 기둥은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걷어내고 남겨둔 것이다.

 

 담쟁이가 무성하게 자란 기둥이 질서 있게 서 있는 공간에 고요함과 질서를 부여하여 사색과 휴식의 공간을 연출한다. 기둥의 숲 사이로 거닐다 보면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색적인 산책의 느낌을 갖게 된다. 이곳은 젊은 층에게 꽤나 유명하다.

 

 

 

 

 

 

▲ 수생식물원 쪽에서 본 녹색 기둥의 정원

 

 

▲선유정

 

 선유이야기관 옆(북쪽)으로 선유정이 자리 잡고 있다. 옛 선유정을 복원하고 단장하여 선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멀리 인왕산, 남산, 북한산, 도봉산을 바라볼 수 있는 쉼터다. 조선 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이 한강 줄기를 따라 유람하며 선유봉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았던 곳이다. 선조들은 꿈에 보았던 무릉도원을 선유봉에서 찾은 듯하다. 멀리서 바라보는 그 풍경이 예스럽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나들이 나온 여인네들이 선유정 정자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요즘에 흔히 볼 수 있는 신선들이다.

 

 

 

 

 

 

▲ 선유정에서는 멀리 희미하게 북한산이 보인다.

 

 

▲ 선유정에서 바라본 풍경들

 

 

▲수생식물원

 

 수생식물원은 제 1여과장을 재활용하여 만들었다. 수련, 억새, 노랑어리연 등을 심어놓았다. 이들 다양한 수생 식물의 모습과 생장과정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시간의 정원

 

 시간의 정원은 수생식물원을 지나 등장한다. 정수장의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하여 다양한 식물의 세계를 꾸민 공간이다.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녹색기둥의 정원이 오롯한 기둥들의 어울림이라면, 시간의 정원은 벽과 기둥과 길이 혼재한다. 물을 모조리 뺀 침전지에 각종 나무와 꽃들을 심어놓고, 군데군데 계단을 설치해 위에서 조망할 수도 있게 했다.

 

 예전에 쓰이던 시설들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기에 아무 장식 없이 노출된 콘크리트 구조물들과 식물들이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진귀한 시간의 어울림을 연출한다. 오랜 세월 벽을 따라 흘러내린 담쟁이의 유영처럼 느릿하고도 태평하다.

 

  시간의 정원은 다시 여덟 개의 테마를 가진다. 방향원, 덩굴원, 식채원, 소리의 정원,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 숲의 정원, 초록벽의 정원 등이 그것이다. 특히 소리의 정원이라 불리는 대나무 숲과 덩굴식물인 담쟁이, 줄사철, 나팔꽃, 인동 등으로 덮인 초록벽의 정원이 발길을 잡는다. 

 

 

 

 

 

 

 

 

 

 

 

 

 

▲네 개의 원형공간

 

 시간의 정원을 둘러본 후 타박타박 계단을 따라 오른다. 네 개의 원형공간이 맞이한다. 정수장의 농축조와 조정조을 재활용한 휴식과 놀이의 문화공간으로 환경놀이 마당, 환경교실, 원형극장, 화장실로 재활용되고 있다.

 

 특히 원형극장은 기존의 농축조로 쓰이던 원형구조물을 개조하여 작은 공연과 모임, 휴식과 피크닉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계절별로 클래식, 락,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회를 열고 수시로 청소년을 위한 공연도 베풀어진다.

 

 

 

 

▲ 환경놀이마당

 

 

▲ 원형극장

 

 

▲ 선유마당

 

 

▲카페테리아 ‘나루’

 

 한강변으로는 카페테리아 ‘나루’가 있다. 취수펌프장을 재활용한 휴식공간이다. 시원한 한강의 전경을 바라보며 차와 치킨, 피자 등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값이 다소 비싸지만 호젓한 분위기와 전망을 생각하면 별로 억울하지 않다. 카페테리아 나루에서 바라보는 성산대교와 월드컵경기장과 난지도를 환경생태공원으로 만든 월드컵공원이 조망되고 우측으로는 양화대교와 북쪽으로는 북한산국립공원 일대와 강북의 도시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한가한 산책길을 따라 거닐다.

 

 네 가지 테마원의 순례가 아니더라도 테마원을 크게 둘러싼 바깥의 녹지를 강바람을 맞으며 거닐어 보자. 그저 길에 걸음을 맡기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시원해진다. 녹색 기둥의 정원 남쪽은 장대 같은 미루나무의 길이다. 마치 메타세쿼이아의 길처럼 호위한다. 이 또한 선유도공원에서 손꼽히는 명당 길이다.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이 넘친다.

 

 환경놀이터 인근에는 나무의 무리도 많다. 자작나무나 미루나무나 은행나무나 그 무리마다 일일이 눈을 맞추며 걷다가 나무의자에서 쉬어도 좋고, 푹신한 잔디밭에 앉이 명상에 잠기면 모두가 내 세상처럼 마음이 넉넉해진다. 

 

 

 

 

 

 

 

 

 

▲선유교 전망대

 

 선유도공원의 테마원과 산책길을 거닐었다면 이제 선유교 전망대에 서서 주변을 살펴보자. 선유도공원과 선유교가 만나는 부분인 선유교전망대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발아래의 자연초지와 성산대교, 한강과 세계 최고 202m 높이인 월드컵분수, 월드컵공원 등 탁 트인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 선유교에서 이어지는 넓은 공간이 전망대다.

 

 

▲ 계단으로 올라서면 선유도 전망대다. 전망대는 아주 넓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치

 

▲선유교

 

 이제 선유도공원 나들이를 마치고 나올 시간이다. 정문으로 들어왔다면 나올 때는 후문에 해당하는 선유교를 통해 선유도역 쪽으로 갈 수 있다. 선유도공원에서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쪽으로 연결하는 선유교는 선유도공원에서 유일하게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469m 보행자 전용 다리다. 이 다리는 새천년을 맞아 서울시와 프랑스 2000년위원회 공동기념사업으로 건설한 것이다. 아치형으로 설계된 다리가 운치를 더한다. 특히, 밤에는 형형색색의 야간조명을 인해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밤의 불빛이 화려해 무지개다리로도 불린다. 그 순간만은 다리 위가 아니라 구름 위를 걷는 신선이 된 듯하다.

 

 

 

 

 

 

 

♣ 선유도 정보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 (당산동 1)

전화 : 선유도공원관리사무소 02-2631-9368

개방시간 : 06:00~24:00

 

가는 길

 

 

 

 

 위 지도에서 보듯이, 선유도공원으로 가려면 당산역(2호선, 9호선)보다 선유도역(9호선) 2번 출구로 나와 선유교를 건너는 것이 제일 편하다. 이 경우 선유도공원 정문이 아니라는 단점이 있다.  

 굳이 정문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당산역 4번 출구 쪽에서 한강공원으로 내려가 다시 양화대교로 올라가야 하는 등 복잡하므로 버스를 타는 것이 편하다. (아래 버스 참조) 또, 강북 쪽의 합정역(2호선, 6호선)에서 갈 경우에는 5, 10번 출구로 나와 버스 603, 760, 5714, 7612번을 이용하면 된다.

 

▶ 지하철

- 9호선 선유도역 하차 : 2번 출구, 도보 7분소요(약 700m)

- 2, 9호선 당산역 하차 : 1, 13번 출구(약 100m) → 그랜드컨벤션센터 앞 정류장 → 일반버스 760, 5714, 603 탑승 후 선유도공원 정문 하차

- 2, 6호선 합정역 하차 : 5, 10번 출구 → 버스중앙차선 양화대교방면 정류장 → 일반버스 603, 760, 5714, 7612 탑승 후 선유도공원 정문 하차

 

▶ 버스

정문에서 가까운 쪽(양화대교)- 선유도공원 정문 하차 :  603, 760, 5714, 7612- 카페 아리따움 정류소 하차 후 합정역 방향으로 도보 5분 : 602, 604, 5712, 6712, 6716

후문에서 가까운 쪽 (선유교)- 선유도입구, 한신아파트 하차 : 602, 604, 605, 642, 670, 661, 5616, 5712, 6514, 6716, 6631, 6712,  6623, 6632, 70-2, 70, 70-3, 88-1, 60, 88, 60-3,

 

주차 

- 선유도근린공원 주차장에는 장애인 주차 6대 가능

 (일반인 양화한강공원 주차장 이용)

- 양화한강공원 주차장(02-3780-9581~3) : 기본30분 1,000원, 추가 10분당 200원,

 1일 주차 10,000원(일요일 공휴일 무료)

 *주차장 운영시간 : (4-10월) 09:00-23:00, (11-3) 09:00-21:0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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